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헤지펀드 수 2013년 상반기 275개→올해 상반기 524개

글로벌 행동주의 헤지펀드 타겟기업의 수와 규모ⓒ한경연
글로벌 행동주의 헤지펀드 타겟기업의 수와 규모ⓒ한경연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최근 글로벌 행동주의 헤지펀드의 적대적 경영개입이 급증하고 우리기업에 대한 공격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기업의 경영권 보호를 위한 장치 도입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8일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몇 년간 행동주의 헤지펀드의 공격적인 경영개입 성향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도 차등의결권·포이즌필과 같은 경영권 방어 수단 도입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행동주의 헤지펀드는 일정한 의결권을 확보하고 기업에 자산 매각,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 구조조정, 지배구조 개선 등을 요구해 단기간에 수익을 내는 투자 전략을 사용하는 헤지펀드

한경연이 액티비스트 인사이트 2018 보고서에 기초하여 분석한 바에 따르면, 글로벌 행동주의 헤지펀드가 이사회 참여, M&A 찬/반, 배당 확대 요구, 경영진 퇴출/선임 요구 등을 통해 기업의 경영에 적극적으로 간섭하는 경향이 점차 커지고 있다.

글로벌 헤지펀드는 ‘13년 상반기 기준 275개에서 ’18년 상반기 524개로 약 90% 가량 급증했다. 행동주의 펀드가 공개적으로 경영에 개입했던 타겟 기업 또한 2013년 570개에서 지난해 805개로 41% 가량 늘었다. 2016년 시총 20억 달러(약 2조원) 이상의 기업 비중은 33%였던 데 반해 2017년에는 36%로 3% 증가했다.

행동주의 펀드와의 소통이 기업 경쟁력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2017년 맥킨지 컨설팅의 조사에 따르면 행동주의 펀드의 개입은 10번 중 7번은 협조적으로 시작하지만 나중에는 절반 이상이 적대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소송 등 극단적인 공격도 마다하지 않는 것이다.

행동주의 펀드의 공격을 받은 국내 기업의 사례를 보면 2005년에는 소버린 자산운용이 SK를 상대로 경영개입을 시도했고 9,400억 원의 막대한 차익을 거두고 돌아갔다. 그들의 요구가 무산되긴 했지만, SK가 경영권 방어에 성공하기까지 백기사 모집 등에 1조원 가까운 자금을 쏟아 부어야 했다. 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쓰일 수 있는 자산이 경영권 방어에 낭비되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집중투표제, 감사위원 분리선출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상법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에 있어 제도가 시행될 경우 우리 기업이 글로벌 헤지펀드의 총공격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고 한경연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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