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북 포기 정의선 美 출장 올라 관계자 만나 설득 나서
문 대통령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에 관세 부과 면제 요청

한미FTA 협정문에 서명하는 한.미 두 정상의 모습.(사진, 상),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사진, 하)ⓒ청와대, 현대차
한미FTA 협정문에 서명하는 한.미 두 정상의 모습.(사진, 상),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사진, 하)ⓒ청와대, 현대차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최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미국 출장길에 오르고 문재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국 수입차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면제해달라고 요청하는 등 '관세 폭탄' 저지 총력전에 나선 모습이다. 24일(현지시각)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면제를 검토해보라” 참모들에게 지시하면서 자동차업계는 ‘관세 폭탄’ 우려를 떨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 수입차에 대한 25% 관세가 부과되면 가격 경쟁력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보고서에서 25% 관세를 물릴 경우 국내 자동차업계의 손실 금액이 2조89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현대기아차가 북미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 현대기아차의 지난해 미국 판매량은 127만대로 이 중 한국에서 생산해 수출한 물량은 60만대에 달한다. 올해 현대차의 북미 시장 점유율은 8월 기준 3.9%, 기아차는 3.6%로 1년 전보다 0.3%p 늘었다. 그런데 25% 관세 폭탄을 맞을 경우 회복세 조짐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이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대북 경제사절단을 포기하면서까지 미국 출장길에 오른 이유다. 정 부회장은 지난 18일(현지시간)부터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조니 아이잭스 조지아주 상원의원 등을 잇따라 만나 설득에 나선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국 수입차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면제해 달라고 트럼프 대통령에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 51% 이상이 미국 현지에서 생산되는 자동차”라며 “그래서 미국 노동자들 고용이 높아지고 있는 점도 232조 예외를 적용하는 데 참고를 해 달라”고 강조했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수입품이 미국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고 판단될 경우 긴급하게 수입을 제한하거나 고율 관세를 매길 수 있도록 한 조항으로 올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보호무역 정책을 펴면서 부활했다.

문 대통령은 관세 부과 면제 요청 근거로 중국·일본·독일·멕시코 등 4개 국가는 대미 무역 흑자 폭이 늘고 있지만 한국은 올해 상반기 25%나 흑자 폭이 줄었고, 미국에서 판매되는 한국 자동차의 절반 이상이 미국 현지에서 생산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자동차업계는 일단 트럼프 대통령이 검토 지시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관세 부과에서 제외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면제를 검토해보라지시한 것에 최악은 피한 것 같아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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