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박고은 기자] 자유한국당이 30일 사립유치원 공공성 강화를 위해 자체적으로 마련한 유치원3법 (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을 공개하자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국당의 선의를 일단 믿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당은 ▲ 유치원 회계의 투명성과 신뢰성 확보 ▲ 학부모 감시 권한의 확대·강화 ▲ 사립유치원의 정상화를 통한 안정적인 유아교육 환경 유지 ▲ 출생아 수 감소를 고려한 유아 교육시스템 구축을 4대 원칙으로 삼아 법안을 마련했다.

사립유치원의 회계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사립유치원 회계를 설치하고, 국가지원회계와 일반회계로 분리하는 내용을 유아교육법 개정안에 담는 등 유치원 회계의 투명성과 신뢰성에 초점을 두었다.

박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당이 아직 법안을 발의하지 않았기 때문에 법안 원문을 조목조목 따져봐야겠지만, 일단 나온 내용을 보면 ‘사립유치원 회계투명성 확보와 공공성 강화’라는 큰 방향에 박용진3법에 동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고개를 갸우뚱 하게 하는 의문스러운 부분도 있다”며 “유아교육법에서 사립유치원 회계를 이중적으로 하자는 주장이나 사립학교법에서 학교법인 유치원은 일반회계와 교비회계를 통합하자는 주장이 대표적”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유치원 회계를 국가지원 회계와 학부모부담금 회계로 분리 하자는 게 혹시 교비 성격인 학부모 부담금을 막 쓰겠다는 뜻이라면 이는 국민 상식을 벗어난 일이기 때문에 동의하기 어렵다”며 “굳이 법안으로 하지 않아도 될, 시행령으로도 충분할 만한 부분도 있는데 굳이 역시 입법으로 처리하겠다는 부분은 법안심사 소위를 통해 조목조목 따져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박용진 3법이 지난 10월 23일, 발의된 이후 벌써 39일이 지났다”며 “이후 박용진 3법 법안 원문에 대한 교육부의 입장, 국회 교육위원회 전문위원의 입장이 신속하게 완성됐다. 이제 교육위 법안소위에서 자구 하나하나 검토만 하면 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자유한국당이 법안심사를 거부해서 법안소위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며 “그동안 솥단지 물은 끓고 있는데 쌀을 씻어 넣지를 못해 솥단지를 다 태워먹게 생긴 이 황당한 상황이 답답했고, 법안통과를 바라는 국민들의 염원과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해 정말 많이 죄송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더불어 “이제 한국당이 법안심사에 적극 임하겠다고 선언했으니, 서로가 머리를 맞대서 사립유치원의 회계투명성과 공공성 강화를 위한 좋은 결론에 도달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오는 12월 3일 법안소위에서 꼭 학부모와 아이들, 그리고 국민들께서 납득하실만한 수준으로 법안이 통과될 수 있기를 간절히 희망하고 한국당 지도부와 교육위 법안소위 위원들께도 간곡히 부탁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이 ‘회계 분리 자체에 꼼수가 있다고 보고 있나’라고 질문하자 “어느 국가기관이 회계를 분리해 관리하나? 교비 회계란 교육 목적이 분명한 회계를 굳이 왜 나눌까? 왜 학부모 부담금 회계는 굳이 처벌 조항을 안 두나?”라며 “행여나 국가 지원회계와 학부모 부담금으로 유치원 회계를 분리하자는 것이 혹시 지금처럼 원장이 마음껏 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라면 국민 상식을 벗어나는 일이라 동의하기 어렵다”고 한국당이 내놓은 유치원법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했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29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박용진 3법’이 통과될 경우 즉각 폐원하겠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는 “정치하는 것 같다. 정치하는 엄마도 정치하는 원장도 있는 것 같다”며 “압박용으로 정치하는 분들이 하는 말로 학부모들을 협박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