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운 소금과 죽염 등 가열처리된 가공소금에서 다이옥신이 검출됐다는 발표에 따른 관련 업계의 반발이 심상치않게 일고있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청이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과 공동으로 가열처리한 가공소금을 대상으로 다이옥신 잔류실태를 조사한 결과 24개 품목 가운데 67%인 16개 품목에서 다이옥신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이로 인해 E마트, 홈플러스 등 지역의 대형소매점 매장에서 죽염 등 가열소금 제품이 전량 수거됐다. 그러나 문제의 쟁점은 식약청에서 구운소금과 죽염의 다이옥신 검출 사실을 공표하는 과정에서 빚어졌다. 가열처리된 소금에서 다이옥신이 검출됐다고 발표한 식품당국이 문제가 된 소금의 제품명, 제조업체 등을 공개하지 않아 죽염 및 구운소금 산업을 크게 위축시켰을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에게 심각한 혼란을 야기시켰다는 것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당시 ‘회화로를 이용한 실험실적 조건하에서 부분적으로 조사한 결과 300℃부근의 가열온도에서 다이옥신이 형성되고 800℃ 이상 고온으로 처리할 경우 잔류량이 현저히 감소한다고 덧붙여서 발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암불질인 다이옥신 검출 발표는, 소비자들에게 가열처리된 소금은 무조건 건강에 해롭다는 식의 공포감마저 조성했다. 800℃ 이상에서 처리할 경우 안전하다 그동안 죽염은 소금의 성질을 특화시켜 신비한 약리효능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일반 제품보다 높은 가격으로 유통되어 왔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발표가 높은 가격도 마다 않고 죽염 등 가열처리된 소금을 선택해 온 수많은 소비자들에게 구체적인 설명이나 안내 없이 마치 구운소금과 죽염이 위험한 식품인 양 성급히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다이옥신은 가마에서 소금이 불완전연소되는 과정에서 불꽃에 닿으면서 생기는 탄소와 소금속의 염소가 반응해 생성하게 된다. 따라서 800℃ 이상으로 처리할 경우에는 다이옥신 잔류량은 현저히 줄어들게 되어 안전하다. 이에 죽염공업협동조합의 한 관계자는 최근 경남에 있는 대표적인 죽염회사의 제품인 9번 구운 죽염을 포항공대 환경공학부에 다이옥신 검출 실험을 의뢰한 결과 쌀의 다이옥신 함유량과 같은 수치인 0.002 피코그램만이 검출된 것으로 분석됐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소금을 300℃ 이하로 제조한 일부 제조업체의 문제를 전체의 문제인양 확대 해석되도록 자료를 작성해 배포했다고 반박했다. 또한 그는 ‘마치 구운 소금과 죽염은 예외 없이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이 다량 검출된 것이어서 매우 위험하다는 인식을 갖게 했다’고 불편한 심정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죽염 인체에 필요한 광물질 다량 함유 죽염의 제조 과정은 서해안 천일염을 왕대나무에 가득 담고 황토로 입구를 봉한뒤, 소나무 장작불로 때어 구워진다. 이렇게 구워진 소금기둥을 잘게 분쇄하여 앞의 방법처럼 재차 굽게 되는데 구워지는 횟수가 거듭될 수록 좋은 소금으로 취급된다. 이런 공정을 거치는 과정에서 대나무의 60여가지 성분이 소금 속으로 스며들어 특유의 단맛과 깊은 맛이 우려나오게 될 뿐만 아니라 인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필수 광물질의 함량이 훨씬 높게 나온다. 반면에 인체에 해를 미치는 납 비소 등의 성분은 검출 한계치 이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죽염 신드롬이라고 할 정도로 죽염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어 왔으며 국내에서 가열처리소금을 생산하는 업체만도 80여개에 달하며 160여개 제품이 시중에서 판매되어 왔다. 그 가운데서 이번에 검사한 제품은 24개로 이 중 16개 제품에서 다이옥신이 나왔다고 발표됐다. 그러자 소비자들은 문제가 된 소금의 제품명 제조업체 등을 공개하라고 빗발치게 항의했다. 한 소비자는 “이제까지 가족의 건강을 염려하여 죽염을 사용해왔다”고 밝히면서 “며칠 전에도 죽염을 사서 아직 많이 남아 있는데 이것을 버려야 할지 먹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자신이 여태까지 구운소금을 먹은 임신 3개월째 되는 임산부로 “태아에게 해가 될 수 있는 소금을 먹었는지 여부를 알고 싶다”며 “소금은 안먹고 살 수 없는 식품인 만큼 상품구입에 참고가 될 수 있도록 상품명과 생산자 명단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생소금 가열처리 않는 소금 아니다 파문이 확산되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업계는 초 비상사태를 맞고 있다. 관련업체들은 죽염 등 가열 처리한 소금이 정제된 일반 소금과는 달리 건강이나 미용에 좋다는 이유로 소비가 날로 증가되자 앞다투어 새로운 상품들을 쏟아냈다. 그러나 죽염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됐다는 식약청의 발표로 상당한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죽염이 들어 있는 치약으로 최고의 브랜드를 자랑하고 있는 LG 생활건강의 경우 갑자기 밀어닥친 된서리로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 회사의 인기 제품인 ‘죽염치약’이 줄곧 한방치약 부문에서 부동의 1위를 고수해온 히트상품이었으나 브랜드 명 자체가 ‘죽염’인만큼 적지 않은 충격이 예상된다. LG 생활건강은 “죽염 치약의 경우 섭씨 1천도가 넘는 고온에서 처리된 소금을 사용하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발빠르게 해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파문은 쉽게 진정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이 업계의 전망이다. 이유는 해당업체의 명단을 공개되지 않은데다 식약청에서는 가열소금에서 다이옥신이 검출됐다는 식의 발표와 함께 ‘생소금’에서는 다이옥신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는 점이다. 이것이 소비자들에게 상당한 혼란과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만들었을 것이라는 우려다. 하지만 생소금은 가열하지 않은 천일염 또는 천일염을 물에 녹여 재결정한 재제염이 아니라 천일염을 섭씨 1,000℃에서 24시간 이상 가열하여 만든 소금이다. 해외 판로 개척하는 시점에서 일어난 파장 무엇보다도 문제가 되는 부분은 죽염이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서만 생산되고 있으며 해외 수출도 점차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시점에서 일어난 파장이라는 점이다. 이번 파장은 그리 많은 양은 아니지만 해외 판로를 개척하고 있는 업계의 입장에서는 치명타로 작용할 수도 있다. ‘다이옥신이 검출된 불량식품’으로 낙인 찍혀 수출길마저 불투명하게 됐기 때문이다. 관련업계는 이번 파장으로 제대로 된 공정을 거친 죽염과 구운 소금 제품을 만드는 다른 모든 업체들이 공연히 의심받고 매출이 급감하는 피해를 입었다며 해당업체의 명단을 신속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현재 식약청에서는 검사대상 시료가 너무 적어 앞으로 다른 가열처리소금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한 후에 공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방침을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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