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무료 변호인단부터 구성해 적극 대응해 나서겠다”

긴급 기자회견 가지고 있는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 [사진 / 오훈 기자]
지난 2일 긴급 기자회견 가지고 있는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 [사진 / 오훈 기자]

[시사포커스 / 박고은 기자] 청와대가 기획재정부를 통해 KT&G 사장·서울신문 사장 교체 개입 지시 및 적자 국채를 발행하라는 압력을 행사했다고 폭로한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3일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를 남기고 잠적한지 반나절 만에 주거지 인근 숙박업소에서 무사히 발견됐다.

현재 건강 상태는 양호하나 심리적 안정을 위해 병원으로 후송했다.

서울 관악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 40분쯤 신 전 사무관은 서울 관악구 봉천동 소재 모텔에서 신 전 사무관을 발견했다.

신 전 사무관은 이날 새벽 2시쯤 해당 모텔에 투숙했으며 발견 당시 부상이나 약물 중독 등 신체에 큰 이상이 없었다.

경찰 관계자는 “심리적 불안해 하는 사람을 자극할 수 있기에 발견 당시의 정확한 상태는 말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앞서 신 전 사무관은 오전 7시 ‘요즘 일로 힘들다’, ‘행복해라’ 등 자살을 암시하는 내용이 담긴 예약 문자를 지인에게 발송했다. 지인은 오전 8시 45분쯤 경찰에 신고했다.

또한 이날 오전 11시 19분쯤 신 전 사무관은 고려대 커뮤니티 ‘고파스’에서 신 전 사무관으로 추정되는 ‘신재민2’ 아이디로 ‘마지막 글입니다’라는 게시글을 작성했다.

해당 글에는 “아버지, 어머니 정말 사랑하고 죄송하다. 그래도 전 잘한 것 같다. 더 긴 유서는 제 신림 집에 있다. 죽었다는 이야기 나오면 친구가 유서 올려줄 것”이라며 “내부 고발을 인정해주고 당연시 여기는 문화, 비상식적인 정책결정을 하지 않고 정책결정과정을 국민들에게 최대한 공개하는 문화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신 전 사무관의 극단적 시도를 정쟁으로 이용하는 것은 인간적 도리 아니다”라며 자제할 것을 요청했다.

또한 이해식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신 전 사무관이 유서를 남기고 잠적했다는 소식으로 국민들 염려가 컸는데 현재 건강상태가 양호하다 하니 참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신 전 사무관도 가족과 친지들이 겪었을 고통을 헤아리길 바라며 마음을 진정시키고 안정을 취해주길 바란다”며 “경찰당국도 만일의 사태를 대비, 신 전 사무관의 안전에 만전을 기해주길 당부드린다. 신재민 전 사무관의 빠른 쾌유를 빈다”고 전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양심적 공익제보자에 대한 제도적 보호장치가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지난 31일 국회운영위 회의에서 ‘돈 벌기 위해 스타강사가 되려고 기재부 그만둔 사람’이라며 양심적 공익 제보를 한 신 전 사무관에게 입에 담기 힘든 모욕적 발언을 가했다”며 “아무리 정략적 목적으로 공익 제보자 말의 신빙성을 떨어뜨리고 애써 외면하기 위한 도를 넘어선 험담에 안타까움을 넘어서 긍휼함마저 느끼게 한다”고 맹비난했다.

윤 수석대변인은 “기재부는 즉각 양심적 제보자에 대한 고발을 철회하고, 부적절한 해명이 아닌 철저한 진상규명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제가 앞장 서 신 전 사무관을 보호하겠다”고 나섰다.

하 위원은 “신 전 사무관의 극단적 압박감은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 기재부가 젊은 공익제보자의 입을 막으려는 폭력을 하면서 불거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은 신 사무관에 망둥이며, 속물사기꾼이라며 인격모독을 가했고, 기재부는 적반하장으로 고발조치했다”며 “이제 국민이 나서 신세대 양심선언 공익제보자 신 사무관을 보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당과 상관없이 제 개인적 차원에서 신 사무관을 위한 무료 변호인단부터 구성해 적극 대응해 나서겠다”며 “지금 신 사무관을 보호하지 않으면, 앞으로 양심적 공익제보자는 결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