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D램·낸드플래시 가격 각각 20%, 30% 하락 전망
中 반독점 조사 공식화 국내 반도체 업체 노골적 견제

삼성전자 반도체 내부 모습.ⓒ삼성전자
삼성전자 반도체 내부 모습.ⓒ삼성전자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수출의 유일한 버팀목이었던 반도체가 내우외환의 위기에 상황에 놓이면서 반도체 수출로 최고실적을 내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내년 보릿고개가 시작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반도체 고점 논란이 현실화 가능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중국 정부가 삼성과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가격 담합을 시사하는 발언을 내놓으며 규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다.

◆D램·낸드플래시 가격 하락 전망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4분기는 반도체 시황 둔화 영향으로 전사 실적이 전 분기대비 하락할 것”이라며 “내년 1분기도 IT 분야의 비수기 영향 등으로 실적 약세가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시황 둔화 요인으로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가격 하락이 꼽힌다. D램 익스체인지는 최근 월간 시황보고서에서 서버 DRAM 가격 약세로 2019년 D램 가격이 전년 대비 15~20%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낸드플래시는 3D NAND 생산능력 확대로 내년 25~30% 가격 하락을 전망했다. 올해 4분기에 DRAM 제품 견적이 전 분기대비 5%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고, 낸드플래시는 3분기에 약 10%의 가격하락에 이어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을 고려할 때 4분기에도 10~15% 가파르게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지난 10월 말 기준 D램(PC향·DDR4 8Gb 제품) 가격은 7.31달러로 전달(8.91달러)에 비해 10.7% 하락했다. 이같은 가격 하락은 ‘반도체 고점’논란에 힘을 싣고 있다. 낸드플래시(128GbMLC)의 경우 같은 기간 4.74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9월 보다 6.5% 하락한 가격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사진 / 시사포커스 DB]
삼성전자 SK하이닉스.[사진 / 시사포커스 DB]

◆中, 반독점 조사로 견제 수위 높여

반도체 시장이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美 마이크론 등 메모리 ‘빅3’를 겨냥해 반독점 조사를 실시한 중국 정부가 16일 “대량의 증거를 확보해 반독점 조사는 중대한 진전을 이뤘다”며 제재를 시사 하는 발언을 내놓았다.

구체적인 증거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자국내 반도체 업체를 육성하기 위해 노골적인 견제에 나섰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D램 점유율은 75%이다. 독과점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마당에 높은 실적을 기록하는 반면 중국의 스마트폰 및 PC업체들은 D램 가격 상승 탓에 불만을 제기해왔다. 따라서 이번 중국 정부의 반독점 조사를 공개한 발언은 반도체 독과점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국내 업체를 견제하겠다고 선포한 것이란 분석이다.

국내 반도체 업체들은 "가격 담합은 있을 수 없다"며 해명하고 있지만 타격을 입을지 앞으로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반도체 위기론에 초격차 전략으로 대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일단 초격차로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해 R&D 투자를 늘리고 있다. D램과 낸드플래시 지배력을 공고히 하고 극자외선(EUV)을 적용한 7나노 공정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역량을 대폭 끌어 올린다는 방침이다.

최근 중국 베이징에서 '삼성 미래기술 포럼'을 열고 메모리사업부는 'HBM2 D램'과 차세대 빅데이터와 스토리지 시스템에 최적화된 '256GB D램 모듈', 세계 최고 수준의 처리 속도를 구현한 '16Gb GDDR6 그래픽 D램', 파운드리 사업부는 최근 공정개발을 완료하고 생산에 착수한 EUV 적용 7나노 공정과 다양한 AI 용 토탈 솔루션 등 삼성전자만이 제공할 수 있는 차별화된 솔루션을 선보였다.

SK하이닉스는 최근 2세대 10나노급(1y) 미세공정을 적용한 8기가비트(Gbit) DDR4 D램을 개발하는 등 초격차를 유지해 나가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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