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퍼즐세션에서 이 회장 “회장 물러난다” 퇴임 밝혀
“내가 스스로 비켜야 진정으로 변화가 일어나겠구나 생각”

이웅렬 코오롱그룹 회장. [사진 / 시사포커스 DB]
이웅렬 코오롱그룹 회장. [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이 총수직을 내려놓고 퇴임한다. 이웅열 회장의 퇴임 고백은 임직원들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깜작 발언이었다. 그러면서 이 회장은 '청년 이웅열'로 돌아가 창업가의 길을 걷겠다고 선언했다.

28일 오전 서울 강서구 마곡동 코오롱원앤온리 타워에서 임직원 200여명의 참석해 열린 성공퍼즐세션에서 나온 이 회장의 총수직 퇴임 고백이다. 이날 말미에 예고 없이 연단에 오른 이 회장은 “내년부터 그 동안 몸담았던 회사를 떠난다”며 “앞으로 그룹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2019년 1월1일자로 코오롱 회장에서 물러나고 대표이사와 이사직도 그만둔다.

그가 이같은 결정을 내린 데는 코오롱에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위한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이 사내 인트라넷에 서신을 올린 내용을 보면 퇴임 배경이 묻어나 있다. 서신에서 이 회장은 “인공지능과 블록체인, 자율주행과 커넥티드카. 공유경제와 사물인터넷 등 산업 생태계 변화의 물결에 올라타면 살고, 뒤처지면 바로 도태될 것이다. 하지만 중장기 전략은 실체가 희미하고 꿈을 실행할 계획은 디테일하지 않다. 이제 그 한계를 느낀다”며 “내가 스스로 비켜야 진정으로 변화가 일어나겠구나 생각했다”고 퇴임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가 떠남으로써 변화와 혁신의 빅뱅이 시작된다면 제 임무는 완수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이 서신을 통해 퇴임 이후 행보도 밝혔다. 그는 “그간 쌓은 경험과 지식을 코오롱 밖에서 펼쳐보려 한다. 청년 이웅열로 돌아가 새롭게 창업의 길을 가겠다”며 “시불가실(時不可失·좋은 기회는 두번 다시 오지 않는다). 지금 아니면 새로운 도전의 용기를 내지 못할 것 같아 떠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20년 넘게 그룹을 맡으며 막중한 책임감과 중압감 등의 회장 재임 기간 겪었던 소회도 스스럼없이 서신을 통해 드러냈다. 이 회장은 “저보고 금수저를 물고 태어났다고 하는데 다른 사람들보다 특별하게 살아온 것을 부인하지 않는다. 그만큼 책임감의 무게를 느껴야 했다”며 “금수저를 꽉 물고 있느라 이가 다 금이 간 듯하다. 이제 그 특권과 책임감을 모두 내려놓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원만 코오롱그룹 창업주의 손자로 부친인 이동찬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의 바통을 물려받아 1996년 1월부터 23년간 회장직을 맡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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