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140여명에 “내년 2월까지 인수인계하라”
대거 해고 아웃소싱업계 전반으로 확산될까 ‘전전긍긍’

한국씨티은행이 콜센터 아웃소싱업체 직원들의 해고를 예고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씨티은행이 콜센터 아웃소싱업체 직원들의 해고를 예고해 논란이 일고 있다. ⓒ뉴시스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한국씨티은행이 콜센터 주부사원 백여 명을 대거 해고한다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씨티은행의 콜센터는 아웃소싱업체 직원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지난 2일 콜센터 직원 140여명에게 “내년 2월 8일까지 인수인계를 하고 나가라”며 막무가내 해고예고 통보를 했다. 인수인계를 하는 직원들에게는 퇴직위로금 100만원을 준다는 내용도 포함돼있었다.

논란이 일자 은행 측은 “확인한 후 답변을 드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센터가 강남에서 문래동으로 이전해 출퇴근거리가 늘어나게 되면 그만두겠다는 직원이 많아 불가피하게 정리하게 됐다는 게 은행 측 주장인 것으로 드러났다.

아웃소싱업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대거 해고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까봐 우려하는 눈치다.

씨티은행은 계속되는 영업실적 악화로 지난해 90개 지점을 대규모 통폐합했다. 그리고 해당 지점에서 일하던 직원들은 고객가치센터·고객집중센터라는 이름의 콜센터로 자리를 옮겨 텔레마케터 업무를 하게 됐다. 고객이 원하면 찾아가는 서비스도 진행하고 있다. 당시 씨티은행 측은 “고객 입장에서는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경험 많은 금융 전문가에게 은행 업무를 받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씨티은행의 임직원은 3549명, 점포 수는 44개로 집계됐다. 상위 5대 시중은행의 평균 임직원이 1만4394명, 평균 점포 수가 967개인 것과 비교하면 씨티은행의 각 점포에는 시중은행보다 5배 이상 많은 임직원이 배치돼있는 셈이다.

그러다보니 통폐합 이전부터 콜센터에 출근하던 아웃소싱업체 주부직원들의 입지가 줄어들었다. 내년 2월에 이들이 떠나게 되면 정규직이 그 자리를 채울 거라는 예상이다. 지난 6일 국회 정무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씨티은행 직원 4604명 중 27%인 1260명이 비정규직이다.

점포 통폐합과 비대면 판매 확대로 인해 씨티은행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016년보다 8.7% 증가한 2935억원, 당기순이익은 13.7% 증가한 2413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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