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북한이 전 세계가 원하는 완전한 비핵화에 나설 수 있을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체제 안전을 보장받을 수만 있다면 기꺼이 핵을 내려놓고 경제 발전에 전력을 쏟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그 진정성에는 아직 물음표가 붙어있다. 북한은 아직 美가 요구하는 핵신고 리스트 제출을 꺼려하고 오히려 미국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상황. 김 위원장이 폼페이오에게 종전선언 보다 경제 제재 완화를 강하게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진짜 북한의 본심이 드러났다는 시각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2016년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발표하고 마감되는 2020년까지 경제에서 북한 주민에게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 그래서 지금의 제재 일변도에서는 2년 뒤 2020년까지 경제적 성과 달성은 쉽지 않기에 어떻게든 제재 완화를 이끌어야 하는 다급한 속사정이 있다. 이런 속사정을 아는 미국으로서는 2차 북미정상회담에 느긋한 입장이다. 이런 북한의 다급함을 아는 지 방북한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생화학 무기를 포함한 모든 대량파괴무기 계획의 제거를 요구하고 보유 핵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이동식 발사대를 일부라도 폐기 또는 국외 반출을 요구하면 종전선언 등 북한이 납득할 행동을 취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북한으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요구일 수밖에 없다. 김 위원장이 경제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야하는 2020년까지 대북 제재 완화를 어떻게든 풀어야하기에 북한이 무릎을 꿇고 비핵화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게 미국의 계산이다.

북미 간 실무협상은 현재 진척이 없지만 조만간 열릴 것이란 관측이 높다. 그럼에도 실무협상에서 북한이 정말 비핵화를 위한 핵신고 리스트를 제출할 수 있을지 기대감은 낮다. 북한이 비핵화 로드맵 시간이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 일정과 맞물린 것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 여부 가능성에 따라 마지막에 제시할 카드로 비쳐진다. 따라서 비핵화의 진정성은 내년 이후에야 알 수 있다는 관측이다. 그래서 현재 시점에서 북한의 비핵화 의지는 정치적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변할 수 있어 진정성에 물음표를 제기하는 이유다.

지금까지 북한은 비핵화에 살라미 전술로 일관해왔다. 북한의 비핵화 로드맵대로 따르게 되면 살라미 전술에 말려들 것이 뻔하다. 지금 북한이 취하고 있는 협상을 보면 단계를 나눠 보상을 받는 전통적인 살라미 전술을 보이고 있다. 조만간 열릴 가능성이 높은 실무협상도 북한이 이같은 전술을 들고 나올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미국은 북한의 이같은 전술을 알기에 쉽게 양보하지는 않을 것이다. 현재 내색은 하지 않지만 가장 다급한쪽은 북한이다. 지금으로선 비핵화의 진정성과 제재 완화는 미 요구를 받아들일 때 가능하기에 김 위원장이 더 전향적인 자세가 요구될 수밖에 없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