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의 삼성생명 길들이기냐, 소비자권익 보호냐

사진 / 시사포커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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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금융감독원이 즉시연금 미지급분에 대해 재조사를 예고한 가운데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의 3분기 영업실적이 예상치를 하회해 깊은 고민에 빠졌다.

8일 윤석현 금감원장은 서울 그랜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서민금융박람회장에서 즉시연금 미지급분 재조사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적부진 등의 악재를 겪고 있는 생명보험사들은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삼성생명의 3분기 영업이익은 3865억5400만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2.7% 감소한 것으로 예상치였던 3425억원에 약간 못 미친 성적이다. 당기순이익은 13.2% 감소한 2975억8500만원이고 매출은 1.2% 감소한 7조5205억원이다. 2분기와 비교하면 70% 이상 큰 폭으로 감소했다.

한화생명은 상황이 더 안 좋다.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16.7% 감소한 2208억2500만원으로 나타났다.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7.89% 증가한 1405억원이었지만 예상치에 하회했다는 분석이다.

이는 가계경제가 악화돼 보험을 유지하지 못하고 해지하는 고객이 증가하는 거시적인 요인과 IFRS17 도입 등으로 인해 판매 수수료 체계 개편, 세제혜택 축소 등 미시적인 요인이 수입보험료의 감소로 이어진 결과로 해석된다. 삼성생명의 경우 신상품 출시에 따른 마케팅비용의 증가도 실적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와중에 삼성생명 4300억원, 한화생명 800억원으로 추정되는 즉시연금 미지급분에 대한 재조사를 실시한다고 하니 생보사 입장에서는 애가 탈 노릇이다. 대부분의 생명보험사들은 즉시연금 미지금분을 일괄지급하라는 금감원의 권고를 거부하고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에 금융소비자연맹은 즉시연금 환금예상금액을 조회할 수 있는 전산시스템을 만들어 공개했고 2차 공동소송 원고단도 모집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금감원이 삼성생명을 길들이려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26일 국회 정무위 종합 국정감사에서 이상묵 삼성생명 부사장이 출석, 국회의원과 윤 원장에게 뭇매를 맞았다. 다른 보험사들은 삼성생명이 결정하는 대로 따라가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이 부사장을 필요 이상으로 추궁했다는 것이다.

즉시연금 미지급분 사태가 법정에 설 경우 이해당사자 수가 많고 액수가 커 수년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IFRS17 도입 전에 이번 사태가 마무리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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