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 뇌전증 신약 후보물질 美FDA 신약판매 허가 신청
판매 허가 시 2020년 美 출시 가능...7조원 규모 뇌전증 시장 본격 진출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 / 시사포커스 DB]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최태원 SK회장의 뚝심이 바이오·제약에서도 빛을 발휘하고 있다. SK가 독자 개발한 뇌전증 신약이 세계 최대 바이오·제약 격전지인 미국 시장에 도전, 7조원 규모 뇌전증 시장에 본격 진출을 위한 첫 걸음을 뗐다. 1993년 신약개발을 시작하며 중추신경계 질환 신약 개발에 주력해온지 25년 만이며 세노바메이트 개발에 착수한 지 17년 만이다.

SK㈜의 자회사인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신약 후보물질 세노바메이트(Cenobamate)의 신약 판매허가 신청서를 美FDA(식품의약국)에 제출했다고 26일 밝혔다.

국내 기업이 독자 개발한 혁신 신약을 기술 수출하지 않고 FDA에 NDA를 제출한 것은 이번이 최초다. FDA의 관문을 통과한 국산 의약품은 모두 10종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6종이 복제약이고 신약은 4종도 혁신 신약이라기보다 기존 제품의 효능을 일부 개선한 제품이다.

SK바이오팜은 북미·유럽·아시아·중남미 등에서 24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미국 법인인 SK라이프사이언스(SK Life Science, Inc.)를 통해 NDA를 제출했다.

부분발작(Partial onset seizure)을 보이는 뇌전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다수의 기관에서 두 번에 걸쳐 위약 대조 임상 2상 효능 시험과 대규모 장기 임상 3상 안전성 시험 등을 진행했다.

SK바이오팜 조정우 대표는 “당사가 제출한 NDA를 FDA가 검토하는 과정에서 긴밀히 협조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중추신경계 및 항암 분야 등 난치성 질환 치료제 개발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노바메이트는 최고 수준의 기술과 전문성이 필요한 중추신경계 난치성 질환 치료제로 FDA 판매 허가를 받게 되면 2020년 상반기 내 미국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 기관인 글로벌 데이터(Global Data)에 따르면 전세계 뇌전증 치료제 시장은 2022년까지 69억 달러(약 7조 원) 규모로 2018년 대비 12% 성장할 전망이다.

SK의 독자개발 신약이 상업화에 성공하면 SK바이오팜은 연구, 임상 개발뿐 아니라 생산 및 판매까지 독자적으로 수행하는 ‘글로벌 종합제약사(FIPCO)’로 본격 도약하게 된다.

이같은 성과는 최태원 회장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장기간 지속적인 투자를 멈추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2007년 지주회사 체제 전환 이후에는 신약 개발 조직을 지주회사 직속으로 두고 그룹 차원에서 투자와 연구를 진행해 왔다. 2011년 SK바이오팜을, 2015년 SK바이오텍을 출범시켰고, 최근 7월에는 SK케미칼의 백신 사업 부문을 분할해 백신 전문 기업 SK바이오사이언스로 새롭게 출발했다.

K바이오팜은 국내 최다인 16개 신약후보 물질의 임상 시험 승인(IND)을 FDA로부터 확보했다. 작년 12월 美 Jazz社와 공동 개발한 수면장애 신약 솔리암페톨(Solriamfetol) 역시 FDA에 NDA를 제출한 상태다.

바이오·제약을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는 SK㈜는 SK바이오텍을 중심으로 한 원료의약품 생산 사업에도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작년 SK바이오텍 아일랜드 공장 인수에 이어 지난 7월에는 美CDMO(위탁개발 및 생산업체) 앰팩(AMPAC) 인수에 성공했다. 세노바메이트의 시판이 결정되면 SK㈜ 자회사인 SK바이오텍 등이 원료의약품 생산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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