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중간선거]‘북미회담 연기’ 벌써부터 대북정책 동력 잃나…난감해진 文 대통령
[美중간선거]‘북미회담 연기’ 벌써부터 대북정책 동력 잃나…난감해진 文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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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 뺏겨도 웃음 숨기지 않는 트럼프 속내는?
‘한반도 운전자론’ 결국 북한 설득 우선돼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 / cnn.com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 / cnn.com

[시사포커스 / 박고은 기자] 미 중간선거 직후인 7일 미 국무부가 오는 8일 뉴욕에서 열릴 예정이던 북미고위급회담이 무기한 연기 됐음을 하루 직전 발표하면서 북미대화의 동력이 벌써부터 약화 조짐을 보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미회담이 연기됐다고 북미회담이 무산되거나, 북미회담의 동력을 상실했다는 방향은 아니다”라고 서둘러 진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미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게 되면서 대통령직이 위태로워질 만한 러시아 스캔들, 성추문, 미 대선 개입설 등 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수사가 급물살을 타 미북 간 비핵화 협상은 후순위로 밀려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민주당이 애초 북한에 대해 대화‧타협적 외교 정책의 입장을 가졌다 하더라도 북한 인권문제를 협상 테이블에 올리라고 압박할 가능성이 높고 하원이 가지고 있는 감독청문회 제도를 이용, 대북정책에 대한 날선 감시‧견제를 통해 끊임없이 브레이크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이 본인의 스캔들 및 수사를 방어하기 위해 오히려 더욱 대북정책에 엑셀을 밟을 수도 있지만 북미 고위급회담이 열리기 하루 직전 미루는 모습을 보아 이같은 가능성은 옅어지고 있다.

하원 뺏겨도 웃음 숨기지 않는 트럼프…北에 채찍 들까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사포커스DB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사포커스DB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을 노리고 있기에 대북정책 노선도 바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에게 하원을 빼앗겼다 해도 공화당이 상원을 지켜내면서 ‘블루 웨이브’ 현상은 미풍에 그쳤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까지 엿보는 계기로 볼 수 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굉장한 성공을 거뒀다. 모두에게 감사한다”고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탄핵이라는 위험부담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점도 트럼프 대통령이 흡족해 하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민주당이 하원을 차지해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을 추진할 수 있는 탄핵소추가 가능해졌지만 탄핵을 심리 후 최종 결정하는 상원은 여당인 공화당이 차지해 그 가능성은 희박하다. 특히나 상원을 방어할 정도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존재한다는 반증이기에 민주당이 섣불리 탄핵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반 트럼프 진영이 결집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나름대로 선방했다는 평가다. 그렇기에 대북정책도 재선을 목표로 다듬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간선거 이전, 북미 간 비핵화 이견으로 실질적 성과를 도출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의 대북정책이 선거에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도록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굉장히 관계가 좋다”, “김 위원장을 정말로 신뢰한다”는 등 유화적 태도를 보이며 끝까지 대화 모멘텀을 유지했다.

그러나 선거는 끝이 났고 2020년 재선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았기 때문에 여론 평가에 당분간 일회일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 리스트 제출 등 실질적 비핵화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대북강경 모드로 전환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본인의 스캔들로 향하는 국내 정치 상황을 환기시키고 자신의 외교적 성과를 극대화해야할 시점인 상황에서 현재 국내에서 불만이 제기되고 있는 대북협상 태도를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즉 미국 유권자들을 겨냥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난감해진 ‘한반도 운전자’ 文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강원도 원주시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열린 '2018 공공기관장 워크숍'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강원도 원주시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열린 '2018 공공기관장 워크숍'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통해 “남북 간 철도와 도로 연결, 산림협력, 이산가족상봉 등 남북 간에 합의한 협력 사업들도 여건이 되는대로 남북협력기금을 통해 차질 없이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정부는 올해보다 14% 증액한 1조1000억원으로 편성할 정도로 남북 경제협력 및 교류 활성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상황이다.

애초 미국 정부는 우리 정부의 이같은 남북경협 움직임에 대해 견제구를 날려 왔지만 미 국무부가 지난 5일 북미 고위급회담 일정을 발표한 성명에서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공동성명의 4가지 기둥(4 pillars)의 진전을 만드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혀 미국이 북측에 북미수교, 종전선언이나 대북제재 완화라는 당근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기대를 한 바 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6일 춘추관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중간선거 이후 새롭게 조성된 환경과 정세 속에서 북미 협상도 새로운 접근법을 취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특히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 한반도 항구적 평화정착 문제도 본격적으로 협상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싱가포르 공동선언 4가지 합의 사항의 순서가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1항)→한반도 항구적 평화 정착(2항)→한반도 비핵화(3항)→유해 발굴(4항) 순서로 되어 있었는데 지금까지는 순서가 뒤에서부터 이뤄져왔다”고 밝혔다.

이어 “유해 발굴이 이뤄지고 이후 비핵화 문제가 중점적으로 논의 되어 왔다면 이번 고위급 회담에서 1항과 2항 문제도 본격적으로 협상 되는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판단했다. 이는 중간선거 이후 본격적으로 북미수교와 한반도 항구적 평화 정착 즉, 종전선언 혹은 대북제재 완화에 대해 협상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청와대가 이렇게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데에는 미국이 중간선거 이후 북미 고위급 회담을 개최하겠다고 밝히면서 실질적인 북미 협상이 진행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보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또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도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연내 종전선언에 대한 가능성을 기대하기도 했다.

정 실장은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연내 종전선언 목표는 변함 없는 것인가’라는 질의에 대해 “연내 종전선언이 가능하도록 관련국들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이 종전선언 형식에 대해 ‘정상급이 아닌 실무급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있는 것인가’라고 추가로 질문하자 “종전선언의 형식이 오픈돼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북미 고위급회담 하루 직전 취소되고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하지 못하게 되면서 향후 대북정책이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지 안개 속이다.

민주당이 북한 인권문제 개선 및 북핵협상 관련 공개 청문회를 요구해 비핵화 협상이 발목이 잡힐지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모드 전환으로 교착상태에 계속 남아있을지 추이를 지켜봐야하지만 그 어떤 방향성으로 진행되든 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의 동력은 더욱 저하될 것으로 판단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화정책을 펼칠 때에도 실질적 비핵화 조치 없이는 대북제재 완화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기 때문이다.

더욱이 트럼프 대통령이 칠면조 요리처럼 비핵화 협상을 느긋하게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라 남북경협에 속도를 내려는 우리 정부 측 입장에서는 난감할 따름이다. 하지만 한반도 운전자론에 기반, 비핵화 협상을 본 궤도로 돌려 놓으려 한다면 이제 더 이상 미국만이 아닌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조치를 위한 설득이 우선적으로 병행되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측은 여야가 미국을 방문하는 의원외교 활동과 정부의 면밀한 대응을 주문하고 있지만 대북압박을 계속 견지하는 미국이 움직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중간선거 결과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시간 7일 “제재를 풀고 싶지만 그들 역시 반응 해야 한다”며 “전혀 서두르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초 김 위원장을 만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북한의 성의 있는 태도 없이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1차 북미 정상회담 취소, 8월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취소에 이어 이번에도 고위급 회담을 연기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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