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대회 무승 꼴찌, 컵 대회에선 2부리그 팀에 발목
주전선수-비주전선수 격차 커 ‘불안’

PSV 아인트호벤 선수들이 관중의 환호에 응답하고 있다. ⓒPSV.nl
PSV 아인트호벤 선수들이 관중의 환호에 응답하고 있다. ⓒPSV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PSV 아인트호벤이 비테세를 꺾고 개막 후 리그 11연승을 달성했다. 마크 반 보멜은 감독 네덜란드 클럽 부임 후 11연승을 달성한 두 번째 감독으로 이름을 올렸다.

올시즌 아인트호벤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현재 11라운드까지 진행된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서 11연승을 기록하고 있다. 라이벌 아약스도 안방에서 3-0으로 잡았고 전체 득실도 39득점 4실점으로 압도적인 상황이다. 1997년에 모르텐 올센 감독이 아약스에 부임하고 11연승을 기록한 후 21년 만에 나온 기록이다. 당시 아약스는 압도적인 승점 차로 우승을 차지했다.

수치만 보면 아인트호벤의 리그 우승이 유력해보이지만 실상을 조금만 들여다보면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우선 아인트호벤은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1무 2패를 기록하고 있다. 바르셀로나-토트넘-인테르와 함께 죽음의 조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변명의 여지는 있지만 리그에서의 모습과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안방호랑이에 불과한 팀으로 비춰질 수 있다. 16강 진출은 사실상 물 건너갔고 조3위로 유로파리그라도 진출해야 팀의 경쟁력이 올라갈 텐데 그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

또한 네덜란드 컵 대회(KNVB Beker)에는 비주전선수들을 선발 출전시켰는데 2부리그 팀인 RKC 발바이크에게 연장 접전 끝에 패배해 탈락했다. 아약스가 리그, 챔피언스리그, 컵 대회에서 모두 순항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아쉬울 수밖에 없는 성적이다.

마크 반 보멜 PSV 아인트호벤 신임 감독. ⓒPSV
마크 반 보멜 PSV 아인트호벤 신임 감독. ⓒPSV

그도 그럴 것이 아인트호벤은 주전선수와 비주전선수의 기량 차이가 매우 크다. 베스트 일레븐은 리그에서 내로라하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연승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나머지 선수들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리그 11라운드가 치러질 동안 아인트호벤은 여덟 경기에서 똑같은 선발 라인업을 내세웠다. 그나마 달랐던 세 경기도 딱 한 명씩 달랐을 뿐이다. 아약스는 단 세 경기만 같은 라인업으로 경기를 치렀다.

아인트호벤의 비주전선수들은 경기에 출전하는 시간이 적다보니 기량이 떨어지고, 기량이 떨어지다보니 경기에 출전할 가능성이 낮아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실제로 아인트호벤의 39골 중 비주전선수들이 기록한 골은 5골에 불과하다. 또 베스트 일레븐은 강력하지만 유럽 강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실력은 아니기 때문에 챔피언스리그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아인트호벤이 호성적을 기대할 수 있는 대회는 이제 리그밖에 남지 않았다. 시즌은 길기 때문에 리그 우승을 노리려면 베스트 일레븐만으로는 어렵다. 아주 운이 좋게도 주전선수들이 한 명도 부상을 당하지 않고 체력적으로 힘들어하지 않는다면 가능할 수도 있지만 그동안 선수들의 부상으로 신음하는 팀을 너무 많이 봤다.

앞으로 리그 종료까지 23경기, 5개월여가 남았다. 아인트호벤의 상황이 나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탄탄대로만 걸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레전드’ 반 보멜 신임 감독이 앞으로 어떻게 운영해나갈지 우려 섞인 기대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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