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보조금 축소에 경영난 가중 선두 업체로 재편 가능성 높아
中에 기술력 앞서 있는 한국·일본 배터리 업계 수십조원 투자 지속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는 한국의 LG화학과 삼성SDI[사진 / 시사포커스 DB]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는 한국의 LG화학과 삼성SDI[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중국 배터리 업계 중 CATL과 비야디(BYD)를 제외하곤 경영난 가중이 심화되면서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中 CATL와 日 파나소닉의 2강 구도에 中 비야디(BYD), 日 AESC, 한국의 LG화학과 삼성SDI 등의 국내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3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상반기 중국 출시 전기차용 중국산 배터리를 제외한 전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출하량 순위(8월 조사)에서 한국의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이 각각 2, 4, 7위를 차지했다. 반면 중국 출시 전기차용 중국산 배터리를 포함하면 달라진다. 패나소닉과 CATL가 각각 시장점유율 19%이상을 차지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이어 BYD, LG화학 AESC, 삼성SDI 순으로 2~6위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그런데 중국 1,2위인 CATL과 BYD의 시장 점유율이 조금이나마 떨어지고 있다. 이는 중국정부의 강화된 보조금 선정 및 지급 방식에 대한 시책을 6월부터 새롭게 시행한 이후 기존의 보조금 부정 수급 사례를 조사하면서 현지 OEM들의 전기 상용차 출하량이 급감한 데에 따른 것으로 분석이다.

전 세계 배터리 시장은 중국 정부의 보조금이 완전 폐지되는 2020년 후 중국 CATL과 BYD, 일본 패나소닉·AESC. 한국의 LG화학·삼성SDI로 재편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중국 업체에 비해 기술력에서 앞서 있어 2020년 이후 시장점유율을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내심 기대하고 있다. 다만 중국 정부가 자국 배터리 업계를 보호하기 위해 새로운 규제를 만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상황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

일단 투자는 지속적으로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SNE리서치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올해부터 2022년~2023년까지 향후 5년간 배터리 제조사들은 배터리 신규 생산 라인에 약 105조원의 자금을 투자할 것으로 조사됐다.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이 24조원, 중국의 CATL과 BYD 등10대 제조사가 55조원, 일본의 PANASONIC 등 3개사가 15조원 등이다.

한편,외신 등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 배터리 업계 3위인 '옵티멈나노 에너지'는 향후 6개월간 생산라인 가동을 일시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가 자국 배터리 업체들을 키우기 위해 2012년부터 '에너지 절약형 및 신에너지 자동차 발전 계획'에 따라 중국 전기차 업체에 자동차 가격의 절반에 해당하는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는데 오는 2020년까지 보조금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면서 줄도산하는 업체들이 생겨나고 있다.

중국 전기차 배터리 업계 1,2위를 CATL과 BYD를 제외하곤 보조금이 끊기는 2020년 이후에는 대부분이 줄도산 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의 보조금 정책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삼성SDI와 LG화학 등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이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최근 2년 간 국내 배터리 업계는 중국의 보조금 혜택에서 제외되면서 가격 경쟁력에서 밀려 중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중국 배터리 업계는 CATL과 BYD가 전 세계 배터리 시장 1, 3위를 제외하곤 이렇다 할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어 중국 업계도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다”며 “이들 업체가 보조금이 폐지되는 2020년까지 한국 배터리 업체와 기술력이 좁혀질 경우 반사이익을 누리지 못할 가능성도 있어 기술격차를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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