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가 라인 밀린 삼성전자 가성비 내세워 중·인도 겨냥
1년 만에 수장 교체한 LG MC사업부, 소비자 신뢰 회복 중점

지난 2월  '삼성 갤럭시 언팩'에서 '갤럭시 S9'과 '갤럭시 S9+'를 소개하고 있는 . 삼성전자 IM 부문장 고동진 사장(사진, 상), 화웨이 로고(사진, 하).[사진 / 시사포커스 DB]
지난 2월 '삼성 갤럭시 언팩'에서 '갤럭시 S9'과 '갤럭시 S9+'를 소개하고 있는 . 삼성전자 IM 부문장 고동진 사장(사진, 상), 화웨이 로고(사진, 하).[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한때 세계시장을 주름잡았던 한국 휴대폰 업체들이 중국 공습으로 위기에 처하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전 세계에 물량 공세로 시장점유율 및 실적에서 우위를 차지한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중국의 저가 공세와 기술력 격차가 좁혀지면서 1위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애플과 1위 다툼을 벌였던 삼성전자는 애플 보다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업체의 추격을 따돌려야 할 판이다. 한동안 1위 시장이었던 중국시장은 이미 중국 업체에 내준지 오래됐고, 인도시장 마저 1위 수성에 빨간 불이 들어온 상태다. 중국법인 CE부문장 교체까지 꺼내들며 중국 공략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추락한 시장점유율 회복은 요원하다. 급기야 중국 톈진 스마트폰 제조 공장 철수를 결정하면서 중국 시장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쏟아졌다. 중국 내수용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후이저우 공장이 남아 있어 포기는 섣부른 판단이지만 일각에선 향후 축소 및 철수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삼성, 추락한 中시장 중저가 라인 강화…인도시장 수성 사활

2013년 20%대에서 5년 만에 시장점유율 0%대로 추락한 이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3분기까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평균 시장점유율은 20%로 1위이지만 중국 업체의 약진이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화웨이의 경우 수량 점유율에서 애플을 제치고 2위를 차지하며 삼성전자의 경쟁사로 떠오른 것과 무관치 않다. 앞으로가 문제다.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기에 접어들었고 중저가 라인은 이미 중국업체가 장악한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장악했던 시장을 빼앗길 것이란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선 2020년이면 화웨이가 삼성전자를 따돌리고 그로벌 스마트폰 판매량 1위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도에도 중국 업체의 공세에 설 자리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삼성전자는 가성비를 내세워 권토중래를 노린다. LG전자는 고객과의 소통을 통해 신뢰 회복에 중점을 두고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먼저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시장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반면 중저가 라인에서 중국 업체에 밀리고 있어 50만~70만원대 중급 기종 강화에 나선다. 지난 10일 중국 베이징에서 전 세계 최초로 홀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갤럭시A8s를 공개하고 21일 중국에서 정식 출시했다. 중국 시장을 목표로 갤럭시A8s에 인피니티-O 디스플레이 신기술을 탑재해 중저가폰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A8s 중국 출시 가격은 2999위안(약 48만원)에 책정됐다. 중국시장의 경우 전 세계 스마트폰 10대 중 3대가 팔리는 큰 시장이라 삼성전자로선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량도 글로벌 시장 수요 둔화 영향에 따라 2019년 역성장 할 것으로 보이나, 중저가 제품군에서의 변화를 통해 시장 수요를 확보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갤럭시A8s 공개를 시작으로 중국 내 높은 멀티카메라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애플 제품에 대한 수요가 일부 이전될 경우, 0.9%까지 떨어진 시장점유율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에 몰두하기보다 동남아 및 인도시장 사수에 더 고삐를 쥘 전망이다. 지난 7월 준공한 인도 노이다 공장의 스마트폰 생산량은 500만대에서 1000만대로 늘어나게 된다. 내년 갤럭시M 모델을 선보이며 중국의 추격을 따돌린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내년 인도시장에서 선보일 예정인 갤럭시M10과 갤럭시M20 모델의 가격은 10만~20만원대로 추정되고 있다.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업체의 판매량 순위.ⓒ가트너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업체의 판매량 순위.ⓒ가트너

◆LG전자, 스마트폰 시대 판단 미스 여파 적자 ‘진행형’

LG전자는 스마트폰 시대로 접어드는 시기에 대한 경영진의 판단 미스로 스마트폰에서 변방으로 전락했다. LG전자의 세계 시장점유율은 3%대에 불과하다. 북미 시장에서 10%대 중반으로 삼성 애플에 이어 3위로 선전하고 있지만 그 외 지역에선 명함을 내밀지 못하고 있다. 한때 세계 휴대폰 3위를 자랑했던 옛 영광은 찾아보기 힘들고 오히려 14분기 연속 적자를 벗어나는 게 급선무다.

LG전자는 내년도 역시 스마트폰 사업 전망이 밝지 않다. 2020년에야 적자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고 체질개선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그 시작으로 올해 임원인사에서 황정환 MC사업부 부사장이 1년 만에 교체되고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장인 권봉석 사장이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본부장까지 겸임하며 내년도를 준비 중이다. 올레드 TV 성공체험과 1등 DNA를 MC사업본부에 이식하기 위한 LG전자의 고육지책이다. 내년도에도 흑자 전환이 쉽지 않다는 판단 하에 고객과의 소통을 통해 신뢰회복에 중점을 두어 실추된 브랜드 이미지 제고부터 나선다. 올 초부터 SW업그레이드센터를 개소하고 소프트웨어 사후지원 강화 기조를 지속적으로 이어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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