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건전성 확인하는 재무제표는 일반인 해석 어려워
쉽고 간편한 금감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활용

사진 / 임솔 기자
사진 / 임솔 기자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우리나라 국민 대부분이 보험에 가입돼있지만 가입한 보험회사의 자산건전성이 좋은지 나쁜지 알아보고 가입하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다.

지난해 보험연구원이 코리아리서치센터에 의뢰해 전국 성인남녀 2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7년 보험소비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생명보험회사를 선택할 때 상품 경쟁력(44.0%)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브랜드 신뢰성(20.7%), 가격 경쟁력(13.8%), 서비스 지원(13.2%), 개인적 관계(2.9%)의 순이었다. 생명보험회사규모를 생각하는 비율은 1.9%에 불과했다. 손해보험회사를 선택할 때의 고려사항도 수치만 조금씩 달랐을 뿐 우선순위는 같았다. 손해보험회사의 규모를 고려하는 비율은 2.1%였다.

또 지난달 17일 보험연구원이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성인남녀 244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가구당 보험 가입률은 98.4%로 나타났다. 생명보험 가입률은 85.9%, 손해보험 가입률은 91.0%로 모두 지난해보다 상승했다. 그러나 그중 98%가 보험사의 자산규모를 고려하지 않은 채 보험 상품에 가입한다는 뜻이다.

보험회사는 금융위원회의 허가를 받고 금융감독원의 관리감독을 받는 금융기관이다. 그리고 금융기관의 재무건전성은 다른 업종의 회사의 재무건전성보다 더욱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내가 가입한 보험회사의 재무건전성이 나쁘다면 훗날 보험금을 받기 어려울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면 재무건전성은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오는 각 회사의 재무제표를 보면 정확하지만 일반인이 해석하기 쉽지 않다. 이에 금감원은 금융통계정보시스템(http://fisis.fss.or.kr)을 따로 운영해 이용자들에게 통계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이곳에서 책임준비금과 부실자산비율, 지급여력비율을 확인할 수 있다.

책임준비금은 보험계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적립을 강제한 법정준비금이며 보험료적립금, 미경과보험료적립금, 지급준비금, 계약자배당준비금, 계약자이익배당준비금으로 구성돼있다. 그리고 책임준비금은 보험회사가 계약자에 대한 채무(사망보험금, 중도급부금, 만기보험금)을 이행하는 데 사용된다. 책임준비금이 많을수록 보험회사가 보험금을 지급할 여력이 충분하다는 의미다.

금융통계정볼시스템에서 16개 국내생보사와 10개 국내손보사(전업사제외)의 올해 2분기 책임준비금 규모를 확인한 결과 아래 표와 같이 나타났다.

16개 생명보험사과 10개 손해보험사의 책임준비금.
16개 생명보험사과 10개 손해보험사의 책임준비금.

최근 1년 동안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인구구조가 고령화되면서 보험사자산 증가현상이 둔화될 거라는 전망이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올해부터 2022년까지 생명보험사의 수입보험료는 연평균 1.8% 감소할 것이며 손해보험사는 정체될 거라고 예측했다. 또 2021년 1월 1일에 IFRS17가 도입되면 보험사가 큰 타격을 입을 거라고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IFRS17은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제도인데 금리가 낮은 요즘 고금리로 팔았던 과거 보험상품의 경우 크게 문제가 될 수 있다. 특히 생명보험사의 책임준비금은 41조3천억원이 더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와 보험사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이에 금감원은 보험회사가 IFRS17에 연착륙할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책임준비금 적립을 강화하는 개정안을 지난해 마련했고 보험업계도 자체적으로 체질개선에 나섰다. 지난해에 비해 저축성보험 초회보험료는 줄고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는 증가했다. 또 유상증자·후순위채·영구채 등을 통해 자본을 확충하고 있다. 책임준비금을 모으고 있는 것이다.

또 책임준비금 외에 앞서 말한 부실자산비율도 확인해봤다.

16개 생명보험사과 10개 손해보험사의 부실자산비율.
16개 생명보험사과 10개 손해보험사의 부실자산비율.

부실자산비율이란 건전성 분류 대상이 되는 자산(대출금, 미수금, 가지급금, 유가증권, 예치금) 중 가중부실자산의 비율로 측정하며 동 비율이 낮을수록 자산건전성이 좋은 보험회사라고 할 수 있다. 손해보험사의 부실자산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또한 고객에게 보험금을 제 때 지급할 수 있는 지 여부를 판단하는 지급여력비율(RBC)도 생명보험사 중에서는 오렌지라이프가 437.91%로 가장 높았고 금감원 권고 기준인 150%를 밑도는 곳은 현대라이프가 유일했다. 손해보험사 중에서는 삼성화재가 320.03%로 가장 높았고 엠지손보가 82.39%로 가장 낮았다.

이 세 가지 지표를 종합해보면 책임준비금이 평균보다 많고 부실자산비율이 평균보다 낮은데다 지급여력비율도 높은 ‘안전한’ 보험사는 교보생명, 농협생명, 삼성생명, 삼성화재, 현대해상 5개뿐이었다.

이 수치가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미래를 생각하고 장기 보험 상품에 가입할 때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서 위 지표를 확인해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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