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주자 캠프 후비기 2 ‘박근혜 캠프’

총괄은 이병기 고문···공보팀엔 구상찬·신동철·이정현
대변인에 초선의 한선교···경선준비위 대리인에 김재원
남은 숙제는 공격수 부재···홍준표 영입하면 대반등?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지난 9월 공식 사무실을 차렸다. 장소는 여의도 국회 건너편 건물 5층. 이 곳에는 박 전 대표의 각종 정책과 아이디어 등을 쏟아내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월초부터 캠프를 재정비하기 시작했다. 그러한 이유에서인지 기존의 대선행보도 크게 수정하며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최근 2배 이상의 차이로 2위에 머물던 박 전 대표가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의 지지율 격차를 좁히고 있기 때문이다.

열차페리에 이어 1월엔 경제와 교육정책을 발표하고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콘텐츠 부족’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한 대선행보로 해석된다.

이 모든 사안들은 모두 박근혜 캠프에서 나온다. 이들은 “이 전 시장과의 격차를 줄이겠다”라는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다.

캠프는 크게 공보팀, 메시지팀, 정책팀, 일정팀으로 나뉘어져 있다. 이를 총괄하는 사람은 이병기 여의도연구소 고문이다. 이 고문은 캠프에서도 ‘고문’ 역할을 하고 있다.


박근혜 캠프의 몸집 불리기
메시지팀과 정책팀을 총괄하는 최경환 의원은 물밑에서 박 전 대표를 지원하고 있고 백승기 전 대우그룹 홍보이사와 광고회사 출신의 허유근 씨가 도와주고 있다.

구상천·신동철·이정현 특보는 공보팀에서 일하고 있다. 이들은 한나라당 부대변인 출신으로 기자들과의 소통을 원활히 하는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연홍 전 중앙일보 정치부장도 합세했다.

메시지팀은 박 전 대표의 원고를 담당하는 조인근 팀장과 국회 보좌관을 역임했던 최진웅 씨가 버티고 있다. 정호성 비서관도 돕고 있다.

일정팀은 유정복 의원과 김선동 당 대표실 전 부실장이 버티고 있다. 안봉근 보좌관, 이재만 보좌관, 이춘상 보좌관은 각각 수행, 총괄, 홍보를 맡았다.

정책팀엔 유승민 의원이 있다. 특히 열차페리 구상 등과 같은 정책을 만드는 일이라 캠프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최경환 의원이 도와주고 이혜훈·서병수 의원이 지원사격을 해주고 있다.

그 외에 외부 자문단이 있다고는 하지만 정확한 수와 규모는 아무도 모른다고 한다.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 등 몇몇의 이름만 떠돌 뿐이다. 일각에선 김용환 전 의원, 연세대 총학생회 출신 홍윤식 씨 등이 도움을 주고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원내에는 김무성 의원이 버티고 있다. 이밖에 허태열, 이성헌 의원 등이 당내 조직을 이끌고 있다.
최근 박 전 대표는 이 전 시장의 ‘안국포럼’을 의식해서인지,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경선준비위가 만들어지고 향후 경선과열이 예상됨에 따라 현 인원으로는 부족함을 느꼈을 것이다.

눈에 띄는 것은 초선 의원들이 상당수 전진 배치됐다. 특히 캠프내에서 중책을 맡긴 것이 흥미롭다.
특히 이 전 시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할 비서실장에는 주호영 의원이 내정돼 주 의원의 대항마로 유정복 의원을 배치시켰다. 유 의원은 박 전 대표가 당 대표로 있을 때 비서실장을 역임해왔다. 주로 일정 관리와 수행에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 캠프의 대변인으로는 초선의 한선교 의원이 낙점됐다. 아나운서 출신인 한 의원은 박 전 대표가 과 당 대표로 재임할 때부터 대변인을 맡아왔다.

경선 방식과 시기 등을 논의하는 경선준비위에는 김재원 의원이 대리인으로 참석해 이 전 시장 측의 박형준 의원과의 한판전이 예상된다. 김 의원은 행정고시와 사법고시를 나란히 패스한 검사 출신으로 과거 기획위원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박근혜 캠프의 공격수는 누구?
박 전 대표의 화려한 캠프 조직과 원내 지원사격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걱정거리가 있다. 이 전 시장 측은 이재오·정두언·이상득·진수희 의원 등이 공격수 역할을 자임해 몸을 사리고 있지 않지만, 박 전 대표 측엔 이들 같은 사람이 없다는 것. 즉, 언론 플레이에 능하며 직격탄을 날릴 만한 인재가 없다는 것이다.

이 전 시장 측은 공격수에 대한 걱정은 없다. 원내 사령탑격인 이재오 의원은 “내가 고 박정희 전 대통령 유신시절에 유신 반대하다가 세 차례 투옥됐는데 그중 세 번째는 박 대표와 관계된 사건이다”라고 박 전 대표에게 직격탄을 날린 적이 있다.

또 오해라고 해명은 했지만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박 대표는 독재자의 딸”이라고 비난을 한 바 있기 때문이다.

정두언 의원도 마찬가지다. 물론 직격탄보다는 해명을 위주로 하고 있지만 흑기사로서의 활동은 대단하다. 특히 지난해 ‘이명박 X파일’을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 대한 일곱 가지 거짓말’이라는 해명문으로 막아냈다.

여기에 진수희 의원도 가세했다. 최근 박 전 대표가 제기한 ‘후보 검증론’에 대해 “설 연휴까지 현재 지지율이 유지되면 만회하기 힘들다는 위기감에서 나온 초비상수단”이라고 평가 절하한 것이다.

물론 박 전 대표 측도 김무성, 전여옥 의원 등도 공격수 역할자로 꼽히고 있다. 3선인 김 의원은 최근 ‘한나라당발 정계개편론’을 제기하는 등 나름대로의 행보를 보여주고 있지만, 조용한 움직임만을 보여온 것이 중론이다.

전 의원의 경우 여당과 노 대통령에 대해선 둘째 가라하면 서러울 정도의 공격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 전 시장 측에겐 그렇지 못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선 공격수 보강이 급선무가 아니냐는 말이 나올 법도 하다. 최근 박 전 캠프 측에선 내심 홍준표 의원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고 한다.

특히 친이계에서 지난 5·31 지방선거 이후 사이가 소원해진 홍 의원이 나서면 파괴력이 더욱 크다는 것이 이유에서다. 또한 홍 의원은 과거 ‘김대중 저격수’라고 불릴 만큼 과거 이력도 화려하다.

문제는 홍 의원의 속내다. 홍 의원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버지의) 공은 이어받고 과는 연좌제라는 식으로 배척하는 것은 정치인의 도리가 아니다”며 “(박 전 대표가) 아버지를 넘어서는 패러다임으로 정치를 할 때 이 나라의 지도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해 우회적으로 사과를 요구한 바 있다.

또 홍 의원은 박근혜 전 대표 측에서 제기한 ‘후보간 검증 공방’과 관련해 “한 후보가 상대 후보를 검증하려 든다면 자멸하고 말 것”이라며 강력 경고하고 나선 적도 있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3선의 중진인 홍 의원이 직접 계파를 만들어도 될 판에 남의 계파에 끼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반값 아파트’ 제안이 당론으로 거론되고 지명도가 높아지고 있어 스스로 어느 계파에 들어가기란 쉬어 보이지 만은 않는다.

홍준표, 이명박 떠나 박근혜 품으로?
만약 홍 의원이 과거 친분이 두터웠던 이 전 시장과 결별하고 박 전 대표 측의 저격수로 온다면 이 전 시장 측으로서는 듣기 좋은 소식은 아니다. 몸집 불리기에 나선 박근혜 캠프. 앞으로 이 전 시장과의 격차를 얼마나 줄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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