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국가가 여러분을 책임지는 시대는 아니다”라며 탈국가주의를 다시 거론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경북대 행정학과에서 ‘사회경제적 현실과 우리의 정치 : 의사결정의 합리성과 속도’를 주제로 한 강연을 통해 “국가가 내 삶을 책임진다는 것만큼 허망하고 엉터리는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많은 사람들이 국가나 대통령이 잘해야 한다고 하지만 대통령은 (경제) 문제를 못 푼다. 과거엔 대통령이 자본을 움직일 수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다”라며 “현재는 대통령이 국가 전체의 비전을 갖고 성장케 하는 힘은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진짜 권력은 쇠락한 조선산업을 구조조정해서 신사업을 만들고 지식노동자를 키워내는 것이지만 대통령이 금융개혁을 한다고 하면 금융노조들이 다 들고 일어날 것”이라며 “내가 대통령이라도 못 푼다. 어떤 기업에 혜택을 주거나 마음에 안 들면 검찰을 동원해 죽이는 건 할 수 있지만 이건 권력이 아니다”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가는 여러분들의 삶을 책임질 수가 없다. 스스로 나는 어떻게 변화하고 혁신해야 하는지 생각해야 한다”며 “탈출이나 저항이 아닌 스스로 희망을 찾는 적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발 더 나아가 김 위원장은 “국민을 풀어준 뒤 생기는 약자보호, 빈부격차 문제 등을 고쳐주는 게 국가”라며 “대한민국 국민들은 스스로 결정할 수 있고 자유롭게 내버려둬야 한다. 일단 국민을 뛰게 한 다음에 실패한 사람들에게 패자부활전의 기회를 줘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그는 현 정부의 정책을 겨냥해서도 “정부가 공공부문 일자리를 대거 늘리는 것도 유감스럽다”고 한 데 이어 “최저임금, 먹방(먹는 걸 보여주는) 방송, 학교 자판기, 52시간 체제 등 국가가 일괄적으로 결정해 못하게 하고 있다”고 날선 비판을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