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제조사 선정 끝낸 SKT, 상용화 시가 앞당겨 선점 확보 총력
화웨이 도입 결정한 LGU+, 보안 문제 해결 하며 실감형 콘텐츠 발굴
금주 내 결정 KT, 5G 사업 선두주자로 2020년내 VR/AR 1조원 시대

박정호 SKT 사장(사진, 좌), 황챵규 KT회장(사진, 중), 하현회 LGU+ 부회장(사진, 우)[사진 / 시사포커스 DB]
박정호 SKT 사장(사진, 좌), 황챵규 KT회장(사진, 중), 하현회 LGU+ 부회장(사진, 우)[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내년 5G 상용화를 두고 이동통신사들이 시간차를 두고 장비제조사 선정에 막바지에 이르거나 이미 선정을 끝내고 5G 장비 간 연동 기술 적용 시험에 돌입하는 등 시장 선점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내년 5G 시장 선점을 위해선 5G 생태계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 5G생태계 구축이 이동통신사들의 미래 수익과 연결돼 있기 때문에 글로벌 기업과의 사업 협력 강화가 필수다. 지금까지 통신은 사람과 사람 간 통신 위주였다면, 5G 시대에는 커넥티드 카, 스마트 공장,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 사람과 사물, 혹은 사물끼리 통신이 주된 영역이 될 전망이다.

◆SKT, 이통사 가운데 빠른 행보…“한 달 먼저 내놓는다”

이동통신 3사 가운데 먼저 5G 장비제조사 선정을 끝내고 본격적인 움직임에 돌입한 곳은 SK텔레콤으로 5G테스트베드에서 삼성전자 5G NSA(5G-LTE복합규격) 교환기와 노키아 · 에릭슨 5G 기지국 연동에 성공하며 5G 상용화 최종 단계에 진입했다. 앞서 SK텔레콤은 삼성전자와 5G 테스트베드에서 5G상용 장비로 ‘퍼스트콜’에 성공했다. 퍼스트콜은 상용 서비스와 동일한 환경에서 데이터가 정상 송수신되는 지 확인하는 최종 절차다.

데이터 통신은 ‘단말기→기지국→교환기→인터넷’ 단계를 거친다. 기지국과 교환기의 제조사가 다를 경우, 이동통신사에서 서로의 장비를 연동해 품질을 최적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퍼스트콜 과정에는 ▲네트워크 핵심 요소인 기지국-교환기-단말간 연동 ▲ 각종 장비간 운용 시간을 맞춰 통신을 수행하기 위한 ‘동기화’ ▲5G 가입자가 네트워크에 정상 접근하는지 판단하는 ‘인증’ ▲5G NSA(논스탠드얼론)에 부합하는 5G-LTE망 연동 등 상용 서비스를 위한 모든 사항이 포함됐기 때문에 이번 성공은 고무적일 수밖에 없다. 또 값싼 화웨이 장비를 선택하지 않고 국산 장비를 사용한 SK텔레콤의 ‘통근 결단’으로 국내 장비제조사도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는 점도 평가받을 만 하다.

SK텔레콤은 지난 9월 삼성전자 · 에릭슨 · 노키아 3社를 5G 장비 공급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바 있다. SK텔레콤은 5G 장비사 선정 후 발 빠르게 3사와 장비 연동에 돌입한 끝에 한 달여 만에 연동에 성공하며 이동통신3사 가운데 한 발 앞서 있다. 26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5G 상용화 일정이 한 달에서 두 달 정도 앞당겨질 것 같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이 에릭슨·노키아 - 삼성전자 5G 연동 문제 풀었다.ⓒSKT
SK텔레콤이 에릭슨·노키아 - 삼성전자 5G 연동 문제 풀었다.ⓒSKT

◆보안 문제 우려에도 LGU+, 화웨이 도입 공식화

LG유플러스는 보안 논란이 제기됨에도 중국 업체인 화웨이 장비 도입을 공식화했다. LG유플러스가 화웨이를 선택한 이유는 LTE와 연동 때문이다. LG유플러스가 LTE망에서도 화웨이 장비를 써왔기 때문에 5G망과 연동을 위해서라도 고심 끝에 불가피한 선택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해결해야 할 문제는 보안 우려를 어떻게 해결할지가 관건이다. LG유플러스는 화웨이 장비 소스코드 검사부터 장비 공급망 관리 전반에 대한 철저한 관리 체계를 수립해 보안 우려를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외부전문가를 불러 화웨이 장비에 대해 소스코드까지 검사하는 체계를 만들고 국제검증기관을 통해 보안 문제 우려를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화웨이도 LG유플러스의 이같은 방침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멍샤오윈 화웨이코리아 지사장은 국감에서 “소스코드는 회사 핵심 기술 가치를 가진 정보자산이다. LG유플러스가 요청하면 적법한 절차를 거쳐서 제3자와 경쟁업체에 공개되지 않는 한 적극적으로 협조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이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 화웨이 장비로 5G 실증망을 구축 중이다.

LG유플러스 사옥.[사진 / 시사포커스 DB]
LG유플러스 사옥.[사진 / 시사포커스 DB]

◆장고 중인 KT, 금주 내 결정…화웨이 도입 놓고 고심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 비해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KT는 금주 내로 5G 장비제조사를 선정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서는 KT가 화웨이를 배재하고 LTE 전국망과 동일하게 삼성전자, 에릭슨, 노키아 등 3사를 재선정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반대로 화웨이 장비가 가격 경쟁력에서 우수해 막판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업계서는 화웨이 장비가 30%이상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창규 회장은 지난 25일 보스턴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하고 “다른 회사 장비와 함께 선정 여부를 검토했으며 KT는 물론 정부가 제시하는 기준 등을 엄격히 적용해 최종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황 회장은 “KT는 다른 경쟁사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다는 강점이 있다”며 “5G는 통신만으로 추진되는 사업이 아니다. 유·무선을 같이 활용해야 하는 상황에서 KT는 효율적 투자를 위한 인프라·기술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KT는 예정대로 오는 12월에 전파를 송출하고 내년 3월부터 본격적인 상용서비스 제공에 나설 계획이다. 정부는 내년 최초 5G 스마트폰 상용화시기를 내년 3월로 잡고 있다.

지난 19~20일 강원도 원주 KT그룹인력개발원에서 열린 ‘2018 KT그룹 임원 워크숍’에서 황창규(왼쪽 두 번째) 회장이 스카이십 플랫폼을 체험하고 있다.ⓒKT
지난 19~20일 강원도 원주 KT그룹인력개발원에서 열린 ‘2018 KT그룹 임원 워크숍’에서 황창규(왼쪽 두 번째) 회장이 스카이십 플랫폼을 체험하고 있다.ⓒKT

◆VR에 꽂힌 이통3사, 킬러 콘텐츠 확보 사활

이동통신사들이 5G 선점 경쟁에서 나서면서 이제는 미래 수익원을 내기 위한 킬러 콘텐트 확보에 사활이 급선무로 떠오르고 있다. 고객들이 단말기를 통해 5G 서비스를 접하려면 무엇보다 킬러 콘텐츠 확보가 시급하다. 현재 이동통신사들이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가상현실(VR)이다. VR 산업은 5G와 시너지 효과가 특히 기대되는 분야다. 5G 기술이 도입되면 고화질 스트리밍 방식으로 VR 콘텐츠를 생생히 실시간으로 즐길 수 있다.

SK텔레콤과 SK 브로드밴드는 가상현실에서 다른 참여자들과 함께 스포츠 ? 영화 ? 드라마 등 동영상 콘텐츠를 보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옥수수 소셜 VR(oksusu Social VR)’을 선보였다. ‘옥수수 소셜 VR’도 5G가 본격 상용화되면 현재 풀HD보다 화질이 최대 16배 선명한 UHD 영상을 제공하는 수준으로 업그레이드도 가능하다. 몰입감도 높일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U+프로야구와 U+골프로 대용량 초고속 5G에 적합한 스포츠 중계 서비스를 선보이는 것 외에도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U+아이돌Live를 잇따라 출시, AR/VR 등 실감형 기술을 통한 5G 핵심 콘텐츠로 확보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KT 역시 국내에 부족한 실감형미디어 콘텐츠 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VR/AR전용 펀드조성 등 콘텐츠 투자에 나서는 한편 VR테마파크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현재 홍대입구점과 건대입구점 두 곳을 운영 중이다. KT 미래사업개발단 고윤전 단장은 “향후 5G 시대 핵심 기술 중 하나로 꼽히는 VR/AR 서비스 및 콘텐츠 사업을 지속 추진해 2020년까지 국내 실감형미디어 시장규모를 최대 1조원 이상으로 확대할 것이며, 고객들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5G 킬러 콘텐츠로서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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