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회동서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김정은 국회연설 추진·방미외교’ 언급한 듯
나경원, “상임위 소집·특검법안 발의 강력히 요구”
김관영, “국회 기재위와 청문회 소집 요구에 여당에서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해”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왼쪽),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운데),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오른쪽)가  지난 2018.12.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임시국회 관련 논의하기 위해 회동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오훈 기자]

[시사포커스 / 박고은 기자] 야권이 김태우 전 청와대 특감반원과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폭로를 쟁점화하며 상임위원회 소집과 청문회 개최 등을 요구하는 등 ‘쌍끌이 대여공세’의 소재를 적극 활용하려 했지만 여권에선 ‘폭로 정국’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초당적 방미외교를 역으로 제안, 논란을 전환시키려 했다. 하지만 여야는 7일 이견만을 확인한 채 소득 없이 끝이 났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나경원 자유한국당·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새해 첫 정례 회동을 갖고 선거제 개혁, 상임위 소집 등 여러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나 원내대표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상임위 소집과 특검법안 발의를 강력히 요구했다”며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해서도 청와대는 통상의 기관별 자료를 정리했다고 답변해놓고 끝까지 리스트 제출은 안했다. 그것은 결국 블랙리스트가 있다는 것을 자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운영위를 보셨다시피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 비서관 등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과 김태우 수사관의 연결고리가 될 만한 인사들이 모두 불출석했다”며 “검찰은 조 수석과 임 실장의 핸드폰이나 컴퓨터도 압수수색하지 안한다. 수사하는 척하지만 꼬리 자르기, 개인 일탈로 몰아간다”고 상임위 소집과 특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국회 기재위와 청문회 소집을 요구했다”며 “여당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한다. 이번 회동에서 합의에 이른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김태우가 작성한 문건들이 박 비서관과 조 수석 지시에 의해 했거나 보고를 받았다면 두 사람 휴대전화를 압수해 엄정 수사를 벌어야 하는데 이것이 이뤄지지 않기에 야당의 특검 요구는 계속할 수밖에 없다”고 한국당의 입장에 보조를 맞췄다.

이에 대해 홍 원내대표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가 굉장히 중요한 시점이기에 초당적 의원외교를 강화하자는 제안을 했다”며 “머지않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울답방이 예상되는데 국회가 김정은 서울 답방을 환영하고 국회를 방문하면 환영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도 했다”고 설명했다. 즉 여당은 이번 회동에서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 김정은 국회연설 추진, 방미외교 등을 언급한 것으로 보여진다.

야당의 특검 제안 등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않겠다”고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김 위원장의 서울답방 관련 야당의 반응에 대해서도 “진전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여야 원내대표들은 모두발언에서부터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나 원내대표는 “김태우 수사관이 제기한 의혹은 운영위에서 차고 넘치는 증거를 발견할 수 있었다”라며 “이와 관련된 상임위 소집을 요구하고 있지만, 여당이 전혀 협조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신 전 사무관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 기재위에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를 불러야 한다”며 “실질적으로 증인선서가 없는 일반적인 상임위의 한계를 느꼈기에 기재위를 청문회로 진행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논의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신 전 사무관 관련 기재위 차원 청문회 당에서 일관적으로 주장해왔는데 국회가 국민적 의혹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위원회 열어서 그런 점에 대한 의혹 규명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국회에서 현안 관련 상임위 개최 청문회, 소규모 단위 국정조사는 자주 개최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홍 원내대표는 “새해를 맞아 우리 국회가 대화와 타협으로 민생을 챙기고 평화를 준비하는 국회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신 전 사무관과 관련한 야당의 요구에 대한 발언 자체를 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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