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체제 구축 지배구조 개편 핵심 역할
‘1조클럽’ 후퇴에 업계 1위 위태로 구원투수
숙원사업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건립 속도전

현대건설 사옥.[사진 / 시사포커스 DB]
현대건설 사옥.[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정진행 현대건설 신임 부회장이 친정에 돌아오면서 그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2011년 사장 승진 이후 7년여간 전략기획담당을 맡았던 정 사장이 현대건설로 옮긴 가운데 이목을 끄는 점은 부회장으로 갔다는 점이다. 현대건설은 2011년 김창희 부회장을 마지막으로 부회장직을 폐지하고 총괄 사장제를 도입하다 이번 인사에서 부회장직을 부활시켰다.

 2010년 현대건설 인수전 당시 현대차 전략기획담당 부사장에 있던 정 신임 부회장은 태스크포스팀(TFT)에 참여해 현대건설 인수를 주도했다. 현대그룹과의 혈전에서 자금조달 능력을 문제 삼아 당초 불리한 국면을 역전시켜 현대차그룹 품에 안기는데 그의 작품이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현대차그룹의 대표적인 ‘전략통’인 정 부회장이 현대건설로 오면서 업계 안팎에선 정의선 부회장 체제를 공고히 하고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 현대건설로 투입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배구조 개편에 있어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다지 주목받고 있어서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와의 합병을 추진하다 무산된 이후 그동안 꾸준히 제기됐던 방안 중 하나인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의 합병안이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비상장사로 최대주주는 3분기 기준 지분 38.62%를 보유한 현대건설이고,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이 지분 11.72%로 2대주주이다. 업계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을 상장할 경우 최소 1조원 가량의 실탄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직접 상장 보단 현대건설과의 합병을 통해 우회 상장이 거론된다.

정진행 현대건설 신임 부회장.[사진 / 시사포커스 DB]
정진행 현대건설 신임 부회장.[사진 / 시사포커스 DB]

지배구조 개편이 시급한 현대차그룹으로선 이같은 시나리오도 검토 가능하다는 점에서 정 부회장의 현대건설 이동은 의미심장할만하다. 반면 현대차그룹이 이번 인사에서 밝혔듯 내부 혁신과 함께 그룹차원의 미래 사업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력을 한층 제고하기 위해 계열사들의 경쟁력 강화에 맞췄다면 현대건설의 내년도 실적 강화에 초점을 맞춘 인사로 읽혀질 수 있다. 현대건설은 2015~2016년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클럽’을 달성한 뒤 2년 연속 ‘1조클럽’에서 미끄러졌다. 그 사이 재건축 시장에서 다퉜던 GS건설이 사상 첫 ‘1조클럽’을 오르고 업계 1위마저 내놓을 위기에 처하며 자존심을 구긴 현대건설이 정 부회장체제를 중심으로 박동욱 사장에게 힘을 실어줘 자존심 회복에 나설지 주목된다.

난항을 겪고 있는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건립 등 그룹 주요사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그룹의 숙원사업인 만큼 ‘전략통’인 정 부회장이 직접 현안을 챙기며 내년 에 진행되는데 종지부를 찍을 수 있도록 전진배치 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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