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동료 직원이 청원
근로 사각지대 놓인 개발자들 상황 고발 “개발자 쥐어짜 프로젝트 진행”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산업은행 차세대 프로젝트 수행 업무를 맡은 IT 개발자가 숨진 채 발견됐다.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해당 내용을 담은 청원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지난 10일 오후 6시 30분 산업은행 별관 2층 화장실에서 한 사람이 주검으로 발견됐다고 전했다. 이 글에 따르면 사망 추정 시간은 오후 1시 30분이었고 야근 때문에 저녁을 같이 먹기 위해 전화를 걸어보다가 받지 않자 찾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나 핸드폰 벨소리는 화장실의 닫힌 문 안에서 울렸고 주검은 싸늘히 굳어 있었고 두 아이의 아빠였던 자리에는 흰 국화 몇 다발이 놓였다. 그의 주변 사람들은 지병이 있어 약을 먹고 있었다고 했지만 글쓴이는 확신할 수 없다며 프로젝트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글쓴이 역시 수차례의 은행 프로젝트를 겪었고 응급실에 가거나 죽음에 이른 사람들을 보고 들었다고 했다. 어떤 프로젝트든 기한 내에 끝내야 하기 때문에 그 중압감과 스트레스가 극에 달한다는 것이다. 거기다 수행사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개발자들을 쥐어짜고 있어 공황장애, 뇌졸중, 심근경색 등의 위험에 놓여있다고 지적했다.
글쓴이는 산업은행의 이번 프로젝트는 정규직만 들어올 수 있었기에 모든 하청업체는 프리랜서들을 최저임금을 받는 정규직으로 고용했고 나머지 금액은 개인사업자를 등록해 임금을 지급하는 편법을 썼다. 산업은행과 원청, 하청업체 모두 책임을 피하는 카드를 썼다고 글쓴이는 비난했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 관계자는 “사망한 개발자는 산업은행 차세대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던 하청업체 직원이 맞다”며 “사망사고 소식을 접한 직후 119에 신고해 병원으로 옮겼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세한 사망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현재 경찰조사 중에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