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쪽’ 을 택한 포크 싱어의 길

싱어 송 라이터 박강수의 지난 기사들을 검색해보면 오랫동안의 언더그라운드 가수로 활동했던 경력은 있지만 늦은 데뷔 탓인지 아직 신인가수라 불리어도 좋은 신선한 이미지를 그녀에게서나, 또 음악에서도 느낄 수가 있다.
벌써 4장의 음반을 발표 했음에도 낯선 이름 박 강수! 하지만 그녀의 활동영역을 들여다보면 이미 많은 대중들이 기억할만한 노래와 목소리임을 확인할 수 있다.

박강수라는 가수를 아느냐고 물었을 때 과연 몇이나 긍정의 대답을 할 수 있을까?
박강수라는 가수는 낯설지만, 그의 음악에는 왠지 친근함이 묻어있다. 시대와 세대의 변화에 맞춰 늘 새로운 노래에 목말라하는 대중들이지만, 때로는 지난 추억을 기억하고 싶은 이들이 있기에 ‘포크음악’의 시대는 지났지만, 박강수의 음악은 편안함을 안겨준다.


포크싱어는 나의 운명
박강수의 1집 음반을 듣다보면 70년대의 포크음악의 대명사였던 가수 한대수를 떠오르게 한다. 1집 수록곡 ‘가겠소’ ‘바람아’ ‘눈물이 나’ 등의 노래를 듣고 있자면, 도대체 2000년대에 활동한 가수라고는 생각 되지 않을 만큼 옛스러움이 고스란히 묻어 있다.
“전라북도 남원이 고향이에요. 20대만 해도 제가 가수가 될 거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어요. 어린 시절의 꿈과는 전혀 다른 길을 가는데 있어 큰 영향력이 있거나 계기가 되었던 일도 없었는데 말이죠. 아마도 운명이 아닌가 싶어요. 타고 났다고 하면 건방진 소리일지 몰라도 어머니의 좋은 목소리가 아마도 지금 가수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되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일까? 박강수의 음악을 듣다 보면, 마치 숲속에 와 있거나 대 자연 속에 있는 것 같은 상상을 하게 된다. 그리움을 알고, 사랑을 이별을 잔잔히 노래한다. 수록된 노래들의 가사를 보면 한편의 시 같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데 아마도 그녀가 얘기하는 유년시절의 시골 생활들이 그대로 비춰지는 듯도 하다.
이런 점은 최근 발매된 그의 3집에서도 고스란히 느낄수 있다. 기존의 노래와 사뭇 다른 경쾌하고 밝아진 음색이지만 타이틀 곡 ‘시작하기’를 비롯한 10곡의 노래들은 마치 누군가 앞에 앉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게 된 이야기를 듣고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들게 한다.
공연과 라디오방송 활동을 주로 했던 그는 지금도 개편과 상관없이 몇 년째 고정을 맡고 있는 라디오 프로그램이 있다. 라이브 코너가 있는 날에는 문자메시지가 평소의 배가 된다고. 재미도 있고 보람도 느낀다는 그녀의 얼굴이 편안해 보인다.

2002년 1집 활동으로 공식 데뷔 했을 때부터 박강수는 라이브 가수였다. 많은 사람들이 위험성과 수익 면에서의 걱정을 앞세웠지만 역시 그녀의 용기 있는 선택은 가능성이라는 확답을 받아 내기에 충분 했다. 때문에 2007년이 된 지금, 계절별로 라이브 무대에 오르는 동안 그녀의 공연소식을 기다리는 관객들 또한 늘어났고 대학로 소극장 공연을 이야기할 때는 늘 그녀의 이름이 빠지지 않고 거론 되고 있다. 가수와 관객과 음악이 하나 되는 콘서트 무대의 매력은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이라 확신하는 그는 영화 ‘마파도’ 등 ost 작업에 참여를 하며 음악적으로 역량을 넓히긴 했지만 포크음악에 대한 아쉬움은 여전하다고.
“70년대의 양희은, 박인희, 이연실 선배님 등의 여성 포크싱어의 대를 이어 남궁옥분, 양하영, 장필순 선배님 등이 활동을 했었죠. 하지만 그 이후 또 누가 있을까를 생각해보면... 아마도 제가 마지막 바통을 이어받은 가수가 아닌가란 생각을 하고, 또 그런 질문도 많이 받아요. 저도 후배들이 많이 생겨나길 바라지만 역시나 대중적인 기호를 선호하는 신세대들을 생각한다면 힘들지 않을까 싶어요. 참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죠!”
처음 포크싱어로의 길에 접어들었을 때, ‘하고 싶은 것’과 ‘할 줄 아는 것’에 선택의 의미를 두었다던 박강수. 결국 그는 흐름을 따르는 것 보다는 ‘하고 싶은 쪽’을 택했다. 통기타 음악의 생명력을 믿는다는 박 강수는 죽을 때까지 노래할 것임으로 결코 서두르지 않겠다는 각오를 거듭 강조한다.


편식하지 않은 음악
음식도 골고루 섭취해야만 건강에 좋다. 음악 역시 마찬가지다.
음악에도 많은 장르가 있지만 앞으로 더 폭넓게 조명되어진다면 통기타음악사에서의 박강수 이름은 결코 빠지지 않을 것임을 확신한다. 그의 음악이 건강하게 더 자라나기를 바라고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대중들의 귀 기울임이 있어야 할 것이다.
고집스러워 보일 수는 있지만 ‘소신이 없는 음악은 결국 껍데기’라 생각한다는 그녀의 말을 기억하며, 앞으로도 소신있는 포크싱어로 음악계에 한 획을 그을수 있는 멋진 음악인으로 남길 바란다.
사진 맹철영 기자 of_photo@sisafoc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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