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대화해서 선거법 개정하면 될거 아닌가. 단식 그만하라”
손학규, “민주당 선거법 개정 확실히 한다는 것을 보여주라”
이정미, “12월까지 합의안 만들면 단식 풀겠다” 제안
정동영, “친여 의석으로 정치개혁 하면 文 정부 ‘성공’ 도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0일 단식농성 중에 있다.[사진/ 박고은 기자]

[시사포커스 / 박고은 기자]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3당이 선거제도 개편을 주장하며 단식농성을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10일 “연동형 비례제 중심의 선거제도 개편 논의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야3당 달래기에 나섰다. 특히나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이날 오전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의 단식 농성 철회를 요청하기 위해 농성장을 찾는 등 얼어붙은 정국을 녹이려는 모습도 보였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선거제도 개편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며 “국민의 요구와 시대적 과제, 그리고 선거제도의 공평성과 비례성 등을 감안해서 앞으로도 논의가 지속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도 “2019년도 예산안 및 주요 법률은 국가 경제와 민생을 고려할 때 더 이상 늦출 수 없었다는 점은 감안해 주시기 바란다”며 “예산과 선거제도를 연계하는 것은 그 자체로 적절하지 않다”고 전했다.

이어 “일부 야당의 불참에도 불구하고 내년도 예산안을 통과시켰던 것은 이러한 점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이 야3당에 단식농성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사진/ 박고은 기자]

그는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바탕으로 연동형 비례제도를 수용할 수 있다는 것이 당의 일관된 입장”이라며 “특히 연동형 비례제에 대한 원칙적 합의가 거의 이뤄지는 과정에서, 마지막 순간에 자유한국당이 도농복합선거구제를 제기하면서, 합의가 최종적으로 이뤄지지 못한 것에 대해서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합의 불발의 책임을 한국당에 떠넘기는 모습을 보였다.

홍 수석대변인은 “도농복합선거구제는 선거제도에 대한 개악”이라며 “기존 정당들과 기존 국회의원들의 의석 나눠먹기라는 점에서 명백한 제도적 후퇴이자 개악”이라고 강조했다.

덧붙여 “현재 농성 중인 야3당도 도농복합선거구제에 대해서는 분명히 선을 긋고, 처음부터 제기됐던 연동형 비례제를 중심으로 논의를 집중해주시기를 바란다”며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농성을 중단하고 정개특위를 재개해서 논의를 활성화해 주실 것을 요청한다”고 단식 철회를 촉구했다.

앞서 이날 이해찬 대표는 당지도부와 함께 국회 로텐더홀에서 단식 농성 중인 손 대표와 이정미 대표를 만나 단식중단을 권유했다.

하지만 이 대표도 ‘정개특위 논의 사항’이라고 선을 긋는 등 원론적 답변만 내놓자 협상 시한 등 선거제도 개혁에 대한 확답을 요구하는 야3당과 설전이 벌이기도 했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농성장에 찾아 “대화해서 선거법 개정하면 될거 아닌가. 단식 그만하시라”고 말하자 손 대표도 즉각 “아니 하는거 봐야지. 이 대표, 김대중 대통령은 왜 단식 했어요. 아니 뭐가 돼야지”라고 맞받았다.

이어 손 대표는 “민주당이 우리나라 주도권을 갖고 있는데 이게 면전에서 죄송하나 야합해서 통과시키지 않았나”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아니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인데 빨리 통과시켜야지 그걸 야합이라 얘기하면 어떻게 해요”라고 버럭했다.

그러면서 “저 논쟁하러 온 것 아니고 선거법 협상 하자”라고 말하자 손 대표는 “민주당이 확실한 의지 갖추고 선거법 개정 확실히 한다는 것을 보여주라”고 응수했다.

이 대표는 “그래서 정개특위에서 입법권 주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3당이 합의 통해 결론을 내고 세부적인 것은 정개특위에서 해야지. 문재인 대통령도 그런 뜻 있으니깐 민주당이 손해 보더라도 연동형 비례대표제 해야겠다는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손 대표가 단식을 풀 때 협상을 시작하겠다. 단식을 풀어야 협상을 시작한다”고 말했지만 손 대표는 “협상 시작하는거 보고 단식을 풀든지, 협상을 안하면 난 가는거죠”라고 맞섰다.

단식 농성 중인 이정미 정의당 대표(오른쪽)[사진/ 박고은 기자]

이어 이정미 대표와의 면담에서도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단식 중단을 촉구했다. 하지만 이정미 대표는 “논의 시작이 아니라 언제 어떻게라는 얘기가 나와야 한다”며 “정개특위에서 12월까지 합의안 만들면 단식을 풀겠다”고 제안했다.

이 대표는 “지금 10일밖에 안 됐는데 12월 말이라니 무슨 소리냐”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이날 정동영 평화당 대표는 이 대표와의 만남에서 “민주당에 야 3당과 친여 의석을 합하면 189석인데, 189석으로 예산과 정치개혁을 하면 문재인 정부가 성공하는데 도움 되는 것 아닙니까. 이해찬이 앞장서야지 더불어한국당 소리를 듣게하나. 왜 이런 선택을 하는가”라고 쓴소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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