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관리 사각지대에서 ‘천하태평’
피해자 늘어나는데 구제방안 없어

유튜브에서 보험 영업을 하는 BJ가 늘어나고 있다(해당 사진은 기사와 무관). ⓒ유튜브 캡쳐
유튜브에서 보험 영업을 하는 BJ가 늘어나고 있다(해당 사진은 기사와 무관). ⓒ유튜브 캡쳐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인터넷방송에서 보험 영업을 하는 BJ 중 일부가 허위·과장광고는 물론 보험업법을 위반하는 행위까지 서슴지 않는다는 주장이 제기돼 금융당국의 신속한 대응이 요구된다.

익명의 제보자에 따르면 이들은 주로 기존 보험사·보험설계사·보험상품 등을 비방하는 말을 하며 시청자들을 모았는데 ‘보험료 때문에 힘들지 않냐’, ‘왜 보험사와 설계사들에게 돈을 헌납하냐’, ‘보험쟁이들은 쓰레기다’라는 식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에 동조하는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보험 영업을 하는 것은 물론 본인이 직접 설계사가 돼서 본인 및 가족 보험을 설계하고 수수료까지 받을 수 있다는 식으로 꼬드겼다고 주장했다.

물론 보험 비대면판매의 일종으로 볼 수도 있으나 문제는 판매방식이었다. 보험계약을 할 때는 본인이 직접 자필서명을 해야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았을 경우 보험업법에 따라 계약이 취소될 수 있다. 그러나 제보자는 “이들 중 일부는 서명을 메신저로 보내달라고 요구한 뒤 BJ가 필적을 따라해 대신 서명을 하는 형태로 계약을 다수 체결했다. 해당 행위로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적도 있음에도 개의치 않고 있다”고 전했다.

대필서명을 하기 위해 서명을 요구하고 있는 BJ. 사진 / 시사포커스DB
대필서명을 하기 위해 서명을 요구하고 있는 BJ. 사진 / 시사포커스DB

제보자는 "해당 방송에는 추종자 또는 내부직원이 있어 시청자들이 BJ에게 보험을 가입하도록 채팅창 분위기를 유도하는 경우도 빈번하다"고 말을 이었다. 일반 시청자들에게 문의가 오면 기존 보험증권은 보지도 않고 해지를 권유하고 이와 같은 방법으로 본인 보험대리점의 상품을 가입을 시키는데 전문가들이 보기에 오히려 더 나쁜 상품으로 가입을 시켰다는 것이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불완전판매를 집중적으로 단속하고 있는데 시청자들은 이에 대한 고지를 제대로 받지 못해 향후 피해를 볼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고 실제 피해자도 발생하고 있다. 현재 해당 BJ는 과거 동영상을 모두 삭제해 증거를 인멸하고 있다.

제보자의 말에 의하면 또 다른 BJ는 아예 시청자들을 본인 보험대리점의 설계사로 모집한 후 보험 영업을 시키며 보험사기의 피해자이자 동조자로 만들고 있다. 원수사가 설계사에게 지급하는 수수료 및 시책을 일부 가로챘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이어 “이들은 다른 모집종사자의 명의를 이용해 보험을 모집하는 경유계약을 서슴지 않는다”고 밝혔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보험사보다 대리점을 통하면 더 높은 수수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지만 당연히 보험업법 위반이다.

문제는 이 같은 방송을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이 금감원에 민원을 제기해도 형식적이고 원론적인 답변만 되돌아온다고 호소하고 있다. 엄청난 수의 불완전판매가 이뤄졌음에도 금융당국은 민원인·당사자가 아니면 조사를 할 수가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본인이 설계사가 되어 부실보험에 가입한 경우 본인 잘못이라고만 할 뿐 별다른 피해구제방안이 없는 상황이다.

해당 BJ가 소속된 보험사와 금융감독원에 알아본 결과 "자초지종을 정확히 알아보고 연락주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고통 받고 있는 피해자의 구제와 앞으로 피해자 발생하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금융당국의 조속한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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