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전장에서 장수 목을 베어 놓고” VS 홍영표, “김동연 경제부총리 차질없이 챙길 것”

문희상 국회의장과 김관영 원내대표, 홍영표 원내대표, 김성태 원내대표가 정례회동을 갖고 있다. [사진 / 오훈 기자]
문희상 국회의장과 김관영 원내대표, 홍영표 원내대표, 김성태 원내대표가 정례회동을 갖고 있다. [사진 / 오훈 기자]

[시사포커스 / 박고은 기자]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3당 원내대표가 12일 정례회동을 가졌지만 윤창호 법의 신속한 법안 처리를 합의한 것 외에 내년도 예산안 심의와 쟁점 법안 협의에 대해서는 여전히 이견을 보이며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회동 이후 기자들에게 “윤창호 법을 신속히 처리하기로 합의한 것 외에는 합의한 게 별로 없다”고 밝혔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본지 기자가 ‘다른 사안에 대해서 이견이 많이 표출된 것인가’라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이견 표출이 심해 합의에서의 진전이 없었던 것인가’라고 묻자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죠”라고 조심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예산안조정소위원회 소위원회 정수조정에 대해서도 논의했는가’라고 질문하자 “논의했지만 별로 없다”고 말할 뿐이었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이 정례회동을 갖고 있다. [사진 / 오훈 기자]

한편 문 의장과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김성태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의장실에서 정례회동을 갖고 해당 현안을 논의하기로 했지만 회동 모두발언에서부터 김동연-장하성 경질 및 조명래 환경부 장관 임명 강행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경제투톱 경질에 대해 “국회 예산을 심의해 달라고 예산을 넘겨놓고 주무부처 장관을 경질하는 경우가 (과거에도) 있었나”라고 지적했다. 이에 문 의장은 “없었다”면서도 “12월 2일까지 예산을 통과시켜 줘야한다”고 못을 박았다. 홍 원내대표도 “차질 없이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예산과 법안을 챙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 원내대표가 이내 “전장에서 장수 목을 베어 놓고서 그 장수가 뭐하겠는가”라고 맞받았다.

홍 원내대표는 “법적으로 다음 장관이 임명 되기 전까지 김 경제부총리가 차질없이 예산심사를 마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김 원내대표는 “바꾸라고 했지만 순차적으로 장하성 청와대 실장부터 먼저 (교체)하고 경제부처를 바꾸라고 한 것”이라면서 동시 경질에 대해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문 의장은 “역지사지 해야 한다. 주장만 앞세우면 끝까지 해결이 안된다”며 “국회는 원래 싸우는 곳이지만 합리적인 말과 논리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진솔하게 다퉈야 한다”고 중재했다. 그러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일 조명래 환경부 장관 임명을 강행한 것에 대해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가 지적하며, 문재인 정부 인사에 대한 문제제기를 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문 의장께서 역지사지를 말하셨는데 최근 민주당과 대통령이 보여주신 행보가 역지사지와 거리가 있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며 “문재인 대통령 들어서서 1년 6개월만에 국회서 인사청문보고서가 제대로 채택되지 않고 7번째 장관이 임명됐다”고 꼬집었다. 이어 “헌법재판소 재판관, KBS 사장까지 합치면 10명이 임명 강행된 것”이라며 “민주당이 그렇게 일방독주다 표현 했던 박근혜 정부 4년 반 동안에도 9명이 임명 강행 됐는데 민주당은 벌써 10명이 강행됐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지난 9월 20일 여야 원내대표 협상에서 인사청문회 제도를 개선하자고 합의했는데 이번에 또 환경부 장관 임명이 강행돼 대단히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야정상설협의체를 지난 5일에 했는데 5일만에 무시하고 장관 임명을 강행하는 모습을 보면 문 의장 말대로 예의를 갖추는 국회가 되어야 한다”면서 “칼자루를 쥔 사람이 달라져야 한다”고 대여 압박 수위를 높였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인사에 부족한 것이 많았다고 인정하면서 인사청문회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특히나 “백지신탁제도가 엄격해 기업인이 장관이 될 수 없어 기업인을 뺀 장관을 찾다보면 관료나 교수밖에 없다”며 “인사청문제도는 전체적으로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성태 원내대표는 “법과 제도만 탓하지 말라”며 “유독 이 정권이 ‘코드인사’ 하니 어려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 의장은 맹자에 자모인모(自侮人侮)란 말을 인용,, “자신이 먼저 자신을 엎신여기면 남도 자기를 엎신 여긴다”며 “여야가 힘을 합쳐 스스로 제도를 고쳐야 한다”고 각 당 원내대표들에게 인사청문제도에 대한 개선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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