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최근 4년간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퇴직자들이 경력을 부풀려 재취업하고 용역을 수주한 금액이 모두 2천3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LH가 발주한 공사 용역 절반 이상을 이들이 따내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1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재호(부산 남구을)의원이 LH에서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LH 출신 허위 경력기술자 132명이 총 158건의 공사를 수주하여 공사를 진행했다. 이들의 수주한 금액만 무려 2천338억원이다.

LH출신 허위 경력기술자들이 수주한 공사 158건 중에는 LH가 발주한 공사 용역이 75건에 달했다. 이는 전체 절반 수준으로 계약금액만 1천4백억원이다. 전체 수주 금액의 약 60%에 해당한다.

허위 경력기술자 132명은 고위직 출신 퇴직자들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전체의 82%인 108명이 본부장 3명, 1급 46명, 2급 59명 출신이고, 3급 이하는 24명에 불과했다. 고위직 퇴직자 출신이 3급이하 보다 4배가량 많았다.

특히 고위직은 업무에 관여한 정도가 미미하더라도 100% 본인의 경력으로 인정받아 하위직보다 많은 용역 건수와 실적을 본인 경력으로 등록할 수 있어 허위경력증명서를 활용해 ‘입찰참가자격사전심사’에서 경쟁업체보다 더 많은 점수를 받게 돼 용역을 수주할 수 있었다는 게 박 의원의 설명이다.

LH를 퇴직한 허위 경력자들이 LH가 발주하는 공사를 맡아 설계를 하고, 감리를 보았기 때문에 눈 가리고 아웅식 관행 아니었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더욱이 허위 경력기술자가 수주한 용역이 초등학교, 기업형 임대주택, 아파트 등의 설계 업무가 대다수였던 것으로 밝혀져 부실시공이 우려되고 있다.

박재호 의원은 “LH가 허위 경력기술자의 자격 취소 권한이 없다는 명분으로 가만히 두고 보고 있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LH의 조직적 관행이 결국 부실공사로 이어져 국민 안전을 위협하고 있어 불공정한 행위가 근절될 수 있도록 감사원 감사를 청구할 것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