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위 민경욱 의원, 530건 가운데 51건 인턴·저경력자가 정비
정비인력 부족하고 예비 부품 구매 투자도 인색 땜질식 정비 의존

530건 항공기 정비 가운데 51건을 정비사가 아닌 인턴 및 저경력자에게 정비를 맡긴 아시아나항공.[사진 / 시사포커스 DB]
530건 항공기 정비 가운데 51건을 정비사가 아닌 인턴 및 저경력자에게 정비를 맡긴 아시아나항공.[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아시아나항공이 10건 중 1건 꼴로 인턴이나 저경력자에게 항공기 정비를 맡기고 정비사는 서명만 하는 안전불감증이 드러났다.

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인천 연수구을)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아 분석한 ‘아시아나항공 특별점검 결과 보고’ 자료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점검기간(7.1~7.22 중 특정일)에 530건 항공기 정비 가운데 51건(9.6%)을 인턴과 저경력자가 정비하고, 확인정비사는 서명만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확인정비사는 통상 5년 이상 정비경력자 중 사내 규정에 따라 자격을 취득한 정비사안 반면 저경력자는 인턴 2년을 마치고, 약 3년 동안 정비경력을 쌓으며 확인정비사 자격 취득을 준비 중인 인력이다.

자동화점검시스템을 운영하는 전기전자 및 객실 특기 정비사 부족으로 전기전자 계통에 반복결함이 잦았고 정비가 이월 되는 문제도 반복됐다. 전체 객실 결함은 4,081건(1.1~7.31)이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25%인 1,022건이 정비가 이월됐다.

또 아시아나항공은 비용 절감을 이유로 해외 취항지에 파견한 주재정비사도 최근 5년간(‘14년~‘18년) 36개 공항, 47명에서 25개 공항, 33명으로 30% 축소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예비부품 구매 투자도 인색해 땜질식 정비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3년간 항공기 한 대당 부품 구매예산이 대한항공보다 24%(대당 연평균 약 9억원)가량 적었다. 이로 인해 최근 3년간(‘15년~‘18.6월) 예비부품이 없어 지연 운항한 사례만 85건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 부품 조달시간이 오래 걸려 6시간 이상 장기 지연된 경우도 약 70%인 59건에 달했다.

예비부품 부족으로 인한 정비이월과 부품유용도 각각 년 300여건인 것으로 파악됐다. 작년부터 올해 6월까지 자회사인 에어부산·에어서울(35건)과 해외 정비소에 입고된 아시아나 항공기(17건)에서 부품을 빼와 운행 중인 아시아나 항공기에 설치한 경우도 있었다.

민 의원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아시아나항공에 이어 대한항공도 특별점검을 실시했는데, 대한항공에서도 아시아나항공에서 발생한 문제들이 나타났다.

이와 관련 국토부는 지난 21일, ‘항공사 적정 정비인력 산출기준 수립’ 연구용역을 발주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공청회를 비롯한 업계와 전문가들의 의견수렴 후 올해 안에 개선방안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민경욱 의원은 “항공사가 보유한 정비인력보다 항공스케줄이 과도하게 많고, 정비시간 뿐만 아니라 예비부품도 부족해 필수적인 예방정비가 제때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며 “정비는 승객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항공사는 적정 정비시간과 인력을 확보하고, 정비사들의 처우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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