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 만에 공개된 국방부-풍산 매매계약서 특약사항 해제 특혜 의혹
토지보상금만 5000억원대 알려져 시민단체 개발계획 전면 재검토 요구
풍산그룹 “토지 보상금 얘기는 감정평가 단계 이후 나올 단계”

‘센텀2지구사업’ 특혜 논란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는 풍산그룹.ⓒ풍산그룹
‘센텀2지구사업’ 특혜 논란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는 풍산그룹.ⓒ풍산그룹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풍산그룹이 부산시가 추진하는 ‘센텀2지구사업’ 특혜 논란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노동자 탄압 외에도 36년 만에 풍산 부산공장 땅에 대해 국방부가 특혜를 준 사실이 문서로 공개되면서 재벌특혜 의혹 논란까지 풍산이 곤경에 처한 모습이다. 풍산은 특혜 의혹에 불편한 심기를 나타내며 토지 보상금 문제는 감정평과 단계 이후에나 언급할 단계라고 말을 아꼈다.

센텀2지구사업은 부산시가 해운대구 반여·반송·석대 일대 195만㎡ 부지에 추진하는 융.복합 첨단 산업단지 조성 사업이다. 부산시는 2015년 타당성 조사를 완료하고 지난해 그린벨트 해제를 위한 중앙부처와의 협의를 마쳤다. 2022년 공사 준공을 목표로 잡은 부산시는 195만㎡ 그린벨트 해제가 문제인데 여기에 국가보인시설인 풍산이 소유하고 있는 부지가 있어 특혜시비가 불거지고 있다. 그린벨트가 해제되면 풍산은 막대한 토지 보상금을 챙길 수 있어서다.

토지 보상금만 5000억원대로 알려지고 있다. 이 지역 시민단체들은 5000억원대의 토지 보상금은 풍산에 특혜를 주는 것이라며 센텀 2지구 그린벨트 해제 중단과 개발계획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풍산그룹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그린벨트가 해제 되지 않은 마당에서 토지 보상금을 언급한 적도 없는 데 특혜시비 의혹을 제기하는 시민단체가 앞서 나간 것”이라며 “풍산은 부산시 정책에 따라 따라갈 것이고 토지 보상금 얘기는 감정평가 단계 이후 나올 단계”다고 선을 그었다.

특혜 의혹 논란은 3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국방부와 풍산그룹 간 국유재산 매매계약서, 국방부와 풍산 간의 합의서, 특약사항 해제 내용이 담긴 등기문서가 처음으로 공개되면서 유추해 볼 수 있다.

풍산은 전두환 정권 5공 시절 방위산업을 한다는 명목으로 1982년 육군 제1조병창이 있던 현재의 땅을 헐값에 사들이면서 정경유착 논란이 일었다. 현재 센텀2지구사업 부지의 총 면적은 188㎡으로, 이 가운데 풍산이 소유하고 있는 땅은 102만㎡에 달한다.

이와 관련 풍산그룹 故 유찬우 회장은 1988년 11월 국회 일해재단 관련 청문회 당시 조병창 인수과정에 대해 “1978년 민영화정책이 결정된 후, 10.26 이후 계속 인수요청이 있었으나 거절해오다, 5공화국 들어 다시 강력한 인수요청이 있어 연불을 요구, 3년 거치 7년 상환조건으로 인수하게 됐다”고 증언했다.

김종훈 국회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매매계약서와 합의서에 따르면, 1981년 당시 27만평의 국유지를 비롯한 부동산, 각종 장비 및 운영자재 등의 동산, 사업권을 수의계약을 통해 259억으로 풍산에게 매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종훈 의원은 “풍산 부지의 경우, 1981년 전두환 정권의 특혜성 헐값 불하 논란부터 현재 센텀2지구 조성사업에 대한 특혜성 개발 의혹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36년 만에 공개되는 이 계약서 등은 장기간 이어온 특혜 의혹을 구체화하는 것으로서 의미가 깊다.”고 강조했다.

37년이 흐른 지금 이 땅값은 259억원에서 5000억원대(토지보상금)로 20배 가량 뛴 것이다. 문제는 매매 계약 이후 지정된 군수 산업목적을 폐기하였을 경우 매매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특약사항도 확인됐는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1999년 4월 9일 삭제됐다.

김종훈 의원실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개발 이익을 노리기 위해 용도변경을 하면서 원래 있던 풍산 방위산업을 접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 있다”며 “이같은 일련의 과정이 특혜 유착이나 개발 이익을 노린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센텀2지구 조성 사업은 올해 초까지 3년간 지지부진하며 제자리걸음만 하다 올해 지방선거에 당선된 오거돈 부산시장으로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 오 시장은 “지역의 일자리 사업 수요를 외부 기업이 아닌 지역 기업이 공급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역내 일자리 창출의 선순환을 위해 센텀2지구를 계획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국유재산 매매 계약서 (군수사령부-풍산금속공업주식회사) 중 매각 대금, 특약사항 부분 발췌ⓒ김종훈 의원실
국유재산 매매 계약서 (군수사령부-풍산금속공업주식회사) 중 매각 대금, 특약사항 부분 발췌ⓒ김종훈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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