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민주·한국당, 이해관계 때문에 토 다는 형국”
손학규, “예산 동결하고 특권 내려놓겠다”
김병준, “의원정수와 관련 한국당은 반대한다”

2018년 12월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문희상 국회의장 주최 정당대표 초청 오찬 간담회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오훈 기자]

[시사포커스 / 박고은 기자] 매달 초 각 당의 이념을 초월해서 만나자는 취지로 꾸려진 초월회에서도 선거제와 관련해서는 논쟁이 가열되는 모습을 보였다.

여야 5당 대표가 7일 국회 사랑재에서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을 갖고 선거제도 개혁, 소상공인 기본법 제정 등을 비롯한 여러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에서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자문위원이 권고안의 골자를 보고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초월회를 마친 직후 기자들을 만나 “정치개혁 특위 자문위의 권고안 골자는 대표성과 비례성을 강화해야한다는 것과 연동형 비례제를 도입하자, 18세 선거연령 하향, 의원정수 20% 확대 등이 다수 안”이라고 전했다.

정 대표는 “저희는 기본적으로 자문단 안에 전적으로 찬성”이라며 “문제는 민주당과 한국당이 자신들의 이해관계 때문에 여기에 토를 다는 형국”이라고 설명했다.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야3당은 이처럼 거대 양당에 선거제 개편 이행을 촉구하는 등 적극적 동참을 주문했지만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아직까지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먼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가장 중요한 걸림돌이라 할 수 있는 의원정수 확대 문제에 대해 여러 논의가 있지만 저희는 국회의원에 들어가는 예산을 동결하고 특권을 내려놓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원정수를 조정하는 안에 대해서는 전혀 검토 없이 한 사람 늘리는 것도 반대한다는 것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합의 자체를 거부하고 부정하는 것”이라며 “우리 당 의석 수 몇 개 늘어나는지 집착하지 말고 민주주의를 위해 큰 결단을 해달라”고 촉구했다.

정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강력하게 지지하고 진정성을 보이는데 이 기회를 못 살리면 언제 선거제도를 개혁하겠느냐”며 “정개특위에서 3주 동안 ‘연동형’ 합의하는 것이 최선이다. ‘연동형’ 세 글자만 들어가면 의석을 늘리거나 늘리지 않는 것은 부수적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어 “생선가게를 고양이한테 지키라고 하면 온전하지 않듯이 국회의원한테 국회의원 뽑는 제도 만들라 하니깐 안을 만들지 못하는 것”이라며 “5000만명을 무작위 추첨해 나이별로 지역별로 성별로 해서 300명의 시민위원단을 만들어 집중적으로 의견을 청취하고 토론해서 시민 집단 지성으로 선거제 개혁안을 만들고, 그 안을 대통령이 발의해 국회가 결정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정미 대표는 “국회 의석수가 늘어나면 국회의원이 특권을 더 많이 가진다는 것은 사실 왜곡”이라며 “국회 특수활동비를 폐지시킨 것과 같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다당제가 안정화되면 국민에게 훨씬 더 많은 이익을 드릴 수 있는 국회 개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미 대표는 “연동형비례대표제가 대통령제랑 잘 맞지 않는다는 것도 오해”라며 “거대양당 중심의 국회제도는 야당에서는 상대정당을, 집권정당을 쓰러뜨리기 위해 골몰하고, 집권정당은 반대당 때문에 뭐가 안 된다는 핑계거리만 대는 연속의 나날”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초월회 정신이 국회 안에도 제대로 반영되기 위해선 안정적인 다당제를 보장할 수 있는 선거제도 개혁이 있어야한다”며 “집권정부에도 꼭 필요한 일이고 국회 발전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김병준 위원장은 “서로 입장이 다르고, 의원정수와 관련해서는 한국당은 반대한다”며 “그래서 거기서 막히는 것”이라고 했다.

이해찬 대표는 “의장실에서 발표할 것”이라고 언급 자체를 피했다.

◆초월회, ‘소상공인 기본법 제정·의원 외교’ 공감대

여야는 선거제와 관련해서 이견을 보였지만 소상공인 기본법 제정과 의원 외교에는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알려진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방금 전 소상공인연합회 신년하례식에 갔었는데 그분들이 제일 원하는 것이 ‘소상공인기본법’을 제정하는 것”이라면서 “소상공인기본법을 5당이 만장일치로 통과시키자”고 제안했다.

또한 “북정상회담이 지난 해 세 번 있었고 올해 또 북미 2차 회담이 있을 예정”이라며 “남북미, 그리고 정전협정 당사자인 중국까지 네 나라가 평화 협정을 맺어서 한반도 평화 체제를 만드는 중요한 해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하고, 여기 계신 5당 대표들도 함께 해 주실 것을 다시 한 번 간곡하게 부탁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번 의장님께서 5당 대표와 함께 미국을 방문할 계획을 세우신다고 했는데, 이 또한 올해 빨리 성사돼 한반도에 대한 미국의 인식 등 여러 부분들에 대한 우리의 의견을 잘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미 의회를 상대로 한 적극적 의원외교를 촉구했다.

이에 김병준 위원장은 “소상공인 기본법을 일찍 발의했던 정당 입장에서 감사하다. 좋은 결과 있었으면 한다”고 화답했다.

의원외교와 관련 정 대표는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이 이제 취임했으니 일정을 조정 중인 것 같다”며 “김병준 대표는 일정이 정해지면 입장을 표현하겠다고 하셨다”고 상황을 전했다.

그는 “펠로시 의장이 한반도 문제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입장에 있기 때문에 여야 대표가 가서 평화문제에 대해서 소통을 하게 된다면 굉장히 국회로써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이라며 “지금 미국 의회가 중요하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또한 국회 관계자는 “2월 중 미국 의회를 방문해 한미동맹 공고화 및 한반도 평화정착 여건 조성을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오는 2월 27일 한국당 전당대회 일정을 고려해야 한다고 단서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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