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회장, 도청 프로그램으로 직원사찰...카메라까지 원격조종"
"비자금 조성에 직원 차명으로 주식매매, 탈세위해 대여금 횡령"
"구속은 3억, 집행유예는 1억...뇌물 돈봉투로 직원회유·협박해"
"디지털성범죄 영상 없애는데 DNA필터링 하루빨리 적용해야"

13일 오후 2시께 서울 중구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 사무실에서 공익신고자 A씨가 양 회장의 직원 사찰, 디지털성범죄 영상 유통, 비자금 조성에 대해 폭로했다.  사진 / 현지용 기자
13일 오후 2시께 서울 중구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 사무실에서 공익신고자 A씨가 양 회장의 직원 사찰, 디지털성범죄 영상 유통, 비자금 조성에 대해 폭로했다. 사진 / 현지용 기자

[시사포커스 / 현지용 기자]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디지털성범죄 영상 유통, 도청, 사찰, 탈세 등 범죄행위에 대해 한 공익신고자가 이를 밝혔다.

탐사보도 전문그룹 뉴스타파와 셜록, 프페시안이 공동으로 주최한 이번 양진호 사건 공익신고자 기자간담회는 13일 오후 2시께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 사무실에서 취재진들이 모인 가운데 진행됐다.

공익신고자 A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디지털 성범죄 영상과 관련해 웹하드 업계 내부에서는 이를 근절해야한다는 한목소리가 있었으나, 지난 7월 28일 SBS 그것이 알고싶다 보도를 통해 비밀리에 업로드 조직을 운영한 것을 알고 분노를 금치 못했다"고 밝혔다.

A씨는 "경찰 수사 착수에도 내부에서 증거인멸이 있어 내부고발 없이는 진실이 밝혀지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이번 내부 고발은 단순한 양 회장의 엽기행각 폭로가 아닌, 디지털 성범죄를 밝히기 위한 것"이라 말했다.

13일 오후 2시께 서울 중구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 사무실에서 공익신고자 A씨가 양 회장이 사내 임직원들을 사찰하는데 이용한 도청 프로그램 '아이지기' 실제 화면을 공개했다. 사진 / 현지용 기자
13일 오후 2시께 서울 중구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 사무실에서 공익신고자 A씨가 양 회장이 사내 임직원들을 사찰하는데 이용한 도청 프로그램 '아이지기' 실제 화면을 공개했다. 사진 / 현지용 기자

A씨는 이번 폭로 자료에서 양 회장이 회사 내부에서 임직원들에게 설치하도록 한 도청 프로그램 '아이지기'를 가장 먼저 밝혔다. A씨는 "도청 앱은 관리자 페이지를 통해 도청 앱 설치자의 통화내역, 문자, 주소록, 위치, 카메라, 음성녹음, 앱녹음(앱 활동 로그)까지 볼 수 있도록 돼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도청 프로그램이 설치되면 모든 정보가 서버에 저장돼 관리자 페이지에서 서버를 통해 해당 스마트폰의 모든 정보를 볼 수 있게 된다"며 "이런 방식으로 거의 모든 직원의 스마트폰을 도청했고 수개월간 관리자 페이지를 통해 열람해 그것을 활용했다. 양 회장은 도청 데이터가 너무 많아지자 저에게 관리를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이러한 도청 프로그램에 대해 양 회장에게 불법을 근거로 폐기를 요구했으나 양 회장은 이를 거부하다 나중에 폐기했다"며 "그럼에도 양 회장은 전보다 더 업그레이드된 도청 프로그램을 개발하려는 시도 정황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양 회장의 비자금 조성방법에 대해 A씨는 "양 회장은 법인을 설립해 기존 법인 주식을 매매하고 이를 임직원 명의로 주식을 소유케 한 다음 나중에 그 주식매매 돈을 양 회장 개인이 쓰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고 답했다.

다른 방법으로는 "대여금 방식으로, 양 회장은 본인 주식에 대핸 배당금을 충분히 받아 이용할 수 있음에도 배당금으로 인한 세금 납부를 피하기 위해 대여금으로 회삿돈을 빼 썼다"며 "지금까지 수십억원을 이용하면서 원금과 이자 일부를 갚고, 나머지는 아직도 갚지 않은 상태"라 설명했다.

주식매매 방식에 대해 A씨는 "2013년도 직원 중 하나에게 몬스터 주식회사 설립을 지시해 설립시 금전소비대차계약서를 작성했다"며 "한국인터넷기술원에서 해당 직원에게 5억 원을 빌려주면서 주식 명의신탁계약서를 쓰게하고 직원의 아파트를 담보잡았다. 3년 후 판도라TV, 몬스터 주식회사 주식을 매각했다"고 말했다.

A씨는 "이에 따라 한국인터넷기술원 입장에서는 횡령 피해를 봤다. 양 회장이 개인 수익을 얻고도 탈세하면서도 이런 방식으로 회계팀에서 직원들의 대금, 인감 및 통장을 관리하며 양 회장이 사용했다"며 "실제 조사과정에서 퇴사 임원조차 자신도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지 모른 것을 확인했다"고 증언했다.

이후 취재진과의 질의에서 해외 불법음란물 업로드 비밀조직 폭로에 대해 A씨는 "지난 7월28일 SBS 그것이알고싶다 보고 이후 양 회장과 유 사장이 해외로 도망가는 것을 보고 의아했다. 이에 대해 임원들 일부와 자체조사를 하자 헤비업로더 관리, 서버를 통한 일명 '끌어올리기' 행위를 확인하고 분노와 배신감을 많이 느꼈다"고 답했다.

13일 오후 2시께 서울 중구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 사무실에서 공익신고자 A씨가 양 회장이 임직원들에게 허위진술을 강요하는데 동원한 뇌물 돈봉투 증거물을 보이고 있다. 사진 / 현지용 기자
13일 오후 2시께 서울 중구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 사무실에서 공익신고자 A씨가 양 회장이 임직원들에게 허위진술을 강요하는데 동원한 뇌물 돈봉투 증거물을 보이고 있다. 사진 / 현지용 기자

경찰 수사과정에 대해 A씨는 "대대적인 수사가 있기 이전 양 회장이 허위진술을 강요하고 회유, 협박을 지속적으로 해 임직원들과 그 가족들이 고통에 시달렸다"고 호소하며 양 회장이 경기도 성남 판교의 모 카페에서 한 임직원에게 뇌물로 제시한 돈봉투 500만원을 그 증거로 취재진 앞에 보였다.

A씨는 양 회장은 허위진술 강요 및 회유책으로 "이 사건으로 구속되는 직원에게는 3억 원, 집행유예시 1억 원, 벌금을 받을시 금액의 2배, 소환조사시 해당 직원 1인 당 1천만원을 주겠다"고 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박에 있어서는 "핵심임원들에게 '내가 구속되면 너희가 무사할 줄 아느냐, 너만 살겠다고 배신할 것이냐'고 협박하며 실제 직원 1명은 이때문에 심장 수술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양 회장의 증거인멸에 대해 A씨는 "지난 8월 초 양 회장이 핸드폰을 교체하는 등 수차레에 걸쳐 핸드폰을 교체해 카카오톡 메신저 기록을 통한 회사 운영 지시 등 증거를 인멸하고자 했다"며 "그럼에도 경찰 조사시 양 회장이 갖고 있던 구형 폰 및 신형 폰이 결과적으로 경찰에 모두 제출됐다"고 답했다.

더불어 "직원들의 PC 및 하드디스크 교체와 삭제 행위가 이뤄졌다"며 "양 회장 본인의 이름이나 직위가 들어간 모든 문서 또한 폐기 및 삭제조치가 됐다"고 덧붙였다.

양 회장과 회사에 대한 전격 압수수색을 사전 입수했다는 것에 대해 A씨는 "이미 압수수색이 들어가기 전날 그 사실이 임원들에게 전달됐다. 어떠한 경로로 전달됐는지는 알지 못하나, 증거인멸을 통한 디지털성범죄 수사가 쉽게 진행되지 못할 것이라 판단해 이번 내부고발로 진실을 밝히기로 했다"고 답했다.

한편 필터링 업체 뮤레카와 관련해 A씨는 "뮤레카가 양 회장의 소유이던 것은 맞으나 필터링 기술을 불법적으로 악용하거나 부정한 방식으로 썼다는 사실은 자체조사에서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일부 여성단체에서 A씨를 향해 양 회장과 공범이라는 주장에 있어서는 "저 나름대로 디지털 성범죄를 최선을 다해 막아보려 함에도 그러지 못한 것에 대해 피해자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싶다"고 밝혔다.

양 회장의 뮤레카 필터링 업체 소유 이유에 대해 A씨는 "2008년 필터링 업체를 인수한 것은 지난 5년 전까지 저작권 분쟁이 회사의 주요 이슈였기 때문"이라며 "디지털성범죄 영상물을 없애기 위해 DNA 필터링 기술을 여기에 반드시 적용시켜야 한다. 이에 대한 법개정도 하루빨리 따라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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