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참모진 개편 및 개각 ‘초읽기’…文, ‘경제 행보’도 박차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청와대에서 중소벤처기업인과의 대화 자리를 갖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청와대에서 중소벤처기업인과의 대화 자리를 갖고 있다. ⓒ청와대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집권 3년차로 접어든 문재인 대통령이 경제 문제와 각종 의혹 폭로 사태 등으로 인해 정권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비등해진 난국을 어떻게 돌파할 수 있을 것인지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일단 문 대통령은 지지율 악화의 근본 이유인 경제성과를 최근 들어 부쩍 강조하고 있고, 기강해이 논란 등 여러 구설에 올랐던 청와대 내부부터 정부 인선에 이르기까지 대대적 인사개편에도 들어갈 의사를 드러내면서 국정 동력을 되살리려 노력하고 있는데 이 같은 시도가 과연 성공할 수 있을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반등은 했다지만 ‘데드크로스’ 못 벗어난 文…하락 위험 여전

YTN 의뢰를 받아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해 31일부터 2~4일까지 나흘간 전국 성인 2008명에게 조사해 7일 밝힌 1월 1주차 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 집계 결과(95%신뢰수준±2.2%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에 따르면 문 대통령에 대한 긍정평가는 46.4%로, 비록 지난주에 비해 0.5%포인트 올라 반등에는 성공했으나 부정평가는 48.2%로 2주 연속 ‘데드크로스’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물론 12월 내내 계속됐던 하락세가 멈췄다는 점이나 부정평가 비율도 한 주 전보다 1.5%포인트 떨어졌다는 부분에 있어선 점차 호전되는 신호로 읽혀질 수 있지만 모름·무응답 역시 반등 폭보다 높은 1%포인트(전주 대비)가 올랐다는 면에선 아직 섣불리 예단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더욱이 그동안 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을 주도한 주요 이슈인 경제 문제부터 근래의 김태우, 신재민 폭로 사태에 이르기까지 뚜렷한 결론이 나지 않은 현재진행형이란 점도 긍정적 전망을 내놓기엔 부담스러운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데, 실제로 일간 지지율로 살펴봤을 때 12월 31일과 2일만 해도 40%대 후반을 유지했던 대통령 지지율은 ‘신재민 논란’이 확산됐던 지난 3일과 4일에는 그보다 떨어진 45.3%와 44.8%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앞서 문 대통령이 당선된 19대 대선 득표율이 41.08%였던 만큼 현 지점에서 또 다시 하락한다면 집권 중반부터 레임덕에 빠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되는데, 그래선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지난 2일 “경제가 활력을 잃고 민심이 떠나고 있다. 김태우·신재민 사태는 전조에 불과하다”며 “레임덕에 본격적으로 들어서면 말도 못하게 비리가 나올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심지어 당 지도부와 달리 줄곧 문 정권에 호의적 평가를 내놓아온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조차 지난달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최저임금, 노동시간 단축 등 정책의 오락가락 혼선 등 모든 환경이 가까운 장래에 지지도가 30%대로 추락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설 민심을 의식하시라. 당정청의 발상을 뒤흔드는 개편 없이 잔여 임기 3년을 성공하기 어렵다”고 쓴 소리를 쏟아내기도 했을 정도로 문 정권에 있어 올해는 초반부터 풀어나가기 쉽지 않은 실정이다.

당장 지난해 연말을 앞두고 식품업계가 단행한 물가 인상 여파부터 올해 단행되는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인한 후폭풍이 설을 앞둔 민생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지난해 지지율 상승을 이끌었던 대북외교 이슈 또한 경제난 속에 다소 퇴색되면서 올해엔 이전과 같은 ‘만능 카드’로 작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 인사개편 카드, 시점 상 적절하나 내용은 ‘친문’ 강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후임으로 내정된 노영민 주중대사(우)와 한병도 정무수석의 후임으로 꼽힌 강기정 전 의원(좌). ⓒ시사포커스DB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후임으로 내정된 노영민 주중대사(우)와 한병도 정무수석의 후임으로 꼽힌 강기정 전 의원(좌). ⓒ시사포커스DB

그러다 보니 박 의원은 “설 밥상에 발상을 뒤흔드는 인사 없인 설 연휴를 넘길 수 없다. 집권 3년차를 위해서도, 국면전환을 위해서도 대대적인 인사 개편을 해야 한다”며 우선 분위기 쇄신을 위한 대규모 인사개편 필요성을 역설했는데, 이미 청와대에서도 대통령 비서실장과 정무수석, 국민소통수석 등을 포함한 참모진 교체와 설을 전후한 최대 10곳 규모의 개각 가능성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다만 현재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인선 면면을 살펴보면 이전보다 한층 ‘친문’ 색채를 강화하는 모양새여서 국정 동력이 떨어질 수 있는 시점에 내부를 다시 결속시키려는 측면은 있지만 ‘일방통행’ 이미지로 굳어지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 일례로 현 임종석 실장의 유력한 후임자인 노영민 주중대사만 해도 2012년 대선 때는 문 대통령의 비서실장, 2017년 대선 때는 조직본부장을 역임했을 정도로 정치적 동지 관계이기 때문이다.

한병도 정무수석의 후임으로 꼽히는 강기정 전 민주당 의원 역시 마찬가지인데, 이런 인사개편 동향에 대해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신년기자간담회에서
“대표적 친문인사들로 청와대가 채워지는 게 우려스럽다. 문 대통령의 인재풀이 겨우 이것뿐인지 안타깝다”며 실망에 찬 반응을 내놨고, 박지원 의원마저 같은 날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나와 “측근, 친문 일색의 개편만 한다고 하면 국민이 감동하지 않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발상의 전환을 통해서 더 대대적인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무엇보다 그동안 수차례 인사 검증 실패로 도마에 올랐던 조국 민정수석은 정작 이번 교체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벌써부터 야권의 비판은 쏟아지고 있는데,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7일 비대위 회의에서 “총선용 참모진 개편이 아니라 민간인 사찰과 조작에 대한 문책용, 견책용 인사개편이 필요하다. 민정라인 문책이 없다면 최소한의 양심도 없는 것”이라며 포문을 열었고,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까지 이날 최고위에서 “인사검증 실패와 김태우 전 수사관에 대한 감리감독 책임을 물어 조 수석은 물러나는 게 맞다”고 한 목소리로 압박했다.

하지만 당청은 적극 조 수석 비호에 나서며 야권의 요구를 단호히 일축하고 있는데, 조 수석의 국회 운영위 출석 직후 오히려 야권보다 문 대통령 지지율에 긍정적 결과가 나왔다는 점에서 자신감을 얻어 조 수석의 유임을 한층 분명히 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보여주듯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7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조 수석이 국회 운영위에 출석했던 것과 관련 “결과적으로 저희에게 도움 됐다. 그날 등장해서 과거에 좋아했던 많은 분들이 다시 유심히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다”며 “지난 10월, 11월 12월 좀 밀리는 느낌이었던 여권으로 보면 반가운 일”이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는데, 결국 돌아섰던 민심을 반영한 인사개편이라기보다 기존 입장을 고수하는 성격이 더 강해 이번 인선 조치가 지지율 상승에 큰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 야권의 ‘경제 위기론’에 맞서 ‘성과’ 강조하는 文…민심의 선택은?

이런 가운데 대통령 지지율에 악재로 작용해 온 근본적 원인 중 하나인 경제 문제에 대해서도 문 대통령은 이전과 달리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는데,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영세 소상공인들의 반발과 청년 일자리 문제 등을 해결하지 못하면 아무리 다른 이슈를 내세워도 국정 동력을 살려내기 쉽지 않을 거란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 차원에서 문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 최초로 지난 2일 신년 인사회를 청와대가 아니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개최했고, 4대그룹 총수까지 모두 참석한 가운데 “2019년은 정책 성과들을 국민들께서 삶 속에서 확실히 체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우리 모두의 오늘이 행복할 수 있도록 만들어 낼 것”이라고 천명했으며 “기업이 투자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투자하기 좋은 환경 구축에 힘쓰겠다”고도 역설했다.

8분간 이어진 신년사에서 경제를 25번이나 언급했을 만큼 가시적 성과를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드러냈는데, 기업 혁신 지원 정책으로 스마트공장 보급, 스마트산단·스마트시티 조성 등을 꼽으며 연구개발에 20조원을 투입하는 예산 지원 외에 기업이 기술 혁신에 투자할 수 있도록 신산업 규제 샌드박스도 본격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선진경제를 추격하던 경제모델이 한계에 다다랐다”며 “"선진국을 따라가는 경제가 아니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선도하는 경제, 불평등과 양극화를 키우는 경제가 아니라 경제성장의 혜택을 온 국민이 함께 누리는 경제라야 발전도 지속가능하고, 오늘이 행복해 질 수 있다”고 포용적 성장론을 강조해 경제 기조 자체는 이전과 달라진 게 없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데, 김병준 한국당 비대위원장의 경우 지난 3일 비대위 회의에서 “문 대통령의 잘못된 경제인식이 대한민국을 경제 위기로 내몰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귀빈식당에서 열린 '경제비상 극복, 무엇을 해야 하나' 경제단체 초청 긴급간담회에서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정용기 정책귀위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나경원 원내대표,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서승원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오훈 기자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귀빈식당에서 열린 '경제비상 극복, 무엇을 해야 하나' 경제단체 초청 긴급간담회에서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정용기 정책귀위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나경원 원내대표,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서승원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오훈 기자

한 발 더 나아가 야권은 문 대통령의 경제 행보도 이전과 변화된 기조가 없다고 비판하고 있는데,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7일 청와대가 중소·벤처기업인 초청 간담회를 열면서도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강하게 반발해온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참석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은 점을 꼬집어 “껄끄러운 사람, 쓴 소리 하는 사람을 빼고 말 잘 듣는 사람만 모아서 하는 행사는 편협하다”며 “문 정부의 인사도, 국정운영도 너무 좁다. 소상공인연합회를 빼면서 대한민국을 통 크게 모든 사람이 잘사는 국가로 만든다는 것인가”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이처럼 경제가 정부여당과 야권 대결의 운명을 좌우할 최대화두로 부상하다 보니 저마다 경쟁적으로 경제 관련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데, 문 대통령이 중소벤처기업인 20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한 데 이어 여당 대표인 이해찬 민주당 대표도 7일 “당과 정부는 신년 첫 목표로 세운 민생안정과 경제 활력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힌 뒤 같은 날 열린 소상공인연합회 신년하례식에 참석해 경제인들에게 “소상공인기본법 통과시키자고 제안하겠다”고 러브콜을 보냈다.

그러자 이 자리에 함께 한 김병준 한국당 비대위원장이 질세라 “한국당이 소상공인기본법 가장 먼저 발의한 것 알고 계신가. 민주당에서도 도와준다고 하니 다행”이라며 곧바로 맞대응에 나섰는데, 이밖에도 한국당은 같은 날 국회에서 긴급경제현안 간담회를 열고 박용만 대한상의회장, 손경식 경총 회장,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장, 서승원 중소기업중앙회 상근 부회장을 초청해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등 여당을 공격할 ‘경제 이슈’에 대한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처럼 경제를 무기로 한 정부여당과 야권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아무래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쪽은 올해 4·3재보선 등 정권 중간평가 성격의 선거일정을 앞두고 있는 정부여당 쪽인데,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야권의 공세를 맞아 현재의 근소한 우위라도 지킬 수 있을 것인지 그 결과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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