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위 첫 집회에 "시민단체, 바른말 해야 존재가치 있다"
"제보된 성범죄 무고 사례만 23명...더 많은 문제 있을 것"
"유죄추정 '매우위험' 수준"...비동의간음죄법 비판
성갈등 보도에 "정당한 비판 막는 것은 갈등 조장" 반문
"더 많은 참여...무너진 원칙 피해비용, 전체사회가 감당"

당당위 운영진 대표 김재준 씨  ⓒ뉴시스
당당위 운영진 대표 김재준 씨 ⓒ뉴시스

[시사포커스 / 현지용] 당당위(당신의 가족과 당신의 삶을 지키기 위하여) 운영진 김재준 대표가 "원칙이 무너져 악화되는 것은 순식간"이라며 사법부의 무죄추정 원칙 훼손을 규탄했다.

27일 오후 서울 혜화역에서 진행된 당당위의 사법부 유죄추정 규탄집회에서 김 대표는 무대발언 등 무죄추정 원칙이 훼손됐다는 점을 지적하며, 혜화역 인근 카페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가졌다. 

당당위의 첫 집회를 연 심정에 대해 김 대표는 "엄청 설렜다. 저희의 목표도 그렇고, 만들어진 방식 등이 외국에도 있을지 모르겠으나 제가 아는 한 유래가 없는 경우로서, 또한 대표의 위치에서 첫 집회를 주최한 것에 대해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함께 한 서포터즈들께서 매우 많이 도와주셨다. 집회는 한두명이 진행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에 그러하다"며 "집회에서 돌발상황이나 사고가 없었고 무난하게 잘 끝냈다. 많은 분들이 고생해주셨으며 앞으로도 잘 부탁드린다"고 격려의 말을 보냈다.

집회과정에서의 어려움에 대해 김 대표는 "준비과정에서 집회를 처음하시는 분들이 많아 경험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더불어 당당위의 집회를 비난하는 견제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며 "이미 처음 시작할 때부터 비난에 대해 각오하고, 이에 대해 목소리를 낼 수 있고, 말을 해 건강한 사회로 가기 위함이다. 비난이 아닌 중간 중간 비판이 있다면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당당위 집회에 참석한 배우 조덕재 씨와 인터넷 방송인 액시스마이콜(마재)  ⓒ조덕제TV(Youtube)
당당위 집회에 참석한 배우 조덕재 씨와 인터넷 방송인 액시스마이콜(마재) ⓒ조덕제TV(Youtube)

오세라비, 배우 조덕제, 인터냇방송인 액시스마이콜 등 인사들의 당당위 공개 참석에 대해 "와주시는 것 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다. 자율적인 참여에 무대발언을 자청해주시는 등 감사함을 느꼈다"고 표했다. 

김 대표는 이번 집회를 통해 시민사회에 강조하고 싶은 점으로 "자신의 위치나 지킬 것 때문에 바른 말을 못하는 시민단체는 존재가치가 없다. 충분히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사안임에도 왜 저희에게까지 이 차례가 오게 됐는지, 당사자분들이 반성해야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어 "더 늦기전에 모두가 함께 해주시길 바란다. 원칙이 무너져 악화되는 것은 순식간"이라며 "댐의 조그만 구멍은 어느 순간 와르르 무너진다. 이것이 우리나라가 처한 문제 수준으로, 조그만 것을 지키려다 많은 것을 잃지 않도록 시민사회에서 함께 동참해주시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당당위에 제보되는 성범죄 무고 사례나 호소등에 대해 김 대표는 "(곰탕집 사건을 시작으로) 지난 9월 경 당당위 카페가 개설된 후 지금까지 확인한 성범죄 무고 사례만 23명 분"이라며 "당당위에 제보되지 않은 사례만 감안해도 한국사회에 얼마나 많은 유사 문제가 있을지 짐작조차 할 수 없다. 그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국회에서 비동의간음죄 법안에 대한 논의가 커지지는 와중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지난달 13일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죄 형법개정안을 발의하며 이를 두고 "안희정 前 지사를 겨냥한 정치적 문제는 아니다"라고 발언했다. 동시에 "남성 기득권에 의한 미투 좌초를 막기 위함"이라 발언하기도 했다. 사진 / 오훈 기자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지난달 13일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죄 형법개정안을 발의하며 이를 두고 "안희정 前 지사를 겨냥한 정치적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동시에 "남성 기득권에 의한 미투 좌초를 막기 위함"이라 발언하기도 했다. 사진 / 오훈 기자

당당위가 주장하는 '사법부 유죄추정 문제'의 위험수준에 대해 김 대표는 "'매우 위험' 직전 단계의 수준이다. 비동의간음죄법이 통과되면 사회적으로 큰 위협이 될 것"이라며 정부와 입법부를 향해 "우리의 목소리가 작지 않음을 알아주길 바란다. 결국 사람의 수에서 나오는 발언력이 사회를 바꾸는데 큰 힘이 된다 생각하나, 결집점이 없었을 뿐이지 그 수가 결코 작지 않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비동의간음죄, 상적 자기결정침해법 등 입법 활동에 대해 김대표는 "법 개정에 너무나 급격하게 생각하시는 것이 아닌지 시간을 들여 다시 봐주길 바란다. 해당 법안들로 인해 향후 사회가 유례가 없이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임에도 충분한 논의가 없었다"고 밝혔다.

특히 남함페(남성과 함께하는 페미니즘)의 '2차가해 규탄집회'와 당당위 집회를 두고 보도하는 언론에 대해 김 대표는 "두 집회를 묶어 성대결로 보이고 싶어하는 것 같다. 당당위는 특정 성을 강조하고 있지 않기에, 당당위를 여혐 단체로 낙인 찍고 싶어하는지 묻고싶다"고 답했다.

당당위(당신의 가족과 당신의 삶을 지키기 위하여)의 사법부 유죄추정 규탄 1차 시위(左), 남함페(남성과 함께하는 페미니즘)의 2차가해 규탄시위(右) 포스터
당당위(당신의 가족과 당신의 삶을 지키기 위하여)의 사법부 유죄추정 규탄 1차 시위(左), 남함페(남성과 함께하는 페미니즘)의 2차가해 규탄시위(右) 포스터

김 대표는 "많은 분들 두려워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당당위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도한 언론은 '성폭력자를 옹호한다'는 식이나, 그것이 아님에도 정당한 비판 자체를 막는 것은 (성)평등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조금 더 생각을 해봐야 한다"며 "목적 자체가 갈등에 있지 않다. 오히려 갈등을 조장하는 의미인지 묻고 싶다"고 반문하기도 했다.

향후 당당위 행보에 대해 김 대표는 "시민사회에서 더 많은 분들이 참여를 해주시길 바란다. 지금 목소리를 내주셔야 나중에 돌이킬 수 없을 때를 대비할 수 있다"며 "이는 위협이 아닌 우려·염려가 크다는 의미다. 언제 자신이 (곰탕집 사건처럼) 그러한 불합리한 상황에 처할지 모르는 현실이다. 원칙이 무너진 사회라면, 무너진 원칙이 자신에게 쏟아져서 피해로 되돌아올지 모르며, 이를 통해 순간적으로 이득을 보는 분들도 있을 것이나 결국 그 비용은 전체 사회가 감당하게 될 것"이라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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