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연말까지 중국 텐진공장 철수
스마트폰 판매량 부진에 인건비 부담까지
올 들어 중국 진출 국내 기업 脫중국행 러시

중구에서 동남아시아로 전진기지를 옮기고 있는 국내 기업들. 사진은 베트남 우옌 쑤언 푹 총리와 면담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 / 시사포커스 DB]
중국에서 동남아시아로 전진기지를 옮기고 있는 국내 기업들. 사진은 베트남 우옌 쑤언 푹 총리와 면담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중국에 진출한 롯데마트, 이마트, 이랜드, 오뚜기 등 유통업계가 올 들어 탈출 러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포스트 차이나’로 주목되는 베트남 및 인도네시아 등의 동남아시아로 전진기지를 옮기면서 중국에 진출한 기업들의 脫중국행이 지속적으로 이어질지 이목이 쏠린다.

13일 삼성전자는 중국텐진 스마트폰 공장을 올해 말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국내 유통업체들이 중국에서 부진을 면치 못해 탈중국행 열차에 탑승한 상황에서 삼성전자까지 중국 공장 철수 결정을 내린 것은 적지 않은 의미로 다가온다. 중국 시장에서 발을 빼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 이유는 사드보복 영향, 인건비 상승, 경쟁업체와의 패배, 비우호적인 시장 환경, 미중 무역분쟁 등 복합적인 영향이 작용해서다.

삼성전자가 중국텐진 공장을 철수하는 가장 큰 이유는 부 중국 내 스마트폰 판매량의 부진이다. 2013년 삼성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20%에서 2014년 13.8%, 2015년 7.6%, 2016년 4.9%, 2017년 2.1%, 2018년 3분기 0.7%로 계속 추락했다. 시장점유율 1위는 화웨이에 내준지 오래고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이런 상황에서 공장 가동을 지속하는데 부담을 느껴 철수 결정을 내린 것이란 분석이다. 중국 내 삼성 스마트폰 공장은 후이저우 공장이 남아있다. 최대 시장인 중국 시장을 포기한 것은 아니기에 모든 공장을 철수하는 강수는 두지는 않았지만 언제든지 후이저우 공장도 축소하거나 철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해 매출 부진으로 통신장비 생산기지인 선전공장의 철수를 결정하고 폐쇄한 바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전체 스마트폰의 절반가량을 베트남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고, 최근에는 이재용 부회장까지 참석한 인도 노이다에 스마트폰 공장을 완공했다.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의 탈중국행은 삼성전자에 앞서 유통업계들이 발을 빼기 시작했다.

사드 사태 이후 중국에 진출했던 국내 유통기업들이 실적 악화가 지속되자 법인을 없애거나 매장을 철수했다. 사드부지 제공으로 중국정부에 미운털이 박힌 롯데는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롯데마트는 2013년 1조7750억원에 달하던 롯데마트의 중국 내 매출은 지난해 2630억원으로 급감하며 적자가 누적되자 연내에 완전히 철수한다. 2008년 첫 중국진출한지 11년 만에 내린 결정이다.

롯데홈쇼핑은 2021년까지 완전 철수한다. 2010년 중국 럭키파이 홈쇼핑의 지분을 인수하며 중국 시장에 진출했지만 합작사와 문제와 실적 악화에 발목이 잡히면서 중국 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

신세계그룹의 이마트도 중국 사업에서 부진을 겪으면서 발을 뺐다. 26개까지 매장을 늘린 이마트는 영업적자가 누적되자 정용진 부회장이 중국 시장 철수를 밝히고 지난해 12월 중국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오뚜기는 사드 악재로 실적 부진 탓에 올 2월 중국 북경 판매법인을 철수했다. 이랜드는 2016년 1호점을 낸 커피빈 사업을 2년 만에 철수했다. 외식사업 역시 ‘자연별곡&애슐리’를 폐점하며 완전히 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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