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비리 연루자 직위해제 이후 구속돼도 추가징계 없이 수개월 방치…성과급에 휴가비까지 지급

[시사포커스 / 이영진 기자]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인 SR이 채용비리로 직위 해제 된 직원들에게 꾸준히 임금과 성과급을 지급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경찰의 수사결과가 발표된 이후에도 징계·인사위원회 개최를 수개월간 미룬 탓에, 약 3억원 상당의 급여가 지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국회의원이 SR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SR은 올해 5월 경찰 수사로 밝혀진 채용비리 연루자 29명에게 지난 8월까지 3차례에 걸쳐 직위해제 처분을 내렸다.

이들은 지난 2015년 7월~2016년 9월까지 이뤄진 신입·경력직 채용에서 서류 점수를 조작하거나, 점수가 높은 다른 지원자들을 이유 없이 탈락시키는 등, 부정한 방법으로 채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징계·인사위원회는 경찰 수사가 끝난 지 4개월만인 지난 9월에서야 열렸다. 이로 인해 기본급 100%를 포함, 급식비와 각종 수당은 물론, 성과급까지 받을 수 있었다.

지난 6월에는 1인당 100~300만원 가량의 하계휴가비를 지급받았고, 심지어 징계·인사위원회가 열린 이달까지도 1인당 120~350만원에 달하는 명절 휴가비가 지급됐다.

‘국가공무원법’을 준용하는 공공기관의 직원은 직위가 해제될 경우 봉급의 70%를 받도록 돼 있다. 또한 직위해제 이후 3개월이 지난 이후에도 별다른 직위가 없으면 봉급의 40%만 받을 수 있다. SR은 올해 1월 공공기관으로 지정됐다.

SR은 채용비리 연루자 29명 중 검찰에 의해 구속 기소된 직원 2명을 포함, 관련자 15명에 대해 뒤늦게 면직처분 내렸으나, 나머지 14명에 대해서는 다음 달 징계위로 또 다시 미뤘다.

한편 박재호 의원은 “비리로 직위 해제되어 별다른 업무가 없는 직원들에게 평상시와 다를 바 없는 급여를 지급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라며 “공공기관이 무노동·무임금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한 것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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