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3월 희망퇴직을 단행한 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 당시 노조 임원들에게 집과 차량을 지원
하이트노조 관계자 "집과 차량을 지원 받은 것은 임단협에 의해...당시 위원장 탄핵 당하고, 내부적으로 말 많아 자체 조사 진행중"
진로노조 위원장 "집을 제공 받은 것은 임단협에 의해...차량은 부당노동행위로 지적받아 반납 상태...당시 파업 등 했다"
한 직원 "희망퇴직 이후 5개월 뒤 임금 등에 의해 파업한 것...회사가 강압적으로 진행...노조는 이를 방관"
하이트진로 관계자 "노조 임원 지원 관련해서 답변 드릴 게 없다"

2017년 3월 하이트노동조합 임원들은 사측으로부터 차량과 사택을 지원 받았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2017년 3월 하이트노동조합 임원들은 사측으로부터 차량과 사택을 지원 받았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이영진 기자] 하이트진로가 2017년 3월 희망퇴직을 단행하면서 노동조합 임원들에게 관행적으로 집과 차량 등을 제공해 큰 문제없이 직원들에 퇴직을 강요하거나 협박할 수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당시 퇴직한 한 직원은 “노동조합 임원들이 집과 차량 등을 제공 받으니까 희망퇴직 당시 소리를 못 냈다”라며 “노동조합은 노조원의 생존권을 보장해줘야 하는데, 당시 이들은 고용노동부에 부당노동행위라고 진정을 넣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2010년과 2012년 두 차례 희망퇴직을 실시했을 때에는 지금처럼 부작용이 없었고 두 차례 모두 합쳐서 300여명이 넘지 않았다. 이번에는 회사에서 강압적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한 번에 360여명이 퇴사한 것이다. 그리고 노조는 이를 방관했다”고 주장했다.

19일 본지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2017년 3월 하이트·진로 노동조합 임원 총 14명에게 집과 차량 등을 제공했다. 하이트노동조합과 진로노동조합은 한국노총 산하 전국식품산업노동조합연맹 소속이다.

앞서 하이트진로는 희망퇴직 당시 특정 직원들에게 퇴직을 강요하고 협박한 정황이 있었다. 이 과정에서 노조가 이를 방관하고 있었다는 주장은 내부에서조차 나왔다.

실제 하이트진로노조의 내부 문건에 따르면 2017년 3월 기준으로 하이트노조 임원 9명은 집과 차량 등을 제공 받았다.

당시 하이트노조 위원장이었던 A씨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아파트를 사측으로부터 지원 받았으며 부위원장이었던 B씨는 쏘나타와 서울 광진구 자양동의 아파트를, 사무국장이었던 C씨는 쏘나타와 서울 성동구 성수동 아파트를 지원 받았다.

이 외에 하이트노조 현 위원장과 부위원장도 사측으로부터 차량을 지원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하이트노조 관계자는 “사측으로부터 사택과 차량 등을 지원 받는 것은 임단협에 의한 것이다”라며 “지난해 희망퇴직 당시 내부적으로도 하이트노조 임원들이 사측과 ‘뭔가’ 있다는 의혹 등의 말이 많았으며 이를 통해 당시 위원장은 물러났고 조기선거를 치루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이 사안에 대해 자체 조사 진행 중이다"고 밝혔다.

2017년 3월 진로노동조합 임원들은 사측으로부터 차량과 사택을 지원 받았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2017년 3월 진로노동조합 임원들은 사측으로부터 차량과 사택을 지원 받았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진로노조 임원 5명도 당시 집과 차량 등을 제공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진로노조 전·현 부위원장은 사측으로부터 쏘나타와 경기 이천시에 위치한 아파트를 지원 받았다.

이에 진로노조 위원장은 “아파트를 지원 받은 것은 임단협에 의해 원거리 사택 규정에 따라서다”라고 말했다. 반면 “차량 지원은 노동부로부터 부당노동행위로 지적 받아 지난해 10월 모두 반납한 상태다”고 덧붙였다.

이어 “희망퇴직 당시 노조가 회사와 한편이라는 등의 말이 많았던 것은 맞지만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당시 교섭에서 사측과 대립을 하고 있었고 처음으로 파업 등을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퇴직 직원은 “지난해 3월 희망퇴직을 실시했고 직원들 다 짤리자 5개월 뒤, 8월에 임금 등에 의해 파업한 것이다”라며 “자기들끼리 임금 올리고자 파업한 것이어서 앞뒤가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한편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노조 임원 지원 관련해서는 답변 드릴 수 있는게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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