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공항 제15특임비행단, 보직해임없이 김 중위 전역만 기다려...은폐 의도"

14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김형남 군인권센터 정책기획팀장이 공군 횡령 은폐 사건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 / 현지용 기자
14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김형남 군인권센터 정책기획팀장이 공군 횡령 은폐 사건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 / 현지용 기자

[시사포커스 / 현지용 기자] 군인권센터에서 공군 장교가 수천여만 원을 횡령한 사건을 폭로했다.

군인권센터는 14일 오전 서울 마포구 이한열 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며 "지난 9월 서울공항 공군 제15특수임무비행단에서 행정계장 김 모 중위가 훈련 예산을 횡령했다"며 "그럼에도 부대는 김 모 중위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고 밝혔다.

센터는 이번 횡령 은폐 사건을 전하며 "김 모 중위는 지난 9월 초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실시하는 고급공수전술훈련(AAPTC)에 참가할 조종사들의 해외 체류 경비 5900만원 중 절반에 달하는 3000만원을 자신의 통장에 입금하는 횡령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이어 "김 중위는 조종사 임금을 그들의 개인 통장으로 지급하는 방식에서 대대 통장을 거쳐 지급하는 식으로 지급 결의서를 작성하고 제255공수비행대대장 조 모 중령의 결재를 받았다"며 "조종사들이 적은 경비를 받은 것에 의문을 품고 비행단 재정처, 감찰실에 문제를 제기하고 횡령이 밝혀지자 김 중위는 횡령한 3000만원을 같은 달 8일 다시 부대 통장으로 돌려놨다"고 전했다.

김 중위는 수 개월 간 부하 간부나 전역 병사 등 최소 10여명에게 총 1300여만 원이나 넘는 돈을 빌리고 갚지 않는 등 금전 문제가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센터는 "부대 공금으로 자신의 금전문제를 해결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이러한 상황에도 부대 측은 김 중위의 보직을 해임시키고 헌병 수사를 의뢰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255공수비행대대장 조 모 중령, 항공작전전대장 황 모 대령, 제15특수임무비행단장 배 모 준장 등 군 관게자들 모두가 즉각조치를 취하지 않고 지난 10월 말에야 수사가 이뤄졌다. 김 중위는 현재도 소속 대대 행정계장 직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센터는 "3000만원을 횡령한 범죄자의 보직을 유지시키고 부대 돈을 계속 맡기는 것은 명백하게 횡령을 은폐하려는 시도"라고 강하게비판했다.

김형남 정책기획팀장은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에서 "김 중위는 9월부터 사무실을 나오지 않는 등 무단 근무이탈을 120여회나 해 부대 업무를 맡는 비행단 재정처와도 업무마찰이 잦았다"며 "부대 측은 인사조치나 수사의뢰도 하지 않아 이를 부대차원에서 은폐하고 김 중위가 전역하기를 기다리려는 의도로 밖에 보일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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