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역 온수관 파열 사고’도 인재?…정의당, “국가기반시설 소홀해”
정의당, “지역난방공사의 배관 교체작업…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4일 오후 8시43분께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백석역 3번 출구 인근에서 발생한 온수배관 파열 사고 현장을 소방대원들이 둘러보고 있다. 이번 온수관 파열로 주변을 지나던 시민들이 화상 등의 부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2018.12.4.
지난 4일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백석역 3번 출구 인근에서 발생한 온수배관 파열 사고 현장을 소방대원들이 둘러보고 있다. 이번 온수관 파열로 주변을 지나던 시민들이 화상 등의 부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뉴시스.

[시사포커스 / 박고은 기자] 경기 고양시 백석역 인근 열수송관이 지난 4일 파열돼 사망1명, 중상4명, 경상 29명 등 인명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사고 원인으로 노후화된 배관으로 지목되면서 인재(人災)라는 질타가 나오고 있다.

특히 2016년에도 이번 사고 인근지역인 고양시 백석동 현대밀라트 옆 도로에서도 장기사용(22년)한 850㎜ 열수송관이 부식돼 열 공급이 중단된 사고가 발생한 바 있어 백석역 인근 열수송관의 안전이 의심되고 있다.

5일 지역난방공사와 고양시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쯤 백석역 인근도로에서 지역 난방공사 배관이 터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파열된 열 수송관에서 고온의 물이 뿜어져 나와 순식간에 도로를 덮쳤다. 수송관 파열 지점 위를 지나던 송모씨(69)가 전신에 화상을 입고 인근 도로 승용차에서 숨진 채 발견 됐고 파열된 열수송관 근처 도로에 있던 시민 25명도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이 사고로 인근 4개 아파트단지 2861세대의 난방과 온수 공급이 중단됐다. 올 겨울 들어 첫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간밤이라 난방 중단으로 떨었을 시민의 피해규모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파열된 배관에 대해 이진상 지역난방공사 소장은 사고 직후 현장 브리핑에서 “1991년 설치된 열 수신관 노후로 추정된다”고 밝힌 바 있다. 때문에 이번 사고의 유력한 원인으로 배관의 노후화가 지목된다.

문제는 지역난방공사가 관리 중인 열수송관 중 686㎞(전체 32%)가 20년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곽대훈 자유한국당 의원이 한국지역난방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열수송관 현황’에 따르면 공사가 관리하는 열수송관 총 2164㎞(2열) 중 32%인 686㎞가 20년 이상 된 것으로 5일 나타났다.

기간별로 10년 미만은 37%(797㎞), 10~15년 16%(359㎞), 15~20년 15%(322㎞)였다.

지역난방공사는 노후 열수송관 교체 및 유지보수를 위해 2013년~2017년까지 총 832억원을 집행했지만, 같은 기간 총 8건의 열수송관 사고가 발생했다. 이 중 7건은 20년 이상 된 수송관의 부식 때문이었다.

지역난방공사는 지난 2009~2012년, 성균관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진행한 열수송관 기대수명 연구결과를 근거로 열수송관의 기대수명을 공급관 40년, 회수관 50년으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20년이 지난 수송관에서 지속적으로 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곽 의원은 “매년 150억원 이상이 열수송관 유지보수와 교체에 투입되고 있지만, 20년 이상 된 배관에서 지속적으로 사고가 발생하고 있어 관리체계의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또한 2016년 백석역 인근에서 850㎜ 열수송관 부식으로 사고가 발생했던 만큼 인근지역의 전수조사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은 5일 국회 브리핑을 통해 “한마디로 인재(人災)”라고 규정했다.

정 대변인은 “낡은 것을 방치하면 터지고 사고가 난다. 오래된 배관을 점검하고 교체해야한다는 것은 상식 중 상식이다. 너무나 기본이라 언급할 이유조차 못 느낄 이 기본을 지키지 않아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이 온수관 파열 사고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역난방공사는 사고가 난 지금에서야 배관 교체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하는데 언제까지 소 잃고 외양간만 고칠 건가”라며 “노후 된 온수관이 점검받지 못한 채로 방치되고 있는 지역이 어디 고양시 백석역 인근 한 곳이겠는가. 전국토를 대상으로 전 방위적인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온수관과 상수도관, 통신선, 전력선 등 중요한 생활 공급시설은 지하에 거미줄처럼 얽혀 있다”며 “국민일상의 안전이 달린 국가기반시설이 이렇게 소홀하게 관리돼서야 우리나라의 경제와 사회, 안보 모든 것이 위험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계당국에 발 빠른 실태점검과 보수작업을 조치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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