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법인분리 철수와는 무관 주장
산은, 추가 지원 자금출자 보류 카드 압박
노조, 파업 동력 상실 대책마련 분주

정무위 국감에 출석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사진 / 시사포커스 임솔 기자]
정무위 국감에 출석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사진 / 시사포커스 임솔 기자]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지난 19일 한국지엠 주총에서 법인분리 안건이 통과된 이후 한국지엠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22일 한국지엠의 주총 강행까지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며 산업은행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자 결국 추가 지원 자금출자 보류 카드를 꺼내 들었다. 파업 강행이 예상됐던 노조는 중노위에서 파업 강행에 브레이크를 걸면서 동력 상실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현재까지 진행 상황을 보면 한국지엠에 유리한 국면임에는 틀림없다. 한국지엠은 법인분할은 산업은행의 거부권 대상이 아니다며 법인분리가 철수와는 무관하다는 일관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한국지엠 법인분리 알고도 못막았나? 책임론 확산

이번 한국지엠 법인분리 사태는 산업은행의 안일한 인식이 작금의 사태로 번졌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지난 4월 정부와 GM간 협상 당시 법인분리 얘기가 나왔지만 경영정상화 합의 내용에는 법인 분리에 관한 내용은 담겨있지 않았다. 일각에선 당시 GM이 법인분리 매각을 시도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는 점에서 GM에 뒤통수를 맞은 것으로 산은의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이날 기업은행 본사에서 열린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성일종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 회장에게 이점을 지적했다. 성일종 의원은 “R&D 법인 분리와 관련해 예상하지 못했느냐”며 “그때 분리 매각할 수 있겠구나’ 생각하고 분리할 수 없다는 분명한 명시 조항이 있었어야 했다”고 질타했다. 이미 지난 5월 산은과 GM이 체결한 기본계약서에 경제장치가 없었다는 게 한국지엠이 산은에게 알리지 않고 독단적으로 주총을 강행해 법인분리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다.

기본계약서 체결 사항 중 경영투명성 제고 주요 내용을 보면 기능강화에 ‘R&D 및 디자인센터 역량 강화’로 적시돼있다. 결국 한국지엠이 이를 근거로 법인분리에 나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앞서 GM은 유럽 오펠이나 중국 상하이GM도 생산공장과 연구개발법인을 별도로 운영 중이라 한국지엠 역시 법인 분리에 나설 것이란 지적이 제기됐었다.

한국지엠을 견제하는 장치인 비토권도 이번 법인분리 주총에선 무용지물이었다. 일단 산업은행은 한국GM 주주총회의 절차상 하자와 비토권을 들어,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GM의 일방적 연구개발법인 신설 강행을 막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와는 별도로 산업은행은 추가 지원 자금출자 보류 카드라는 초강수를 꺼내 들어 한국지엠 압박에 나선 상황. 하지만 한국지엠은 법인 분리가 철수가 아니라는 입장을 주장해오고 있어 신규자금 출자 보류카드가 얼마나 먹혀들지는 미지수다.

산은은 이미 기본계획서에 10년간 생산유지를 전제로 약 8000억원의 신규자금 지원을 결정했다. 따라서 국감에서 이 회장이 출가 지원 자금출자 보류 카드는 압박 차원이라는 분석이다.

중노위의 행정지도 결정으로 파업에 제동이 걸린 한국지엠 노조. 사진은 지난해 파업 당시 모습.ⓒ한국지엠 노조.
중노위의 행정지도 결정으로 파업에 제동이 걸린 한국지엠 노조. 사진은 지난해 파업 당시 모습.ⓒ한국지엠 노조.

◆노조 파업 강행 차단 최악은 면해…대책마련 분주

이번 법인분리 이후 또 다시 한국지엠 사태 분수령으로 지목됐던 노조의 파업은 중노위의 ‘행정지도’ 결정으로 한숨을 돌린 분위기다. 일각에선 중노위가 ‘조정중지’결정을 내렸다면 노조는 파업의 적법성을 확보 곧바로 파업에 돌입할 기세였다. 이로 인해 이번 사태가 최악으로 치닫아 한국지엠 경영정상화에 빨간불이 켜져 결국 ‘철수설’에 기름을 부었을 것이란 비관론도 일었다. 결국 중노위가 ‘행정지도’ 결정을 내리고 노사간 단체교섭을 권고하면서 노조는 파업 대신 투쟁 대책 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중앙대책위원회를 열고 향후 대응책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적자 누적에 멀고 먼 경영정상화

현재 한국GM은 매출 부진으로 내수시장에서 쌍용차에 3위 자리를 내주면서 4위에 처하며 위기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1.7% 하락했고 판매량도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올해 1조원 적자가 예상되는 등 경영정성화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법인 분리가 한국지엠과 노조, 그리고 산업은행간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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