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철도 연결 착공식·유해 발굴 사업 예정대로 진행
타미플루 제공 등 대북제재 조치 면제하기로 합의
‘800만 달러’ 대북 인도적 지원금 결핵약·의약품 등 현물 지급 예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악수하고 있다./ⓒ뉴시스

[시사포커스 / 박고은 기자] 미국이 강경에서 유화로 입장을 선회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북한이 미국 품에 안길지는 현재로서는 불확실해 보인다.

중간선거 이후 미국은 ‘전례 없는 외교·경제 압박을 계속 할 것’, ‘비핵화 달성 때까지 제재를 포함한 압박 캠페인을 유지할 것을 전세계에 요구한다’ 는 등 강경한 대북제재 메시지를 쏟아내왔다.

이에 북한은 남북 교류 회담에만 응할 뿐 북미대화에는 요지부동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문재인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중재자’ 역할을 주문하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 성사 시 김 위원장에게 전달해달라고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었지만 북측은 끝까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에 미측이 인도적 지원 카드까지 내보였다. 21일 서울에서 열린 2차 한미 워킹그룹회의에서 남북 철도 연결 착공식과 유해 발굴 사업은 차질없이 예정대로 진행되며 타미플루 제공 등 대북제재 조치는 면제하기로 했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외교부 청사에서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한미 워킹그룹' 2차 회의 직후 “워킹그룹을 통해 철도 연결 사업과 관련한 착공식이 예정대로 진행되며 남북 간 하고 있는 유해발굴 사업도 차질없이 질행된다”고 밝혔다.

이어 “타미플루 제공도 해결됐다”며 “나머지 화상 상봉 등 여러 이슈도 논의했다”고 밝혔다.

800만 달러 규모 대북 인도적 지원금 허용 여부에 대해서는 “미국도 인도적 지원은 유엔 제재 대상이 아니라는 점에서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대북 실무협상을 책임지고 있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미국은 대북 독자제재나 UN 제재를 완화할 생각이 없다”면서도 “우리가 북한과 맥고 있는 관계의 맥락에서 북미 간 신뢰를 쌓기 위한 다른 많은 방법을 찾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비건 특별대표는 “미국은 북한의 협상 파트너들과 다음 단계를 논의하길 바란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다음 회담에 대한 세부 사항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북미 고위급회담을 촉구했다.

대북제재를 완화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면서도 지난 19일 비건 특별대표는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이미 ‘미 국민 대북 여행금지 조치 재검토’ 방침을 내놓는 등 북미 간 관계개선 의지를 보여왔다.

또한 미국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20일(현지시간) 캔자스주 지역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새해 첫날로부터 그리 멀지 않아 함께 만나서 미국에 가해지는 위협을 제거하는 문제에 대한 추가 진전을 만들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연초 북미 정상회담을 기대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는 여전히 김 위원장의 비핵화 약속이 이행되도록 애쓰고 있다”며 “그동안 3~4차례 방북했고 만남을 계속 가져나갈 것”이라고 대화 테이블에서 내려가지 않았다는 점을 재확인 했다.

이를 통해 미국이 인도적 지원 카드를 모멘텀으로 삼아 북미대화를 이끌어 내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한편, 정부의 대북지원금 800만 달러는 결핵약·의약품 등의 현물로 지급될 예정이다.

통일부는 이유진 부대변인은 지난 21일 통일부 정례브리핑에서 “공여를 국제기구와 협의하고 있는데 공여가 되면 국제기구에서 필요한 결핵·의약품에 대해 현물을 구매해서 북측과 협의해 북측에 지원하는 절차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800만 달러의 국제기구 공여와 관련해 정부는 국제기구와 지속적으로 협의를 해오고 있다”면서 “전반적인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적절한 시점에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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