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용직 건설노동자, “안전한 건설현장 위해서라도 오전 9시 출근 위한 정책 필요”
인력소 대표들 “요즘같은 불경기에 배부른 소리일 뿐”

오전 7시에서 9시로 건설현장에 출근하길 원하는 일용직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시사포커스DB
오전 7시에서 9시로 건설현장에 출근하길 원하는 일용직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경수 기자] 보통 일용직 노동자는 오전 5시 인력소로 출근해 일 배당 받으면 건설 현장에 오전 7시까지 도착해 간단한 체조와 미팅 후 노동을 시작한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아침식사는 배정 받은 공사현장에서 노동자들에게 제공토록 돼 있지만 대다수 현장은 그러지 못한 현실이다.

이에 한 일용직 건설현장 노동자는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나도 아침밥 먹고 출근하고 싶다" “출근시간을 오전 9시로 바꿔달라”고 요청했다.

청원 내용을 들여다보면 “오전 7시 건설현장 나와보면 노동자들 몸 상태가 어떤지 한 눈에 보일 것이다” “모두가 아침도 못 먹은 상태에서 바로 일어나 현장으로 급하게 출근하니 늘 위험한 현장에서 사고가 당연히 잦을 수 밖에 없는 것 아니냐”며 “우리도 집에서 아침밥 먹고 나오면 좋겠다” "오전 9시 출근이 제도적으로 정착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에 다른 일용직 건설노동자 A씨는 “요즘 같이 불경기에 일 배당 받는 것 자체가 감사하지만 그래도 일용직 노동자는 사람 아니냐” “건설현장이 모두 포괄적으로 오전 9시 출근으로 제도화되면 분명 노동력도 좋아지고 건설현장도 더욱 안전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인력소개업소 측은 “요즘 같은 불경기에 정말 게으르고 배부른 소리”라고 일축했다.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한 인력사무소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정말 요즘 같은 세상에 배부른 소리다” “요즘 인력소 어느곳이나 일 배당 받으려면 오전 5시부터 줄 서서 겨우 일을 가져가는 것이 현실이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중국인 노동자들도 넘쳐나 일 배당 받고 일하려면 건설노동자 각자가 부지런해 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공사현장은 아침에 사고가 빈번히 일어난다. 지난 2016년 4월4일 오전 8시30분경 용인시 수지구 성복동 롯데캐슬 주상복합 공사현장에서 굴삭기 기사 송모(61)씨가 공사용 철판(가로 6m, 세로 1.5m, 무게 2.5t)을 옮기던 도중 철판이 떨어져 아래에 있던 이모(45)씨가 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또 지난달은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한 공사현장에서 오전 7시30분경 크레인이 넘어지면서 설치돼있던 안전 펜스가 부서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고 인근 차로 1개와 보행자 통행이 전면 통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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