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이영진 기자] 경제인문사회연구회 및 소관 출연연구기관 연구원들이 일과시간 내 대학강사로 ‘투잡’ 뛰며 수입을 벌어들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18일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은 경인사 및 소관 26개(부설기관 3곳 포함) 연구기관으로부터 제출받은 외부 대학강의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경인사 및 출연연 연구원들이 최근 5년간 대학강의로 벌어들인 수입이 36억원에 달하며 전체 대학강의 1538건 중 절반 이상이 일과시간 내 출강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5년간 외부 대학강의 207건으로 가장 많은 4억 3천만원의 수입을 올렸으며 ▲한국교육개발원(176건 3.7억원) ▲한국행정연구원(133건 3억원) ▲한국형사정책연구원(119건 2.7억원) ▲한국법제연구원(117건 2.5억원)이 뒤를 이었다.

특히 제 의원은 아예 신고조차 하지 않은 ‘불법’ 대학강의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현행 ‘연구회 및 연구기관 운영 표준지침’에 따르면 연구원을 포함한 모든 직원이 대외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 반드시 사전에 신고서를 제출한 후 기관장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제 의원에 따르면 상당수 연구원들이 이를 위반한 채 지속적으로 대학 출강을 해온 것이다. 통일연구원이 16건으로 전체 적발건수 34건 중 절반 가까이인 47%를 차지했고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6건) ▲한국교육개발원(5건)·한국형사정책연구원(5건) ▲한국개발연구원(1건)·한국법제연구원(1건) 순이었다.

일부 ‘미신고 대학강의’의 경우 사전 신고의무 외에 강의시간 제한규정(1학기 1과목, 주1회 4시간 이내)도 위반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연구원 소속 A 선임연구위원의 경우 최근 5년간 대학 출강 10회 중 7회가 미신고였으며 일과시간 내 강의만 신고한 후 일과시간 후에 신고 없이 출강을 나가며 한 학기에 두 과목씩 강의하는 방식으로 ‘1학기 1과목’ 규정마저 위반한 것이 확인되어 현재 내부 징계절차가 진행 중이며 이외에도 유사한 사례가 다수 적발됐다.

문제는 국가 예산으로 운영되는 국책연구기관의 연구원들이 외부강의를 과다하게 수행할 경우 본연의 연구 업무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으며, 이는 연구원 본인의 연구성과 뿐 아니라 소속 연구원에도 피해를 끼쳐 결국 예산 낭비로까지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이에 제 의원은 “이번 국책연구원 대학강의 현황 자료의 경우 현재 파악된 것만 이 정도이다”라며 “미신고 출강 당사자인 연구원 개인의 비양심도 문제지만 연구원의 자진신고에만 의존한 채 잘못된 관행들을 방관해 온 연구기관들의 안일한 태도도 큰 문제다”고 지적했다.

* 최근 5년간 경인사 및 출연연 대학강의 현황 (수입순)

(자료제공 / 제윤경 의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