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투입해도 적자만 쌓여가 예전 대우조선해양 꼴 날 수도
정부 3년간 총 8조원 혈세 투입 회의론 고강도 경영혁신 먼저

현대상선.ⓒ현대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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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혈세 먹는 하마’ 현대상선. 혈세를 투입해도 좀처럼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은 현대상선을 두고 산업은행이 구조조정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는 ‘실패론’ 고개를 들고 있다. 혈세를 투입해 회생의 길을 모색했던 현대상선은 적자만 쌓여가고 있다. 2015년 말 한진해운을 파산 처분하고 현대상선을 살리기로 결정했던 결정은 지금의 결과로 놓고 본다면 실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현대상선의 현재 처지는 ‘남파선’이나 다름없는 형국이다. 때문에 예전 대우조선해양 전철을 밟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산업은행은 방만관리로 인해 애물단지로 전락한 대우조선해양을 살리기 위해 투입된 혈세만 17년여 간 13조원에 달한다. 부실기업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다가 최근 들어 조선업황이 살아나며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이후 흑자 기조를 유지하며 부담을 털고 있는 산업은행은 부실기업으로 전락한 현대상선을 회생시켜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놓였다. 자칫 구조조정에 실패할 경우 혈세만 축내는 비판을 또 다시 받을 수 있어서다.

현재 상황에선 현대상선에 혈세를 투입하지 않고선 파산에 내몰릴 위기에 처해있다. 삼일회계법인이 현대상선 경영 실사보고서 내용에 따르면 현대상선 부채는 내년 3조3207억원으로 올해 2조5490억원 보다 7717억원 증가하는데 이어 2020년 5조2171억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2년 후 2022년에는 6조666억원으로 6조원을 돌파할 전망을 내놓았다. 이 전망대로라면 올해 3조262억원 자산 규모의 현대상선은 내년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된다.

경영활동도 나아지지 못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보면 2012년 마이너스에서 2013년과 2014년 플러스로 전환하다 2015년부터 4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영업을 통해 현금 창출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이는 당기순손실 지속되고 있는 원인으로 2014년 흑자를 낸 것을 빼곤 2012년부터 올해까지 적자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골칫거리로 전락한 현대상선에 혈세를 투입하더라도 회생의 길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퇴출해야 한다는 일각의 시선이 존재하지만 한진해운이 파산한 상태서 현대상선마저 파산할 경우 원양 국적선사가 사라질 것을 우려해 정부는 지난 4월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발표하고 현대상선 살리기에 돌입했다. 영구채 발행을 포함한 1조원 규모의 지원과 이에 더해 향후 3년간 총 8조원을 투입해 선박 발주 200척을 지원해 세계 10위권 선사로 발돋움할 수 있다고 정부는 보고 있다.

혈세 투입에 부정적 시선을 보내고 있는 일부에선 현대상선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선행돼야 가능하다며 회의론도 나온다. 즉, 현재의 방만한 경영으로는 혈세가 투입되더라도 현대상선을 살릴 수 없다는 것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최근 현대상선 정상화와 관련 “자본 투자만 한다고 자동으로 경쟁력이 강화되는 것이 아니다”며 “실적이 나쁘면 직원을 해고하는 고강도 경영혁신을 추진할 것이고, 안일한 임직원은 즉시즉시 퇴출할 것”이라고 ‘방만함’을 경고했다.

산업은행은 현대상선의 경쟁력 제고 방안 이행에 관한 MOU 체결, 경영관리단 파견 등을 통해 경영 혁신을 지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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