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량 갈수록 부진에 수익성은 갈수록 떨어져
노사 갈등에 저생산성 고임금 문제 경쟁력 저하
수직계열화로 완성차 업계 위기에 부품사까지 위기

실적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위기를 맞고 있는 국내 완성차 업계.[사진 / 시사포커스 DB]
실적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위기를 맞고 있는 국내 완성차 업계.[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국내 완성차 업계가 실적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현대차를 시작으로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지만 어닝쇼크가 예상되고 있다. 이미 현대차는 어닝쇼크를 기록하며 시장의 우려감이 커진 상황이다. 국내 완성차 업계는 그동안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부진이 장기화 되고 있다.

글로벌 보호무역 강화와 미중 무역전쟁, 원/달러 환율 하락 등 대외 악재와, 고임금에 저생산성, 고질적인 파업 등 영향으로 판매량 부진을 겪고 있다.

◆판매량 부진에 수익성 악화

실제 올해 완성차 업계의 전체 판매량은 지난해 보다 더 부진하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 1~3분기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289만여 대로 전년 동기 대비 8.4% 감소했다. 완성차 업계 맏형격인 현대·기아차의 올해 목표 달성에도 빨간불이 들어온 상태다. 9월까지 총 판매량은 336만대로 전년(327만대) 보다 2.7%(9만대) 증가했지만 올해 목표로 삼은 총 467만5000대를 달성은 녹록치 않다.

기아차도 9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207만7360대로 전년 보다 2.7% 증가했지만 올해 목표인 287만5000대 달성은 쉽지 않다.

판매량 부진이 장기화 되면서 2015년 자동차 생산국 5위 자리는 3년 만에 인도, 멕시코에 자리를 내주며 7위로 주저앉을 상황이다.

판매량 부진도 문제지만 심각한 것은 영업이이과 수익성이 좀처럼 회복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증권사는 현대차 3분기 영업이익이 추정치로 9400억원을 제시했지만 25일 현대차 실적은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76.0%나 감소한 2천889억원, 수익성을 나타내는 영업이익률은 1.2%로 작년 동기보다 3.8%포인트나 하락했다. 2010년 새로운 회계기준(IFRS)이 도입된 이후 분기 기준으로 최악의 성적표를 남겼다.

한국지엠은 올해 1조원 가량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기조라면 누적적자만 3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쌍용자동차도 2016년 흑자를 낸 것을 제외하면 2009년 구조조정 이후 줄곧 적자를 면치 못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387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보다 160억원이 확대된 금액이다.

선적을 기다리고 있는 국내 완성차 업계의 자동차.[사진 / 시사포커스 DB]
선적을 기다리고 있는 국내 완성차 업계의 자동차.[사진 / 시사포커스 DB]

◆고질적인 고임금 구조 저생산성 문제 심각

문제는 해법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완성차 업계가 과거와 같은 판매 호황을 누리려면 대외 변수 보다 내재된 고임금 구조와 저생산성을 탈피하는 데 주력해야만 가능하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자동차 산업이 수직계열화다 보니 완성차 업체에 위기가 닥치면 곧 협력사와 부품사 위기로 전이돼 도산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구조적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주문하고 있다.

현대차의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은 글로벌 완성차 가운데 상당히 높다. 2016년 기준 현대차의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율은 15.2%로 도요타(7.8%)보다 2배 가량 높고, 폴크스바겐(9.5%)에 비해서도 높다.

반면 현대차가 한국 공장은 차 한 대를 만드는 데 투입되는 시간(HPV)은 26시간 이상으로 미국(14.7시간), 중국(17.7시간)보다 생산성이 뚝 떨어진다. 업체별로 보더라도 2015년 기준 26.8시간으로, 도요타(24.1시간), 폭스바겐(23.4시간), GM(23.4시간), 포드(21.3시간) 등과 비교해 생산성이 떨어져 경쟁력이 뒤떨어지고 있다.

◆완성차 업체 위기에 부품사 위기로 도산 직면

완성차 업계의 위기는 곧 부품사 및 협력사 위기로 번져 그 문제의 심각성은 더하다. 자동차 직접고용 규모는 지난해 40만명에서 올해 8월 기준 39만명으로 1만명 가까이 줄었다. 간접고용까지 포함하면 177만명이 자동차 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조사 결과에 따르면 1분기 기준으로 1차 협력부품업체 89곳 중 거의 절반에 가까운 42곳이 영업적자이다.

한계상황에 몰리면서 도산업체도 속출하고 있다. 이원솔루텍 ,금문산업·다이나맥 등 3개사가 최근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현대차 1차 협력업체인 리한은 지난 6월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2차 협력업체로 고무부품을 공급하던 에나인더스트리는 만기어음을 막지 못해 지난 7월 부도 났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권마저 상환 압박이 더하고 대출 연장이 쉽지 않다보니 부품사들이 보릿고개를 겪고 있다.

때문에 정부 차원의 대채을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신용보증과 기술보증 비율을 높여서 1조 원을 공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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