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원 이익잉여금 전환은 주주친화 정책 실현 위한 것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사진, 좌)과 아들인 정기선 부사장(사진, 우)[사진 / 시사포커스 DB]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사진, 좌)과 아들인 정기선 부사장(사진, 우)[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현대중공업지주가 자본준비금의 일부인 2조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 추진하는 것이 정몽준 및 정기선 父子를 위한 고액배당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억측이고 오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혀 사실이 아니나”며 진화에 나섰다.

28일 현대중공업지주는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준비금 감소 의안을 주주들의 이의제기 없어 투표없이 원안대로 통과됐다. 준비금 감소 안건은 현대중공업지주 주식회사에 적립된 자본준비금 및 이익준비금의 총액이 자본금(814억원)의 1.5배인 1221억원(3분기말 기준)을 초과하므로, 상법 제 461조의2에 따라 초과한 금액 범위 내에서 회사의 자본준비금인 주식발행초과금 중 2조원을 감액해 이를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하는 내용이다. 현대중공업지주는 현재 자본잉여금은 5조904억원, 이익잉여금은 9874억원이다. 법상 자본잉여금은 배당을 할 수 없도록 제한되어있는 반면 이익잉여금은 임의준비금으로 무상증자에는 사용할 수 없지만, 주주배당이 가능하다. 따라서 이번 준비금 감소 의안이 통과는 주주배당을 위한 사전작업으로 일각에서 제기한 최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지분 25.80%)과 아들인 정기선 부사장(지분 5.10%)에게 막대한 배당을 위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이에 대해 이날 윤중근 현대중공업지주 이사회 의장은 “오늘 의결된 자본준비금 일부의 이익잉여금 전환의 건과 관련 대주주일가에 약 6300억원의 배당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지만, 이는 억측과 오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윤 의장은 “이익잉여금 전환은 주주친화적 정책을 실현하기 위한 것으로 주주 여러분들에 대한 배당 목적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 맞다”면서도 “2조원 전체가 당장 배당금으로 전환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상법상 주주에 대한 배당은 배당가능 이익한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고, 배당금액도 그동안 당사가 여러 차례 밝혀왔듯이 시가배당 5%정도 선을 기준으로 본다면 전일 종가 기준으로 환산해도 약 2900억원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환된 이익잉여금 중 많은 부분은 주가 안정 및 신사업 투자 등 회사의 장기적 발전을 위한 용도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말대로라면 정몽준 및 정기선 부자의 배당액은 9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세금을 전혀 내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윤 의장은 해명했다. 현재 배당소득은 14%의 배당소득세와 지방소득세 1.4%를 더해 15.4%의 세율로 원천징수된다. 그런데 소득세법은 준비금 감액에 따른 배당금액은 배당소득에 포함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어 이같은 지적이 제기됐다.

윤 의장은 “주주배당금이 비과세되는 경우는 세법상 매우 엄격하게 제한되어 있는 바 비과세 적용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세법 관계자 다수의 의견”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전날 김종훈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고 대주주와 경영진만 이익을 보겠다고 하는 기업은 지속 가능하지 않는다”며 “현대중공업지주는 자본잉여금의 이익잉여금 전환 결정을 중단해야 하고 2조원은 배당이 아니라 조선업발전을 위한 투자와 노동자, 하청업체, 지역경제를 위해 써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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