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상장사 순이익은 사상 최대

국내 상장사 가운데 무려 4분의 1이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도 못 갚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12월 결산 537개 상장사(결산기 변경사 및 금융사 제외)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15조1698억원, 이자비용은 2조1017억원이라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2.85%가 증가한 반면 이자 비용은 16.93%가 감소했다. 이에 따라 이자보상배율은 7.22배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20배보다 크게 높아졌다. 그러나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상장사가 영업손실을 기록한 84개사를 포함해 134개(25.0%)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141개사에 비해 7개 줄어든 것. 이들 상장사는 영업이익만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자를 갚기 위해서는 또다시 빚을 내야 하는 상황이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것으로, 1배 미만이면 영업활동에서 번 이익으로 금융비용조차 지불할 수 없기 때문에 잠재적 부실기업으로 분류된다. 이자보상배율이 1 이상인 회사는 375개사(69.8%)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78개사보다 3개 감소했다. 반면 이자보상배율이 5 이상인 회사는 212개사(39.5%)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93개사보다 19개 늘어났다. 이자비용이 '0'이어서 이자보상배율을 계산할 수 없는 회사는 28개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개 늘었다. 올 1분기에 이자를 한푼도 부담하지 않은 상장사는 강원랜드, 제일기획, 대덕전자, 대덕GDS, 광주신세계, 극동전선, 남양유업, 넥상스코리아, 신도리코, 신세계건설, 유니모테크, 퍼시스, 현대백화점H&S, 환인제약, LG애드, SJM, 경인양행, 모나리자, 모토닉, 삼영, 세원화성, 에스원, 영보화학, 우신시스템, 태광산업, 태평양종합산업, 한국쉘석유, 한라공조 등이었다. 이처럼 상장사들의 이자비용이 감소한 것은 수출호조로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했지만 국내경기 침체로 기업들이 투자를 꺼리면서 부채상환에 주력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편 상장사들의 올 1분기 순금융비용(이자비용-이자수익)은 1조3775억원으로 집계됐다. 순금융비용을 기준으로 한 상장사의 이자보상배율은 평균 11배로 나타났다. 또한 매출액 대비 이자비용 부담률은 평균 1.56%로 나타나 1만원어치를 팔아 156원을 이자로 낸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2.15%보다 크게 낮아진 것. 이처럼 상장사 4곳 중 한곳이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감당하지 못하고 있지만, 올 1분기 상장사의 순이익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12월 결산법인의 올 1분기 실적은 매출 138조1016억원, 순이익 14조224억원으로 나타났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0% 늘어났으며, 순이익은 무려 100.4%나 급증했다. 이는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 기록. 이처럼 상장사들의 1분기 사상 최대의 순이익을 기록한 것은 제조업 실적이 수출 호조로 크게 개선된 데다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던 금융업도 살아났기 때문이다. 제조업의 경우 1분기 매출액은 134조566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6% 증가했고 순이익은 13조2075억원으로 85.1%나 늘어났다. 또한 금융업의 경우 매출은 13조535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39%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순이익은 지난해 1361억원 적자에서 8149억원의 흑자로 전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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