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현지용 기자] 비무장지대(DMZ) 및 민통선 이북 지역의 지뢰가 77만 발이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우리 군에는 전문적 지뢰제거장비가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오전 최재성 더불어민주당 국방위원회 의원은 합동참모본부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남한 1308 지역 82만8000 발, ▲비무장지대(DMZ) 786개소 38만 발, ▲민통선 이북 지역 433개소 38만9000 발, ▲민통선 이남 22개소 5만 발, 후방지역 67개소에 9000 발 정도의 지뢰가 매설돼있는 것을 확인했다.

최 의원은 "우리 군은 지난 1998년부터 작년까지 춘천, 파주, 우면산, 포항 등 후방지역 76개소에서 5만8000여 발의 지뢰를 제거했다. 민통선 이남 지역은 지난 2005년부터 2017년까지 고성군, 연천군 등을 중심으로 미확인 지뢰 5400여 발을 제거한 바 있다"며 "민통선 이북 지역에서는 국책 또는 공공사업을 목적으로 2006년부터 2017년까지 1400여 발의 지뢰를 제거했는데 이를 모두 합치면 6만5000여 발 정도"라고 전했다. 

특히 지난 10년 간 발생한 지뢰사고 34건으로 민간인 사망자가 6명, 부상자가 30명이나 나는 인명피해가 있었으며, 폭발한 지뢰의 종류는 ▲대인지뢰 19건, ▲대전차지뢰 4건, ▲목함지뢰 2건, ▲종류 미상 대인지뢰가 9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 의원은 "우리 군은 현재 지뢰제거 작업을 공병부대 장병들의 수작업에 의존하고 있다. 휴대형 지뢰탐지기로 지뢰를 찾아낸 후 바람을 불어 덮인 흙을 날려버리거나 굴삭기 등으로 파내서 하나씩 처리하는 방식"이라며 "장병들의 안전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이런 방식은 속도가 매우 느릴 수밖에 없다. 휴전선 지역의 지뢰를 제거하는데 200년이 걸린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라 설명했다.

최 의원은 "지뢰를 효율적으로 제거하기 위해 원격무인장비, 전문 지뢰제거장비가 필요하나 우리 군은 현재 이러한 장비를 전혀 보유하고 있지 않다"며 "군은 MK-4(영국 수입)라는 지뢰제거 장비를 1대 보유하고 있으나 10년 가까이 사용을 하지 않아 곧 퇴역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 지적했다.

이어 "그럼에도 군은 지뢰제거를 위한 전문 장비개발이나 취득에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개량형 휴대용 지뢰탐지기, 지뢰지대에 임시 이동로를 내는 장애물개척전차 같은 전투장비 도입 계획은 있으나 광범위한 지역의 지뢰를 효율적으로 제거하기 위한 장비개발이나 취득 계획은 전혀없다"고 비판했다.

최 의원은 “남북 화해분위기 조성으로 한반도에 평화시대가 앞당겨질 것을 대비해 우리 군도 지뢰제거 작업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대책을 미리 마련해두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