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하는 자세로 좋은 결과 있을 것”
새해부터 ‘현장경영’으로 돌파구 모색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수원사업장을 방문한 이낙연 총리ⓒ국무총리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수원사업장을 방문한 이낙연 총리ⓒ국무총리실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삼성전자의 미래먹거리는 5세대 이동통신(5G)와 시스템반도체로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을 방문한 이낙연 국무총리와 만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한번 해보자는 마음을 다시 가다듬고 도전하면 5G나 시스템반도체 등 미래 성장산업에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직접 이 부회장의 입에서 5G와 시스템반도체를 언급하고 결과를 내겠다고 발언한 만큼 대대적 투자가 빨리 이뤄질 것이란 해석이다.

이미 삼성전자는 지난해 180조원의 투자 규모 계획을 발표하면서 5G를 4대 미래 성장사업 중 하나로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100조원은 반도체에 투자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총리가 수원사업장 방문 목적이 오는 3월 5G 상용화를 앞두고 삼성전자 5G 통신장비 생산현장을 격려하기 위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삼성전자가 5G 사업에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다.

◆‘초 연결’시대 경쟁력 키워 5G 시장 선점한다

이 부회장이 새해 첫 현장 경영 행보로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열린 5G 네트워크 통신 장비 생산라인 가동식에 참석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는 임직원을 격려하며 “새롭게 열리는 5G 시장에서 도전자의 자세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5G에 대한 관심과 투자는 지난달 12일 정기 조직개편과 보직인사에서도 드러났다. 통신장비를 담당하는 ITㆍ모바일부문 네트워크사업부장에 교수 시절부터 5G를 연구한 전경훈(57) 부사장을 임명했다. 4G(LTE) 네트워크 장비시장에서 글로벌 5위 수준에 불과한 삼성전자는 5G 시장 점유율 20%를 달성하는데 승부수를 던짐 셈이다. 현재 글로벌 5G 통신 장비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2%대로 중국의 화웨이(28%)나 핀란드의 노키아(27%) 등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계기로 칩셋·단말·장비 등 전 분야에 과감한 투자와 혁신을 주도해, 미국과 일본 등 글로벌 시장으로 도약하겠다는 각오다. 5G 인프라는 자율주행, IoT, 로봇, 스마트시티 등 다양한 신산업의 핵심이기 때문에 IT기업들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KT 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5G 상용화 시 사회 경제적 파급 효과는 2025년 이후 연간 최소 30조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시장조사업체 IHS 마킷은 2035년까지 2200만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나고 글로벌 경제 유발효과는 3조5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미래 스마트 시티·스마트 팜·스마트 팩토리 등에 5G는 핵심이으로 삼성전자는 기술개발에 한창이다. 지난해 7월 3.5GHz 5G NR 기지국을 공개한 데 이어 업계 최초로 국제 표준을 만족하는 5G 모뎀을 개발했다.

반도체 공정을 살펴보고 있는 삼성전자 직원ⓒ삼성전자
반도체 공정을 살펴보고 있는 삼성전자 직원ⓒ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 강화… EUV로 1위 TSMC 추격

자동차 인포테인먼트와 자율주행 시스템 등에 쓰이는 프로세서, 자동차용 카메라에 사용되는 이미지센서 등을 개발하는 곳은 시스템반도체사업부가 담당한다.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등의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반도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에서 절대적인 위상을 갖고 있지만 시스템(비메모리)반도체는 후발주자이다. 삼성전자는 2017년 5월 파운드리 사업부를 만들어 시스템반도체 시장에 뛰어들었다. 파운드리는 자체 공장이 없는 반도체 설계기업(팹리스)으로부터 위탁받아 반도체를 생산하는 사업이다.

2017년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6.72% 점유율로 독보적인 1위 대만 TSMC(50.4%)과 무려 44%가량 격차가 나 있다. 후발주자였던 삼성전자는 지난해 약 100억달러 규모의 매출을 달성하며 업계 2위, 3위였던 글로벌 파운드리와 UMC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선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삼성전자가 파운드리에서 1위 대만 TSMC를 따라잡기 위한 돌파구는 EUV이다. 화성에 극자외선 노광장비(EUV)를 적용한 7나노미터(㎚) 공정 개발을 세계 최초로 완료하고 생산을 시작한다,

TSMC와 2파전을 형성하려면 빠른 시일 내 생산에 나서야 하지만 하반기부터나 가능하다는 관측이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7나노 EUV 공정 양산에 돌입하게 되면 TSMC와 격차를 좁힐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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