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김용철 기자]

7일 애플이 삼성전자 TV에 ‘아이튠즈 무비&TV쇼’(비디오 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와 ‘에어플레이2’(애플 기기에 저장된 음악, 영상 등을 외부 기기와 연동하는 기능)를 탑재한 것을 두고 적과의 동침, 견원지간에서 ‘밀월 관계’모드로 전환하는 등 각종 수식어로 이들 거대 IT기업의 협력 관계를 평가하고 있다. 말 그대로 생존을 위한 합종연횡이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기업들이 시너지를 내기 위해 경쟁사와도 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어제오늘일이 아니다. 글로벌 경쟁사회에서 각종 소송전이 난무하더라도 양측간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다면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될 수 있다’는 말처럼 화해를 하고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합종연횡은 다반사다. 특히 인공지능·자율주행차·5G등 4차 산업혁명시대로 접어들면서 협업과 상생이 중요 키워로 자리 잡으면서 독자노선을 추구해오던 기업도 이런 시대적 상황과 맞물리며 글로벌 업체간 합종연횡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 삼성전자와 애플의 ‘적과의 동침’은 그 자체로 시사하는 바가 클수밖에 없다.

삼성과 애플은 故 스티브잡스시절(애플) 삼성 갤럭시폰이 아이폰을 배꼈다며 ‘카피캣’이라고 부르는 등 원색적 비난도 서슴지 않는 등 견원지간 관계였다고 봐도 무방하다. 2011년 시작된 양측의 특허 소송전은 이같은 모습의 축소판이다. 세기의 라이벌 만큼 한 치의 타협도 없이 난타전을 이어온 소송전은 2014년 애플이 미국 이외 국가에 모든 소송을 취하하는데 삼성과 합의했고, 지난해 6월에는 모든 소송을 끝냈다. 그리고 올해 CES에서 삼성과 애플은 서로의 강점인 각각  TV, 콘텐츠를 무기로 내세워 손을 잡으며 시너지를 내겠다는 의기투합이 이뤄졌다.

이같은 협력관계는 비단 삼성과 애플에서만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율주행차 및 수소차를 미래먹거리로 삼고 있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몇 년 전부터 IT기업간, 완성차업체간 동맹을 맺으며 미래 시장을 준비하고 있다. 실예로 GM은 일본 경쟁업체인 혼다와 손을 잡은 가 하면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아우디는 컨소시엄을 구성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완성차 세계 1위 독일 폭스바겐과 미국 포드사가 손을 잡고 전기차 및 자율주행차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이밖에 미래의 수소차 패권 다툼을 위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 간 적과의 동침도 빨라지고 있다. 도요타와 BMW는 2020년 상용화를 목표로 수소전기차 플랫폼의 공동 개발을 추진 중이며, 닛산과 포드-다임러 역시 제휴 관계를 맺고 있다. 현대차는 완성차 업체인 폭스바겐그룹 아우디와 지난해 6월 수소차 동맹을 맺었다.

이처럼 예전 독자기술을 갖고 시장을 지배하는 시대는 끝나가고 바야흐로 경쟁업체간 협업을 하지 않고선 시장에서 도태되기 때문에 선택이 아닌 필수로 ‘동맹’같은 합종연횡이 빨리 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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