5·18 유가족, “민주당, ‘노력’ 진작 할 수 없었느냐. 벌써 4개월 지났다”
이해찬, “계속 해왔는데...진상조사 최대한 빨리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국회 정문 앞에서 농성 중인 5.18 유가족들을 방문, 유가족들과 면담을 하고 있다./[사진 / 박고은 기자]

[시사포커스 / 박고은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4일 오월 단체 회원으로 구성된 5·18 유가족들을 찾아 신속한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 구성을 약속했다.

5·18 유가족들은 ‘자유한국당이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 구성을 방해하고 있다’면서 지난 11일 국회 앞에서 한국당 규탄 농성을 시작했다.

이들은 한국당이 5·18 진상조사위원회 위원으로 거론돼 논란이 됐던 극우 논객 지만원 씨를 배제하기로 최종 결정했지만 지난 11일 5·18 당시 광주 진압에 참여한 변길남 전 3공수여단 대대장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국당 규탄 농성에 들어갔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국회 정문 앞에서 농성 중인 5.18 유가족들을 방문하고 있다./[사진 / 박고은 기자]

5·18 유가족들은 이 대표가 농성장을 찾자 “우리 새끼들 어떻게 죽었는지 아느냐. 총으로 쏘고 창으로 찌르고. 우리 아들은 총 때문에 얼굴이 없어져 버렸다”며 “그렇게 아들들 죽여 놓고 ‘민주주의 아버지’라고 해서 숨이 막히려고 했다”고 원통해 했다.

이어 “김성태 전 원내대표가 지난해 12월12일까지 분명히 마무리하겠다고 했는데 약속을 안 지켰고 나경원 원내대표는 7일까지 반드시 위원을 추천하겠다고 했는데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과 나경원 원내대표, 김진태 의원은 어처구니가 없다”며 “지만원 같은 자격이 없는 사람을 데리고 간다는 것은 진상조사위원회를 방해하기 위함”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이 대표는 “나 원내대표가 지만원 씨는 포기한 것 같다”며 “다른 사람을 추천하려고 하는데 아직 못 구한 것 같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이 대표는 “당에서는 나 원내대표에게 ‘괜찮은 사람, 믿음이 가는 사람’을 빨리 추천하라고 하고 있다”며 “한국당 의원 중에서도 지만원 씨를 하려고 하는 의원이 실제로 많지 않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당에서 (추천권을) 포기한다면 현재 추천된 위원으로만 위원회를 빨리 발동 시켜서 진상조사 하고 기간을 연장해 충분히 조사될 수 있도록 당에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5·18 유가족들은 “그 노력을 진작 할 수 없었느냐”며 “벌써 4개월이 지났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나 원내대표가 지씨를 포기하고 나서 (한국당이) 광주 진압 지휘관을 거론하고 저희가 인터뷰 다 봤다”며 “한국당이 5월에 대한 진실을 밝히려고 했다면 진작했을 것이다. 한국당은 하고 싶지 않아서 핑계를 대고 있다”고 한국당의 추천권 반납을 요구했다.

얼굴이 굳어진 이 대표는 “(노력 진작) 계속 해왔는데...그런 사람으로 해선 안된다. 제가 못하게 막겠다”고 단호한 입장을 보이며 “진상조사가 최대한 빨리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5·18 진상조사위원 추천을 4개월째 마무리 짓지 못하는 한국당을 맹비난했다.

박광온 최고위원은 “세월호진상조사를 사사건건 방해했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며 “‘차라리 전두환을 5·18 특위 위원으로 추천하라’는 조롱까지 나온다”고 말했다.

설훈 최고위원은 “제1야당인 한국당은 역사를 우롱하는 북한 개입설 주장에서 벗어나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인물, 반인권적 행태를 규명할 수 있는 인물을 위원으로 하루 빨리 추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한국당은 이날 권태오 전 한미연합군사령부 작전처장과 이동욱 전 월간조선 기자, 차기환 전 수원지법 판사 등 3명을 추천했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